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받는 것이 두려워 새로운 시작이 어려운 아이 
평가받는 것이 두려워 새로운 시작이 어려운 아이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06.26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D
[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아이는 존재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Q1.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인데 새로운 시작을 힘들어합니다. 심지어 새로운 학원에 가는 것도 어려워합니다. 

Q2.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입니다. 학습에 흥미와 지적인 욕구가 있어서 학원에 다니고 싶어 하면서도 막상 다니지는 못합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서 그런 것 같아 ‘못 해도 괜찮다’는 말을 충분히 해주고 있지만 학원을 두려워하는 거 같습니다. 아이가 이러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두 사례 모두 아이가 외부와 타인의 평가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내용입니다.이런 아이들은 타인의 평가를 의식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작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잘 못 해서 혼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남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교육에서 평가는 필수 요소입니다. 평가 없이 교육적인 발전이나 아이들의 발달과 성장을 단계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긍정적인 평가만이 아이의 성장에 좋은 영향을 주고, 부정적인 평가는 아이의 성장에 악영향만을 주는 것일까요?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평가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평가를 재해석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나누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부모의 반응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 선생님이 떠들지 말라고 혼내셨어요. 제가 산만하대요. 저는 떠든 게 아니라 친구에게 수업 관련해서 뭘 물어보고 있었는데….”라고 말했을 때 아이의 속마음은 무엇일까요?

아이의 속마음은 ‘억울하다, 혼나는 게 싫다, 잘한다고 칭찬 받고 싶다, 엄마가 내편이길 바란다’일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왜 수업시간에 눈치껏 행동하지 못했어? 떠든 게 아니라고 선생님께 이야기했어야지”라고 말한다면 아이 마음은 어떨까요?

‘엄마한테 괜히 말했어’라고 하지 않을까요?

아이가 저렇게 말했을 때 부모의 바람직한 반응은 “네가 떠들지 않았는데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셔서 억울했겠구나”라며 친구에게 무엇을 물어봤는지 되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데 선생님이 왜 그러셨을까?”, “궁금한 것을 그때 꼭 물어봐야 했을까?”, “혹시 선생님 설명을 잘 들었다면 네가 친구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같이 아이가 그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적당한 질문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땐 화를 내거나 추궁하는 방식이 아니어야 합니다. 대화가 잘 이루어졌다면 아이는 선생님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며 다음에는 더 주의하는 태도를 보일 것입니다. 부정적인 평가를 통해 성숙하게 성장하는 경우입니다.

◇ 평가에서 자유로우려면 '자존감'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좋은 평가를 기대합니다. 칭찬에 대한 목마름일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자신에 대한 평가가 낮거나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면 상처를 받습니다. 부정적 평가로 인한 실망, 분노, 좌절을 한 단어로 정리한다면 '상처'입니다. 아이는 부정적인 평가에 상처받습니다.

평가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자존감이 중요합니다. 자신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있다면 타인의 평가에 순간 흔들릴 수는 있지만 곧 제 자리로 돌아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너는 바보야”라고 한다고 나는 정말 바보가 되는 걸까요?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내가 바보구나! 맞아 나는 바보였어’라고 타인의 평가를 자신이 다시 한 번 평가하여 ‘나는 바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타인의 평가가 전부는 아님에도 부정적 평가는 전체로 확장되는 경향이 있으며 검은색 잉크가 물에 퍼지는 것처럼 정서에 빠르게 흡수됩니다.

자존감이 충분한 아이라면 “나를 바보라고 하네? 왜? 내가 어리석은 행동을 했을까? 그래, 그렇게 행동한 것은 좀 바보스러운 거 같아. 다음에는 더 신중해야겠어“라는 결론에 이를 것입니다.

'너는 바보'라는 타인의 평가에 '나를 바보'로 결정짓는 결론 하나와, 그 말에 따라 나의 행동을 수정하는 결론의 의미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아이가 타인의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자신의 존재 자체와 정체감에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 부모의 칭찬은 '보약', 아이의 심리를 튼튼하게 만듭니다 

아이가 다양한 평가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지길 바란다면, 아이에게 칭찬을 충분히 해주고 의연함을 키워나갈 수 있게 도와주시면 됩니다. 부모에게 받는 칭찬은 보약과도 같아서 아이를 심리적으로 튼튼하게 해줍니다.

다만 결과나 목표를 달성한 것에 대한, 혹은 조건이 있는 칭찬은 아니어야 하고 아이의 존재 자체, 과정, 태도에 대한 내용으로 칭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칭찬은 아이가 의연함을 키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부모에게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아이는 외부의 평가에 의연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