초보엄마 육아의 달인이 되기까지
초보엄마 육아의 달인이 되기까지
  • 칼럼니스트 정옥예
  • 승인 2010.12.06 12:2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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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갈기와 목욕시키기도 처음에는 무섭고 두려워

[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조리원에서 꿈같은 2주를 보내고 집으로 오는 길. 그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해서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출산의 고통을 알기 때문에 둘째는 더 무섭고 힘들다고 했던가. 아기가 신생아 때 힘들었던 기억을 생각하면 둘째 키우기도 덜컥 겁부터 난다. 2주 만에 집에 오니 흡사 타지에 몇 년 있다가 돌아온 듯 편하고 너무 좋았다. 하지만 그건, 짧은 순간의 느낌일 뿐이었다.  

산후도우미 아주머니께서 오시는 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7시. 그 외의 시간은 온전히 내 몫이었다. 도우미 아주머니께서 계신 시간에도 식사 준비 하시고, 청소하시고, 그 시간 동안 아기는 나와 함께 있어야했다. 식사를 오래 준비하시는 분이라, 거의 대부분을 내가 아기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너무 자상하신 분이었으나 집안일을 하시는데 치중한 나머지, 아기 돌보기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었다. 신생아 때는 안는 것도 조심스럽고 특히!! 목욕시키기는 무섭기 까지 했다. 2주간은 옆에서 도와 드리는 정도였으나 2주후 혼자서 목욕 시킬 것을 생각 했을 때 그 막막함.

 

조리원에서 퇴소를 하고 처음 집에 와서 아기가 대변을 보았는데, “여보~~~~~~~~~~~~~~~~”를 외치고 말았다. 조리원에서는 아기를 떡하니 팔에 걸쳐서 씽크대로 가서 철썩철썩 물에 헹궈서 수건으로 톡톡 닦아주면 되었는데 막상 내가 하려니 어찌나 엄두가 안나던지. 소변기저귀는 조리원에서도 갈아보고 훈련도 해보았는데 내 눈앞에 닥친 이 현실이 커다란 벽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웃긴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심각했다. 남편과 나는 아기를 안고 우왕자왕 하다가 둘이 화장실로 가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물로 씻기고 닦고, 기저귀를 채웠다. 엄청나게 큰일을 한 기분. 무지막지한 성취감.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들면서 그 다음부터는 꽤 능숙하게 기저귀를 갈 수 있었다.

 

아기들이 숟가락으로 혼자 밥을 먹고 그것에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갖는다는데, 어른인 나도 기저귀 하나를 갈았다고 그런 성취감을 맛볼 줄이야. 

기저귀 갈기는 시작일 뿐이었다. 점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 아기를 안는 것조차 어색했던 나인데, 이제 능숙하게 한손으로 안고 트름도 시키고, 남편이 퇴근해서 와서 목욕을 시키면 힘들까봐 혼자 목욕시키기를 시도해보았고 한 달이 지나서는 아기 목욕 혼자 시키기의 달인이 되어 있었다. 무엇이든 처음이 힘들다는 말. 육아에도 적용이 된다. 처음엔 무섭고 두렵지만 한번 성공하면 그 다음부터는 척척 물 흐르듯이 해결된다. 친정엄마가 안계셔서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감당해야 했던 나. 하지만 그만큼 더 빠르게 배워갔다.

혼자 목욕시키기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금방 적응이 되었다. ⓒ정옥예
혼자 목욕시키기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금방 적응이 되었다. ⓒ정옥예

 

이제 눈감고도 기저귀를 갈고, 남편 도움 없이도 아기를 척척 업고 남의 집 애기까지 봐줄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외식을 할 때 지안이는 업고 친구 아기는 앞으로 안고 친구 밥먹으라고 할 수 있는 여유까지. 옆자리 아줌마는 아기 셋은 키워 본 엄마 같다고 하시고 그런 칭찬에 우쭐한 나는 친구에게 한마디 해준다. “너도 금방 이렇게 될꺼야.”

 

아기를 먼저 낳아본 친구들이 이야기했었다. 누워만 있을 때가 제일 편하다고. 아기가 뒤집고, 걷고 하면 점점 더 힘들다고.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 가장 편하다는 말은 100% 공감하지만 나와 남편의 경우 커갈수록 점점 힘들다는 말에는 절대 공감할 수 없다. 일년 조금 넘게 키운 지금 생각할 때 처음 두 달이 제일 힘들었고, 점점 편해지고 익숙해진다. 시도때도 없이 울던 신생아에서, 아기 식탁에 앉아 혼자서도 노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밤에 1시간 이상을 못 자던 신생아에서, 아침 10시까지 푹 자는 기특한 우리 딸. 하루가 다르게 편해지고 아기가 예뻐진다. 눈빛이 통하고, 말이 통하고, 나를 보고 활짝 웃어주는 애교 만점 우리 딸. 아빠랑 엄마가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나만 보면 뭐가 그리 좋은지 꺄르르 웃는 딸. ⓒ정옥예
나만 보면 뭐가 그리 좋은지 꺄르르 웃는 딸. ⓒ정옥예

 

*칼럼니스트 정옥예는 국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평생교육원을 통해 아동학 학위를 수료했다. 9년 동안 영어학원 강사와 과외강사를 하며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면서 아이의 90%는 부모가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출산 후 육아에만 전념하며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가 되기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 시대의 열혈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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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 2011-04-22 17:03:00
ㅋㅋ
옛날 생각나요~
처음 기저귀 갈때.. 못해서 울엄마 시켰었고
목욕 또한 엄마 시키다가.. 집에

dnwls**** 2011-02-19 17:59:00
공감공감~~
첫아이 키울때 정말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초보엄마였는데 그래도 둘

si**** 2010-12-10 15:31:00
달인
저도 진정한

daj**** 2010-12-10 12:46:00
초보엄마들은...
초보때는 다들 힘들고 그렇죠...
사랑하는

anstjs**** 2010-12-08 13:58:00
공감!
처음 기저귀갈때 다리를 들어야하는데
다리가 바스러질까, 여린살에 상처라도날까
조심조심 할때가 생각이납니다^^
신생아땐 왜이렇게 자꾸 깨는지
너무 피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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