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의현맘의 글로벌 이유식
갓 태어난 아기는 엄마젖을 먹거나 분유를 먹으면서 자라잖아요. 젖먹이 아기의 음식은 어느 나라나 똑같지만 아기가 이유식을 시작하면서부터는 그 나라의 음식문화의 영향을 받게 되지요. 그래서 이유식 재료와 이유식 월령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조금씩은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 같아요.
오늘 꿀둥이 의현맘과 함께 살펴볼 나라는 바로 프랑스. 세계 미식가들이 모여있는 나라로 유명한 나라지요. 음식을 중시하는 프랑스에서는 어떤 이유식을 먹을까요? 풍부한 식재료가 있는 나라인만큼 아기들을 위한 신선한 재료들도 정말 많을 것 같아요. 그 중에서 오늘은 맨처음 이유식을 시작하는 6개월 아기를 위한 과일과 채소 이유식 재료를 소개할게요.
▲ 프랑스에서 많이 쓰이는 이유식 재료
- 과일(fruits) : 아보카도, 바나나, 사과, 배, 포도, 체리, 망고, 멜론, 살구, 복숭아
- 채소(les légumes) : 감자, 가지, 브로컬리, 콜리플라워, 양송이버섯, 아스파라거스, 양배추, 호박, 당근, 오이, 파프리카, 호박, 토마토, 껍질콩, 고구마
그리고 채소 중에서 배추, 청경채, 비트, 시금치, 상추 등은 일주일에 한두 번만 이유식재료로 사용하기를 권장하는 만큼 조금 빈도가 낮게 사용되는 채소들이에요. 그리고 토마토는 인기있는 이유식 재료이긴 하지만 아이에 따라서 잘 맞는 아기와 잘 맞지 않는 아기가 차이가 크기 때문에 프랑스 엄마들 사이에서도 토마토를 재료로 사용하는 빈도는 차이가 많이 있답니다.
이유식 역시 음식이기 때문에 그 나라의 식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게 돼요. 밥과 반찬으로 구성되는 한국음식과는 달리 육류, 채소, 감자류의 곡물 등 이렇게 3가지로 기본 식단이 구성되는 프랑스인만큼 아기들의 이유식도 채소의 진한 맛 그대로를 아기들에게 먹이게 되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세계 영양학자들이 이유식의 시작은 알레르기가 거의 없는 쌀가루로 묽은 미음을 만들어서 시작하도록 권장하는 추세이고 쌀가루 이유식을 손쉽게 구할 수가 있기 때문에 프랑스 엄마들도 쌀가루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여전히도 프랑스 엄마들은 채소와 과일을 쪄서 갈아서 주는 이유식을 선호해요. 당근같은 채소 한가지를 쪄서 갈아서 퓨레로 만들어서 아기에게 주니까 아기는 채소의 맛을 진하게 느끼게 되겠지요? 쌀미음을 기본으로 해서 채소를 한가지씩 추가시키면서 이유식을 진행하는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지요.
그리고 프랑스 엄마들은 감자를 이용해서 스프를 만들기를 좋아해요. 감자스프에 채소 한두 가지를 넣어서 주면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맛에 아기들이 정말 좋아하겠지요? 아쉽게도 꿀둥맘은 의현이가 뿌리 채소류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감자, 고구마, 당근류의 재료를 사용할 수가 없어서 정말 안타깝답니다. 구수한 프랑스식 채소를 곁들인 감자스프를 만들어주고 싶었거든요. 아기가 조금 더 자라면 시도해 볼 이유식 메뉴로 잠시 접어둬야될 것 같아요.
대신에 꿀둥이맘이 만들기 좋아하는 프랑스 이유식 메뉴는 사과 양배추 퓨레예요. 여러 가지 채소와 과일의 진한 맛을 느껴보는 것도 삶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프랑스 이유식 재료를 잘 참고해서 과일 이유식을 만들어 줍니다.
맛이 어떤가요?
Il est délicieux! (맛있어요!)
*칼럼니스트 김경희는 한국어, 영어, 네덜란드어 등 3개 국어를 하는 아이 엄마이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에서 유학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다. 아시아, 중동, 북서유럽 및 남유럽, 아프리카의 식문화 매력에 빠져든 한국 엄마가 만드는 글로벌 이유식 이야기를 다른 엄마들에게 함께 나누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