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아이에게 있어 가장 친숙하고 가까운 관계이다. 부모의 그림책 읽어주기는 아이와 부모 사이에 이루어지는 신체적 접촉과 따뜻한 정서적인 교감을 경험하게 한다. 아이는 부모의 읽기를 통해 귀로 소리를 듣고 눈으로 그림을 보고 그림책 이야기를 이해하는 경험을 갖게 된다.
즉, 부모가 들려주는 목소리의 높낮이, 색채와 음향, 리듬의 조화 등은 귀의 촉각을 통해 아이의 내면세계에 정착한다. 동시에 그림책 텍스트가 가진 언어의 리듬, 억양, 끊어 읽기, 문자의 소리 그리고 의미의 이해를 통해 아이의 상상력 계발에 자극을 준다. 부모가 어떻게 그림책을 읽어주면 더 효과적일까?
먼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전 부모의 선행 독서는 필수이다. 부모는 책의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내용을 잘 이해한 경우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적절한 질문을 유도할 수 있고,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를 생동감 있게 구연할 수 있다.
실제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는 목소리의 높낮이, 크기 등을 조절해서 등장인물들의 연령, 성격, 기분 등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등장인물들의 기쁨, 슬픔, 분노 등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얼굴 표정과 몸짓에도 변화를 주며 읽어야 한다.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에는 극적인 표현을 쓰거나 강조하는 방법도 좋다. 부모의 생동감 있는 그림책 읽기는 아이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독서에 더 흥미를 높이게 한다.
그림책을 읽어 준 후에는 책의 어휘를 사용하거나 재미있었던 부분을 중심으로 질문을 한다. 가령 ‘OO은 토끼처럼 풀 속에 가본 적이 있나요?’ ‘개구리가 친구들과 어떻게 친해졌나요?’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은 무엇인가요?’ 등 그림책 읽어주기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경험하고 느낀 감정과 생각을 말로 표현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해 그림책 속의 풍경을 꾸며보거나, 등장인물을 살펴보고 구성해 보는 방법도 좋다. 그림책 놀이의 마무리로 부모의 격려와 호응이 더해지면 아이에게 책 읽기는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다만, 그림책 놀이는 부모가 아이에게 지식을 주입하거나 무언가 가르치겠다는 인위적이고 의도적인 활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독서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함을 명심하자.
*칼럼니스트 김은정은 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문학박사, 문학평론가로 경성대학교 창의인재대학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는 「스토리텔링의 이해와 활용」, 「문학과 인간」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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