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야단칠 때, ‘과거’는 묻지 마세요
아이 야단칠 때, ‘과거’는 묻지 마세요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20.05.18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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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부모의 나쁜 ‘말 습관’ 점검하고 고쳐보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부모의 습관은 무엇일까. 바로 매일 가족들과 서로 눈을 보며 좋은 말을 하는 것이다. 칭찬, 격려, 조언 같은 것들 말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바라본 부모의 나쁜 습관은 무엇일까. 1위가 쉬는 날마다 늦게 일어나거나 잠만 자는 것이다. 2위와 3위는 때리고 욕하는 것, 화가 나면 속상하게 하는 말을 막 내뱉는 것이다. 이 결과는 한 국내 교육 기업이 초등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엄마 아빠의 좋은 또는 나쁜 습관’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부모의 무의식적인 말 습관이 아이에게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모의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부모가 주로 주의해야 할 말 습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셋 셀 동안 울음 그쳐”… 단호한 것 아닌 아이 감정 억압하는 것

무의식중에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일삼고 있지 않나요? 이번 기회에 함께 점검해 봅시다. ⓒ베이비뉴스
무의식중에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일삼고 있지 않나요? 이번 기회에 함께 점검해 봅시다. ⓒ베이비뉴스

우선, 아이의 지난 잘못을 함께 혼내는 것이다. 아이가 어떤 실수를 했을 때 지난 잘못을 다시 언급하면서 혼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너는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그러는구나”라고 하면서 과거의 지난 이야기를 들춰내면 아이는 큰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없는 상황이므로 아이가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형성하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비교하는 것도 금지다. “○○은 이런 행동을 안 하는데 너는 왜 자꾸 그러니?”라고 하며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면서 야단치는 표현 방식은 아이가 열등감을 느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숫자를 세면서 아이의 행동 변화를 요구하는 말 습관도 지양해야 한다. 부모가 조급한 마음에 숫자를 세면서 말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셋 셀 때까지 뚝 그쳐, 하나, 둘, 셋!” 이렇게 부모의 요구에 따라 아이가 감정을 정리하길 바란다면 이것은 오히려 아이의 감정을 억압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감정이라는 것은 그렇게 정해진 시간 안에 정리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감정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안정된다. 그러니 아이가 운다면 울게 조금 내버려 둔 다음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내가 왜 널 낳아서 이 고생인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하는 부모가 있다. 조심해야 한다. 부모의 혼잣말이라고 할지언정, 이런 말을 들은 아이는 엄마의 불행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특히 아이는 자기중심으로 발달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부모가 이런 말을 자주 한다면 자신의 행동이 부모를 힘들게 하고, 화나게 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단순한 푸념이라도 이런 말은 아이 앞에서 하면 안 된다.

◇ 눈빛으로도 아이 상처입힐 수 있다… 비언어적 표현 신경 써야

언어적 표현과 더불어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비언어적인 표현이다. 많은 부모들이 이제는 자녀에게 말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어서 언어적 표현에는 신경을 쓰지만, 막상 비언어적인 표현에는 신경을 쓰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나 말이 아닌 눈빛과 행동으로 자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우리는 말의 내용보다 손짓, 표정, 몸짓과 같은 비언어적인 메시지를 먼저 인지한다.

시카고대학 데이비드 맥닐 교수의 ‘의사소통에서 말과 조화되지 않는 몸짓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에서 이를 살펴볼 수 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몸짓을 하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고, 동영상 시청이 끝난 후 기억에 의지해서 줄거리를 이야기해 보라고 했다. 그 결과 이들은 들은 내용이 아니라 본 대로 이야기를 했다. 즉, 말이 아니라 몸짓을 묘사한 것이다. 그만큼 비언어적인 요소의 메시지 전달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너는 지난번에도 엄마 아빠를 실망하게 하더니 이번에도 그러는구나”라는 말을 할 때 아이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은 대부분 좋은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손가락이 아니라 손바닥을 펼쳐서 손바닥 전체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이 기회에 지금까지 의식하지 못했던 나쁜 말 습관을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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