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체질에 안 맞는 것 같은 당신에게
육아가 체질에 안 맞는 것 같은 당신에게
  • 칼럼니스트 이연주
  • 승인 2019.11.0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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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는 행복한 몰입육아] 타고나는 '육아체질'은 없다

회사를 한 달이라도 다녀본 사람이라면 1초 만에 공감할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다. 제목은 「회사체질이 아니라서요」(서메리, 미래의창, 2019년). ‘회사체질’이 아닌 저자가 퇴사 후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모습을 재미있고 현실적으로 그려낸 이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래, 우리는 대부분 ‘회사체질’이 아니다. 하지만 회사가 아닌 곳에서 수입을 얻기 어렵기에 오늘도 회사로 향한다. 아주 잘 되는 부모님의 사업체가 있거나, 가까운 가족이 장사 잘 되는 맛집 식당을 운영하거나, 물려받을 건물이 있다면 이렇게까지 어렵고 힘들게 회사에 다니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나만의 고급 기술이 있거나. 그런데 대부분은 그런 운이나 기술이 없다. 그래서 즐겁든 즐겁지 않든 하루에 10시간가량을 회사 일로 보낸다. 

용기를 낸다면 서메리 작가처럼 “회사체질이 아니라”며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혼자 1인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를 낼 수도 있을 것이고, 작은 카페를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며, 삽화나 디자인 일을 받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운을 타고난 사람보다야 쉽지는 않겠지만 개인이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는 아니지 않은가. 때에 따라서는 회사에 다닐 때보다 더 많이 벌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들은 아이를 낳고 ‘회사체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만큼 ‘육아체질’이라는 말을 쓴다. 대부분 “저는 육아체질이 아니라서 아이랑 놀고, 뭘 하는 게 너무 어렵고 힘들고 재미없어요”라고. 그러면서 아이와 열심히 놀고, 웃고, 대화하는 나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어머나, 여기 엄마는 육아체질인가 봐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겠네요.”

사람들은 내게 이렇게 말한다. '육아체질'인 것 같다고. ⓒ베이비뉴스
사람들은 내게 이렇게 말한다. '육아체질'인 것 같다고. ⓒ베이비뉴스

◇ '육아체질'이 아니라면, 육아를 피할 수 있는가?

그러게. 나는 언제부터 육아체질이었을까? 

우선 나는 회사체질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도 회사에서 벗어나 나만의 일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아직 몸은 회사에 있지만, 이미 퇴사 의사를 밝혔다. 후임자가 정해지고 인수인계가 끝나는 올해 말까지만 일할 예정이다. 남들도 다 그렇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며 일하는 것도 싫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안 하고 싶은 사람이라 회사 생활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육아는 회사처럼 옵션이 있는 것이 아니다. 회사는 안 다녀도 경제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방법이 많지만, 육아는 체질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육아하지 않고 아이를 키울 방법은 없다. 굳이 찾자면 24시간 아이를 봐 주는 사람을 고용해서 아이의 모든 것을 맡기는 방법 정도가 있으려나?

그러니까 육아는 회사처럼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체질이 아니라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육아체질 지수는 살면서 키워나가야 하는 성질의 것이다. 어릴 때 한글을 배우고, 사칙연산을 배우는 것처럼 반드시 육아체질은 키워야 하는 것이다. 

육아체질 지수를 키우는 방법, 별거 없다. 마음만 조금 몇 번 먹으면 된다. 아이를 볼 때마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이 아이는 나의 영향을 받는다. 이 아이에게는 내가 세상의 전부다. 아이가 어릴 때, 그러니까 지금 내가 조금만 아이에게 신경을 쓴다면 아이는 더 많이 웃고, 건강하고, 밝게 그리고 현명하게 자랄 수 있다.”

그리고 아이에게 한 번 더 웃어주고, 한 번 더 말 걸어주고, 한 번 더 안아주고, 한 번 더 눈을 마주치자. 

사실 아이와 논다는 것은 친구들과 노는 것만큼 즐겁고 신나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와 대화하다 보면 문득 아이가 성장했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나는 친구와 나누는 대화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던 희열과 감동을 얻는다. 지금, 어린아이와 ‘퀄리티 타임’을 보낸다면 그 감동을 더 빨리,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그것을 느낀 순간부터 아이와 대화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진심으로 즐거워진다. 

육아체질 올리는 방법 별거 없다. 아이와 눈 맞추고, 대화만 잘해도 키울 수 있다. ⓒ베이비뉴스
육아체질 올리는 방법 별거 없다. 아이와 눈 맞추고, 대화만 잘해도 키울 수 있다. ⓒ베이비뉴스

◇ 아이와 말 할 때, 눈 마주칠 때 '육아체질'지수 올라간다

어제는 네 살, 여섯 살 아이와 4박 5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행기에서도 많이 못 자고, 수영도 오래 해서 엄청 피곤할 텐데 아이들은 잠자리에서까지 이번 여행 이야기를 끊임없이 했다.

전쟁 박물관에서 세계 2차대전에 대해 알게 된 지성이는 전쟁 이야기를 하고, 핼러윈 데이에 사탕과 초콜릿을 잔뜩 받은 채윤이는 어떤 친구에게 초콜릿을 얼마나 많이 줄 것인지를 이야기하고, 남편은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좋을지 이야기했다. 셋이 각자 다른 주제로 이야기하는데도 희한하게도 대화가 이어졌다. 

피곤해서 금방 잘 것 같다던 남편도 대화가 재밌으니까 눈을 빛내며 아이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셋이 언제까지 이야기하다 잠들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정말 피곤해서 그들이 대화할 때 잠들어 버렸다. 

아이와 대화하는 게 즐거워진 지금, 나는 내가 아이들이 아주 아기였을 때부터 높은 육아체질 지수로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계속해서 말 걸고, 눈 맞추고, 다양한 세상 이야기, 내가 겪은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아이가 아기였던 시절은 다시 오지 않으니까.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영유아기라고 한다. 이제, 우리 모두 “나는 육아 체질이다!”를 외치고 아이에게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칼럼니스트 이연주는 18개월 차이 나는 6세 아들과 4세 딸을 키우는 엄마이자 「스마트폰 없는 똑똑한 육아」의 저자이다. 힙시트를 하고도 손에는 스마트폰, 유모차를 밀면서도 스마트폰, 놀이터에 와서도 스마트폰. 엄마들이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자 화가 난 1인. 놀이처럼 육아도 집중해야 재미가 극에 달한다는 것을 말하고픈 마음에 글솜씨 없는 사람이 육아서까지 썼다. 스마트폰 없이 아이와 있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푹 빠져보라는 것! 물론 힘들지만 스마트폰으로 도피하며 하는 육아보다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아빠도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육아라는 주장도 함께 펼치는 열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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