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아기에게 예쁘고 좋은 거 다 사주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용품만 구입했다. 하지만 업체들이 물건들을 사지 않으면 매정한 엄마인 것처럼 모성애를 자극하면서 얘기하니 태어날 아기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지난 22일 오후 폐막을 앞둔 제18회 코엑스 베이비페어 현장에서 만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만삭의 조선영 씨는 이렇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육아용품 업체 관계자들이 부스를 방문할 때마다 마치 모든 것을 다 사야 될 것처럼 얘기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지난 17회 박람회에도 방문한 경험이 있고, 차후 개최되는 박람회에 참여할 생각이 있다는 임산부 유지혜 씨도 “지난 행사에 비해서 업체들의 호객행위가 심해진 것 같아서 씁쓸했다”고 말했다.
유 씨는 수유실 환경에 대한 불평도 쏟아냈다. “아기를 데리고 온 엄마들이 수유를 위해 이곳에 오는데, 대부분의 수유실과 차이는 없지만 굳이 백화점과 비교하자면 가습기도 없이 그저 칸막이로 분리만 해놓았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행사에서 너무 성의 없이 준비한 것 같아 아기들의 위생이 걱정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임신, 출산, 육아용품 전시회 베이비페어(Babyfair)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Hall A와 B에서 진행됐다. 아이들에게 좋은 물건을 사주고픈 엄마들의 발걸음은 나흘간 계속됐고, 주최사인 (주)이플러스(대표 이근표)는 이번 전시회에는 무려 11만 6,362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했다.
이번 베이비페어에 참가한 150개 업체들은 자사 홈페이지 혹은 베이비페어 공식 홈페이지 등에 할인쿠폰을 올려 많은 엄마들이 기존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출시되지 않은 제품도 미리 선보이며 엄마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최측은 회를 거듭할수록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대여용 유모차 수량을 늘리고, 휴게실도 Hall A와 Hall B에 각각 두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데 신경을 썼다. 또한 대중교통을 이용한 방문객들에게 택배서비스를 제공했고, 에스컬레이터에는 안전요원을 배치해서 유모차 이용자들의 접근을 도왔다.
하지만 일부 판매자들의 지나친 호객행위는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부모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수유실 환경 부문에서는 불만들이 적지 않게 나왔다.
이날 베이비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관람객들은“많은 인파가 몰리는 최대 규모의 박람회이고, 주 대상이 현재 임신 중이거나 출산한 엄마들인데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마련된 공간마저도 협소했다. 규모가 커지는 것에 맞춰 관람객들에 대한 배려도 보다 향상돼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박람회 주최사인 (주)이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저희 전시회는 매회 찾아주시는 서포터즈 어머니들이 계신데, 그분들과 전시회가 끝나면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갖고 있다.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충분히 생각하고 있으며 저희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코엑스 측과 협의해 전시장 내외에 휴게공간을 최대한 마련해 운영했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많았다는 걸 인정한다.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말 가보면 쉴곳이 많지가 않아요.. 수유실은 늘 만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