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이를 키운다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을 그만뒀습니다"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나는 지난주 금요일(7월 13일)로 7년여 간 해온 일에 마침표를 찍었다.
내가 하던 일을 그만둔다고 하니, 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 중 첫 번째는 "어디로 옮겨요?"라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어디로 옮기지 않고, 집에서 아이 키우려고요"라고 답한다. 그러면 돌아오는 두 번째 질문은 "엄마는요?"라고 물어온다. 그럼 나는 "아내가 직장을 다니고 내가 아이를 키워요"라고 답한다.
이 대화에서 성별에 따라 다음 반응이 달라진다. 대부분 여자들은, 특히 아이를 키워본 아주머니들은 "우와~ 대단해요. 아내는 좋겠다!"라는 약간의 경외심(?) 섞인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 "열심히 키우라"고 응원해준다.
반면에 남자들은 "좋겠어요. 나도 직장 그만두고 아이 키우고 싶다" 혹은 "아내가 돈을 많이 버나 봐요. 부러워요"라는 반응을 보인다. 육아는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쉬운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기에, 육아는 일하는 것이 아니라 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나오는 반응이다. (이는 남성들이 가사 일을 낮게 보는 경향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남편들은 아내와 다툼이 생겼을 때 화를 내면서 이런 말을 내뱉는 것이라고 본다. “집에서 놀면서….”)
육아에 대한 남녀의 태도가 다른 것은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육아는 엄마들, 즉 여자들의 몫이다. 그래서 이이를 키우는 주 양육자는 주로 여자들이고, 반면 남자들은 보조양육자에 불과하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육아로 인한 퇴직은 이래저래 다른 사람들에게 약간의 문화적 충격을 주는 듯하다.
나와 아내는 결혼 전부터 육아에 대한 몇 가지 약속을 했다. 우선 최소한 아이를 1년 이상 같이 키울 것, 두 번째는 아이는 1명만 낳을 것, 세 번째는 육아 및 가사는 동등하게 분담할 것이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첫 번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그것은 경제적인 현실 때문이었다. 모아놓은 돈으로 1년을 같이 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세 보증금도 모아야 하고, 결혼하면서 들어간 이러저러한 비용을 감당하는 것은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었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절충안을 찾았다. 아내가 6개월을, 그리고 내가 6개월을 육아에 전담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육아 퇴직을 하고 아이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아빠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선 나의 답은 ‘별의미가 없다’이다. 엄마와 아빠가 서로 자리를 바꿨을 뿐이다. 엄마 대신 아빠로, 아빠 대신 엄마로 사람이 바뀐 것뿐이다. 남편의 육아참여가 아이의 정서함양, 언어발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반대로 해석하면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아빠의 육아 참여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남자가, 아빠가 아이를 키운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 다행히도 최근 아빠들의 육아참여가 많이 늘었다. 나에게 선배 아빠들이 있다는 것은 매우 다행이다. 아무튼 앞으로 최소한 6개월은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아이가 어떤 기억 혹은 심리적 감성을 갖게 될지는 모르나, 이 아이에게 최소한 행복하다는 기분을 심어줘야겠다.
많은 분들께서 함께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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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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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워2012.07.18 14:40
대단하세요.
쉽지 않았을 결정.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