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보상 '외면'
정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보상 '외면'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2.06.25 18:26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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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기업 처벌도, 피해자 보상도 없이 1년 보내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영유아, 산모 등이 사망하거나 질병을 앓게 된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살인기업 처벌'과 '정부차원 피해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시위를 갖기 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영유아, 산모 등이 사망하거나 질병을 앓게 된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살인기업 처벌'과 '정부차원 피해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시위를 갖기 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휠체어를 타고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산모, 폐렴을 앓고 있는 딸을 간호하기 위해 휴직을 한 엄마, 남편과 아들이 모두 폐질환을 앓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엄마, 자신은 물론 남편과 아이까지 폐질환을 앓게 된 엄마.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가 생명의 위협을 겪게 된 이들이 직접 거리로 나섰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살인기업을 처벌하고 피해대책을 수립하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자들은 입을 모아 “가습기살균제로 폐질환을 얻기 전과는 다른 생활을 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대책이 없다. 생활용품 코너에서 팔고 있기에 구입해 사용한 것뿐인데 말하는 것도 힘들 만큼 숨이 차다. 해결해줄 마음은 있는지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폐질환 발병 당시 임신 30주차였던 산모 피해자는 “얼마 전 숨이 너무 차서 병원에 갔는데 기흉이라고 했다. 의사는 ‘올 것이 왔다.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기흉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앞으로 또 어떤 병이 생길지 무섭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이제 가족 전부가 폐질환 환자가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각종 검사를 해도 원인을 몰라 폐 조직을 떼어내 검사한 결과 간질성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집안일에, 육아에, 내조 그 무엇도 할 수 없게 됐다. 올 6월에는 아이와 남편마저 폐질환 진단을 받았다. 만약 정부 고위층, 판매 기업의 간부 딸이 우리와 같은 상황이라면 지금처럼 보고만 있지 않을 텐데….”

 

직장도 휴직하고 아이를 돌보고 있다는 엄마는 “우리 아이는 다른 분들에 비해 양호한 편이어서 지금 유치원에도 다닌다. 하지만 감기만 걸렸다 하면 기침이 너무 심해 걱정된다. 그럴 때마다 아이가 ‘엄마 나는 왜 아팠어? 가습기살균제 때문이야? 왜 나쁜 거 썼어?’라고 하는데, 미안하고 속상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정부가 역학조사를 실시해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이며 TF팀을 꾸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그 어떠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기업에 대한 처벌도,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도 없이 1년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중인 환경부 관할 ‘환경보건법’ 제19조에는 ‘사업활동 등에서 생긴 환경유해인자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환경성질환을 발생하게 한 자는 그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살균제가 치명적인 폐질환을 유발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환경보건법 제19조 ‘환경성 질환에 대한 배상책임’과 제2조 ‘환경성 질환의 정의’ 등에 의거해 국무총리와 환경부 장관에게 대책마련 촉구 건의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원접수는 폐와 심장을 이식받은 성인 남성 피해자와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가 함께 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접수된 옥시싹싹, 가습기메이트, 세퓨, 롯데마트 와이즐렉 등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는 사망이 53건, 폐이식 등 폐질환 21건 등을 포함해 총 174건에 이른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말 역학조사를 통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6개 제품이 폐질환과 인과관계가 있다며 강제수거 명령을 내렸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영유아, 산모 등이 사망하거나 질병을 앓게 된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살인기업 처벌'과 '정부차원 피해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시위를 갖기 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영유아, 산모 등이 사망하거나 질병을 앓게 된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살인기업 처벌'과 '정부차원 피해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시위를 갖기 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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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j**** 2012-06-27 22:59:00
뭐밍...?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얼마나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

movie**** 2012-06-26 14:36:00
정말 속상하네요...
좋은 소식 있으셨으면 좋겠어요

isi**** 2012-06-26 10:53:00
진짜.
사건이 크게 터졌을때만 반짝 관심보이다가 슬그머니

hhp**** 2012-06-26 06:24:00
정말 안타깝네요
피해자 분들 심정이 어떠하실지.. 피해자가 있으면 보

**** 2012-06-25 23:26:00
뭡니까
인정하고 보상을 해줘야죠.
죄없는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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