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육 어린이집 교사, 마스크 지원도 없이 일해라?”
"긴급보육 어린이집 교사, 마스크 지원도 없이 일해라?”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3.03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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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현장 "긴급보육 시켜놓고, 마스크 지원도 안 하느냐"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3월 3일 서울역 앞에는 많은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한 민간어린이집 원장 A 씨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가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라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3월 3일 서울역 앞에는 많은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한 민간어린이집 원장 A 씨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가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라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복지부가 어린이집 긴급보육을 명령해 놓고, 마스크를 개인적으로 구매해 쓰고 있도록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긴급보육 교사에게라도 마스크를 지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전국 어린이집 교사들의 민원을 상담하고 있는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3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모든 어린이집이 휴원에 들어간 가운데 긴급보육을 하는 보육교사들이 마스크도 지원받지 못한 채 불안감 속에 원아를 돌보고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

어린이집 현장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함 지부장은 “교사들은 면역력에 취약한 영유아를 접촉해 돌보고 있어 혹시라도 감염되거나 옮기게 될까봐 우려가 큰데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 재사용하는 선생님도 있고, 직접 천으로 만들어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 지역의 보육교사들도 마스크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 지역 17년 차 보육교사이자 ‘어린이집교사 상담전문’(네이버 밴드 명칭) SNS의 관리자인 문경자 씨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구 어린이집 상황에 대해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아동 마스크는 구청에서 지원됐으나, 보육교사를 위한 (마스크) 지원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SNS에서) 교사들 사이에서 ‘긴급보육 시켜놓고 (마스크도 지원 안 해주면) 우리는 사람도 아니냐’, ‘어린이집이 무슨 청정지역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면서 “경기도 수원, 강원 횡성, 서울 동작구, 대구 서구, 경남 창원, 제주 지역 등에서도 교사용 마스크를 지원받지 못했다는 제보가 나온다. 기가 막히는 상황 아니냐”고 반문했다.

경남 창원시의 경우는 휴원 전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어린이집으로 지급했지만 수량이 충분하지 않아 일부 지급받지 못한 교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오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역에 마련된 마스크 공적 판매처에서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3일 오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역에 마련된 마스크 공적 판매처에서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원장·교사 “마스크 직접 지원해줘야” vs 복지부 “당장 검토 어렵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사회복지시설 예비비로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을 구입하라’는 용도로 보조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보조금 지원이 중요한 게 아니다. 마스크 자체를 살 수 없는 상황인데, 알아서 구매하도록 하면 어떻게 구매하라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민간어린이집 원장 A 씨는 3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원 68명 중 20% 아동을 긴급보육하고 있다”면서 “보육하는 교사들 마스크 착용이 필수인데 마스크를 살 수 없다”고 토로했다.

A 씨는 “교사 한 명당 몇 장 사지도 못하는 돈을 주면서 직접 구입할 수도 없는 상황에, 직접 사라고 하니 원장과 교사가 마스크 사러 돌아다니고 (마스크 사려고) 줄을 서라는 것이냐”면서 “돈을 주는 건 의미가 없다. 복지부 대책에 너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달 말 온라인을 통해 주문해둔 마스크가 4월 6일 도착 예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보건복지부는 마스크 수급 문제는 어린이집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통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3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보조금 지원계획이 나올 때만 해도 지금 상황과는 달랐고, 하루하루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지 않느냐”면서 “보조금은 재원 아동수와 교직원 수를 고려해 나갔고, 시·군·구 어린이집마다 물품 수요나 상황이 달라 각자 상황을 고려해 구입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군·구마다 보육교사에 대한 마스크 지원 현황도 제각각인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집교사 상담전문 SNS’에 따르면, 충남 천안은 교사 1인당 1개를 받았고, 서울 마포구는 지난 금요일(2월 28일) 교사 1인당 10개씩 받은 한편, 경기도 광주는 지난주 월요일(2월 24일) 교사 1인당 2개씩을 받았다. 같은 남양주시에서도 지난달에 2개 받았다는 교사도 있었고, 한 번도 받지 못했다는 교사도 있었다.
 
서울의 한 민간어린이집 원장 B 씨는 구청을 통해 교사 마스크를 지원받았다. B 씨는 같은 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구청에서 교사 1인당 4개씩 천 마스크를 나눠줘서 실내에서 천 마스크를 씻어 사용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교사들이 출퇴근 때 사용하는 마스크를 사지 못해 교사 안전이 담보가 안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마스크 직접 지원 검토와 관련해선, “마스크 자체가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라 마스크를 일괄구매해서 지원하는 건 당장 검토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마스크 지원이) 논의가 된다고 하면 긴급보육 규모 등을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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