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식단관리, '다이어트'처럼 하면 안 됩니다
임산부 식단관리, '다이어트'처럼 하면 안 됩니다
  • 칼럼니스트 이하연
  • 승인 2019.09.19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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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분만 사이, 이게 가장 궁금했어!] 적게 먹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임신성 당뇨가 있는 산모들이 많다. 이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바로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당 수치가 많이 올라가지는 않을지, 아이가 너무 커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일전에 나에게 식단분석을 의뢰한 어떤 산모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임신성 당뇨가 있어요. 어제 진료 봤을 때 당 수치가 정상이라서 안심했는데 제 몸무게는 1kg이 늘었어요. 의사 선생님이 식단관리를 하면 엄마 몸무게가 줄어야 하는데 왜 늘었냐고 하시더라고요. 식단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임산부 식단관리, '영양 균형'이 핵심입니다. ⓒ베이비뉴스
임산부 식단관리, '영양 균형'이 핵심입니다. ⓒ베이비뉴스

이 산모는 임신 33주에 임신 전보다 몸무게가 10kg가량 증가한 산모다. 임신 중 산모의 몸무게는 12~15kg 정도 증가하는 것이 적당하다. 이 산모에게는 남은 임신 기간 중 체중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산모의 식단을 분석해보니 산모는 저탄수화물식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탄수화물을 낮추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영양소의 균형을 고려하지 않고 적게만 먹는다면 당 수치는 유지될지 몰라도 몸은 비상상태로 여겨 에너지를 쓰는 대신 축적하기 때문에 오히려 살이 찌기도 한다. 산모는 산모대로 에너지가 부족해 기운이 없고 컨디션도 저하된다. 

나는 이 산모의 식단을 분석하고 우선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보완했다. 첫째, 탄수화물을 줄이는 대신 견과류와 같은 질 좋은 지방을 잘 챙겨 먹을 것, 둘째, 과일이 먹고 싶을 때 후식이 아닌 간식으로 식사와 식사 사이에 먹을 것.

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탄수화물을 줄이면 에너지원이 부족해진다. 그럴 때 질 좋은 지방을 먹어서 에너지 균형을 맞추면 된다. 과일은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식사 직후에 먹으면 당 수치가 올라가므로 식간에 먹어야 한다. 임신 중 저녁에 과일을 먹는 일은 삼가야 한다. 그래야 아이를 너무 크게 키우지 않을 수 있다. 

산모는 식단관리 이후 컨디션도 좋아지고, 먹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 마음도 편해졌다고 했다. 그러나 임신성 당뇨가 있는 산모는 출산 이후에도 당뇨가 지속 될 수 있으므로 식단관리를 꾸준히 해야한다.

◇ 식단관리는 모든 임산부에게 중요하다 

하지만 식단관리는 임신성 당뇨가 있는 산모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입덧이나 먹덧을 겪는 산모, 자연분만을 위해 체중관리를 해야 하는 산모, 노산인 산모, 브이백을 원하는 산모 모두에게 식단관리는 중요하다. 식단관리는 순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기와 산모의 영양 상태뿐만 아니라 산모의 체중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산부 식단관리는 어떻게 할까?

첫째, 양을 줄이는 대신 균형을 따져서 먹자. 요즘은 칼로리만 높고 영양은 불균형한 음식이 많다. 임산부가 주로 먹는 음식이 스파게티, 피자, 아이스크림같이 당도가 높은 음식이라면 아기는 커질까? 아니면 도리어 작아질까? 엄마가 이런 음식을 많이 먹는다면 아기는 주로 당을 섭취하게 된다. 아기가 엄마 몸에서 아무리 온갖 영양소를 끌어온다고 하더라도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 지방, 무기질 등 다양한 요소를 충족할 수 없다. 

당은 너무 적게 먹어서도, 너무 과하게 먹어서도 안 된다. 산모들은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무조건 다이어트 식으로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경우 위의 산모의 예처럼 영양 균형이 깨져 산모의 몸이 축나거나 오히려 체중조절을 방해할 수 있다. 

