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고마움을 전하며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 누가 이야기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예전 철학공부를 할 때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의 나의 처지가 바로 그렇다. 즉 아이를 키우는 나의 상황이 현재 나의 의식을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5개월 남짓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몇 가지 소감을 적어보려고 한다. 나의 아이 이름은 산하(山河)다. 산하라는 이름은 엄마가 지었고, 그것의 뜻풀이는 내가 했는데, 산처럼 높고, 강처럼 겸손한 사람이 돼라는 의미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큰 이름이 아닌가 하고 묻지만, 산과 강은 엄마와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산하를 키우면서 내가 배운 것은 우선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나는 작은 씨앗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머금고, 그것이 우리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손톱만큼 작은 씨앗이 주는 즐거움은 헤아릴 수 없다. 아이 역시 그랬다. 처음 몇 밀리미터 되지 않은 아가집을 엄마 뱃속에서 보고, 아가가 뱃속에서 자라는 과정. 그리고 출산까지 과정도 신기한데, 그것이 아기로서 태어나서 울고, 웃고, 목을 가누고, 뒤집고, 기어가고 하는 것을 보면 생명이라는 것은 정말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 생각을 했다.
두 번째는 나 자신의 소중함을 배웠다.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들었던 힘듦은, 우리 부모님이 나를 키우면서 들었던 힘듦과 비슷할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그냥 키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산하를 보면서 배운다. 이것은 내가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는 망각했던 것이다. 산하 덕분에 산하의 생명. 그리고 나의 생명의 소중함을 배웠다.
세 번째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불합리성을 발견한다. 아기 용품들은 왜 이리 비싼지. 그리고 그것의 가격차는 천차만별이고. 이것은 차치하고, 아기 예방접종은 왜 필수와 선택을 분리했을까? 선택 예방접종의 가격은 20~30만 원의 고가이다. 정말 가난한 사람은 아이의 건강을 담보 잡아야 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마음을 가졌다.
네 번째는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장가가고, 아이를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는 옛말이 있다. 정말 그 말의 참뜻을 알게 됐다. 이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고마움을, 그리고 그렇게 존재하기까지 어느 것도 혼자서 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5개월이 짧은 시간이기도 하겠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된 시간이었다. 다시 한번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 산하와 엄마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줘서 고맙다. 산하야! 그리고 지금까지 훌륭히 키워준 산하 엄마 사랑해! 마지막으로 우리 부모님, 그리고 부모님의 부모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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