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또 울린 공정위
"과징금 총 5,200만원 징수 판결은 솜방망이 처벌"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에 대해 총 5,200만원의 과징금 징수 결정을 내린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규탄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옹 소장은 “가습기살균제는 GS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누구나 손쉽게 살 수 있는 생활용품으로 '친환경상품', '인체에 무해'라고 포장돼 아무런 제재 없이 판매됐다. 심지어 TV 광고도 했고,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은 일부 제품에 국가통합인증인 KC 마크까지 부여했다. 수많은 인명사고를 낸 정부와 대기업 모두가 책임이 있는 이번 사건에 5,200만원의 과징금? 웃음이 난다”고 밝혔다.
원인미상 폐손상으로 아내를 잃은 최주완 씨는 기자회견에 나서 “정부(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매우 실망스럽고 한심한 솜방망이 처벌이다. 그간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으로 접수된 피해사례만 174건, 그 중 사망이 52건이다. 정부가 한 일이라고는 지난 1년 간 가습기살균제 판매 및 사용을 자제권고하고, 동물실험, 의약외품지정, 조사연구용역발주 등이 전부다. 문제의 기업에 대한 제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민사소송에서 피해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 될 것이라는데 고마워라도 해야 하는가”라며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했다.
원인미상 급성 간질성 폐렴 진단을 받고 투병중인 6살 딸의 아빠 강찬호 씨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소 50명 이상 사망하고 수백 명이 치명적인 폐질환에 걸린 최악의 환경사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의 대책은 '억울하면 기업을 상대로 소송하라'는 말 뿐이다. 그러다가 사건발생 1년여 만에 공정위의 과장광고 과징금 및 고발판단이 나온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환경부, 지식경제부 및 국무총리실 등 이번사건과 관련된 정부부처는 모두 '피해대책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며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솜방망이로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내리치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조치가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투병을 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겐 성이 차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기자회견 이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공정위 등 정부기관 3곳과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기업 6곳을 찾아가 1인 시위를 벌였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3일 인체에 유해한 PHMG과 PGH 성분을 주성분으로 한 가습기살균제를 제품 용기에 안전하는 내용의 문구를 표시해 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 홈플러스, 버터플라이이펙트, 아토오가닉 등 4개사와 4개사 대표이사 및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고, 3개 기업에 총 5,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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