둘째, 당을 줄이는 대신 질 좋은 지방을 먹자. 여전히 ‘지방=체지방’이란 생각으로 지방 섭취를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체지방은 혈관에 공급되고 남은 당이 쌓여 생긴 것이지 결코 지방을 섭취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지방 섭취가 늘어나면 오히려 체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체중을 조절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지방은 크게 동물성과 식물성 두 가지로 나뉜다. 고기에 있는 지방이 동물성 지방, 피칸이나 캐슈넛, 마카다미아같은 견과류에 든 지방이 식물성 지방이다. 지방을 섭취하면 공복감도 줄어들어 과자나 빵 같이 당이 높은 간식을 찾지 않게 된다. 

입맛이 없다고 과일을 밥 대신 먹는 것은 금물입니다. ⓒ베이비뉴스
입맛이 없다고 과일을 밥 대신 먹는 것은 금물입니다. ⓒ베이비뉴스

◇ 질 좋은 지방을 섭취하고 과일은 반드시 식간에 먹어야 

셋째, 하루 중 식사의 시작 시간과 끝 시간을 정하고 일정한 공복 시간을 가져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12시간 안에 모든 식사를 마치고 12시간 동안은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다. 아침 식사를 오전 8시에 시작했다면 저녁 식사도 오후 8시에 끝낸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몸이 혈당을 처리하느라 지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저녁 식사를 너무 늦게 하는 것은 호르몬 불균형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출산에도 영향을 준다. 

넷째, 정해진 시간에 하루 세끼를 챙겨 먹는 게 중요하다. 가끔 하루에 두 끼만 먹는 산모가 있는데 좋은 식습관은 아니다. 두 끼만 먹어도 아기는 잘 크겠지만 산모는 하루 필요 칼로리(영양소)가 부족해지므로 몸이 축난다. 또, 아기가 엄마 몸에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태어난 후 소아비만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루 두 끼를 몰아 먹는 것 역시 안 좋다. 폭식을 하면 혈당이 폭주하므로 세포에는 과부하가 걸리고 인슐린 저항성 또한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체지방이 늘거나 염증 질환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다섯째, 간식은 탄수화물이 아닌 견과류 또는 잎채소 샐러드로 먹길 권한다. 임산부들에게 간식으로 견과류를 먹으라고 권하면 어느 정도 양을 먹어야 하는지 묻는다. 하루 총량으로 봤을때 밥 한 공기 분량이 적당하다. 견과류에는 지방뿐만 아니라 각종 미네랄, 칼슘 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좋다. 또, 잎채소는 충분히 먹으면 포만감도 있고 식이섬유이기 때문에 철분제로 인한 변비도 예방할 수 있다.

한편 간식으로 과일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과일은 반드시 식간에 먹고 저녁 6시 이후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입맛이 없다고 밥 대신 과일만 먹거나, 변비가 있다고 과일을 갈아 먹는 일은 금물이다. 과일을 밥 대신 먹으면 영양 균형이 깨지고, 갈아서 먹으면 식이섬유는 없이 당만 남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과일을 껍질째 먹는 것이다. 유기농 과일뿐만 아니라 일반 마트에서 파는 과일이라도 깨끗하게 씻어서 꼭꼭 씹어 먹으면 당 흡수는 줄어들고 각종 천연 비타민 섭취율은 높일 수 있다. 

식단관리만 잘해도 배 속의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하게 임신 기간을 보내고 순산할 수 있다. 임신 초기부터 출산할 때까지 음식을 신경 써서 먹자. ‘먹는 게 곧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음식은 중요하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챙겨 먹느냐에 따라 산모의 컨디션은 크게 달라지고 그게 곧 순산으로 이어진다는 점 잊지 말자. 

*칼럼니스트 이하연은 대한민국 출산문화와 인식을 바꾸고자 자연주의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출산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지아'에 다양한 출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많은 산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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