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서울역사문화특별전 일환으로 조선시대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과 그 주변 마을인 ‘반촌’의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성균관과 반촌’ 전시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1층에서 오는 8일부터 내년 3월 1일 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조선의 국립대학인 성균관과 ‘반촌’이라는 원조 대학가의 18세기 모습을 들여다보는 전시로 그 독특한 지역 속에서 성균관 유생과 반인이 만들어 내는 삶의 모습들과 문화적 특성을 이야기한다. 성균관과 반촌은 현재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에 있다.
조선후기 성균관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그림 ‘반궁도泮宮圖’, ‘태학계첩太學稧帖’(1747,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74호)과 함께 성균관의 규정집이라고 할 수 있는 ‘태학성전’(1689, 한국국학진흥원-연안이씨식산종가 기탁), ‘태학지’(1785, 규장각한국학연구원)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함으로써 성균관의 위상과 운영 전반에 관해 보여준다.
성균관은 대성전을 중심으로 한 제례의 공간과 명륜당을 중심으로 한 강학의 공간으로 나뉜다. 이러한 공간 배치는 제례와 강학이라는 두 가지 주요 기능을 의미한다. 성균관은 조선왕조의 이념과 국가의 토대를 탄탄히 다지고 예악정치를 펴겠다는 국왕의 의지를 펼치는 곳이기도 했다.
성균관은 공자와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의 중요한 의례장소였다. 공자에게 제사를 지내는 대규모 의례였던 석전대제와 함께 임금과 신하들이 모여 활을 쏘았던 대사례, 왕세자 및 왕세손이 성균관에 입학하는 입학례도 성균관에서 행해졌는데 그 기록들을 담은 그림과 문헌들이 전시된다.
나라의 인재를 양성하는 성균관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했다. 성균관 유생들의 강학 공간의 중심은 명륜당이며 역대 왕들은 글과 글씨를 성균관에 내리고 명륜당의 현판에 남김으로써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명륜당에는 40개의 현판이 걸려 있는데 이를 전시실에 그대로 재현했다. 그 중 가장 중앙에 크게 자리 잡은 현판은 정조가 내린 ‘어제태학은배시’다.
성균관 유생은 전국 응시자 중 소과에 합격한 200명의 수재로 성균관에서 성리학으로 무장한 신진관료가 되기 위해 학문을 닦았다. 문과의 대과라는 과거시험에 합격하는 날이 성균관을 졸업하는 날이었다. 성균관을 둘러싼 반수를 건너면 반촌이 나타난다. 성균관을 지원하는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공노비가 있었으니, 이들을 반인이라 불렀다. 반인들은 그 안에서만 거주해야 했으며, 외부인은 반촌에서 거주할 수 없었다.
반촌에는 일반적인 공노비였던 반인 뿐 아니라 이른 바 하숙집 주인이었던 반주인, 시를 지었던 반인, 서당의 훈장이었던 반인, 현방의 주인이었던 반인 등이 모여 살았다. 그들의 다양한 일상과 지금은 사라진 반촌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 것이다. 반인들은 과거시험 기간에 상경한 지방 유생들에게 하숙을 제공하기도 했으며, 성균관 유생들은 반촌에서 요양하거나 여가를 보내기도 했다.
유생과 반인들의 관계 속에서 반촌 주민들은 그들의 배움에 대한 열망을 시로 표출하기도 하였다. 이번 전시에 최초로 공개되는 ‘반림영화’(1820)는 ‘성균관 마을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이란 뜻을 지닌, 반인들의 시를 엮은 시집이다. 반인이면서 18세기 반촌의 교육자였던 정학수鄭學洙의 이야기도 반인들의 교육열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조선후기부터 반인들은 성균관 역을 수행하는 동시에 한양 내 20여 곳의 현방(소고기를 매달아 놓고 파는 가게)을 운영하는 상인으로 변모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