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내 방이 없다’ 침실분리원칙의 필요성
‘우리 집에는 내 방이 없다’ 침실분리원칙의 필요성
  • 기고=이해성
  • 승인 2021.06.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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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 12. 이해성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 과장

코로나19 재난 상황 속에서 집의 의미와 중요성이 커지는 현재, 아이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집다운 집으로’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동의 권리 관점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침실분리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열악한 주거환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침실분리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열악한 주거환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빈곤가구 아동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최저주거기준인 ‘침실분리원칙’이 적용된 ‘내 방’이 필요하다. 집은 가족이 건강하게 생활하는데 필수적이다. 꿈을 찾고 꿈을 키우는 아동들에게 집이 주는 영향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많은 아동들이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고 스스로의 힘으로는 벗어날 수 없는 주거빈곤가구에서 생활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주거빈곤가구 아동은 자기 방을 갖지 못하고 다른 가족과 함께 사용하는 등 최저주거기준인 ‘침실분리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아동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원격수업을 듣거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 주거환경이 열악한 주거빈곤가구 아동에게 도움이 절실하다.

“공부를 주로 거실에서 엎드려서 하고 잠은 큰 방에서 엄마, 아빠, 중2인 형, 중3과 초6인 누나 2명, 나까지 모두 6명이 함께 자요.”

"저에겐 용돈이 없는데 용돈을 받고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다 크면 용돈 모아서 새 집을 찾아서 가야 해요.”

"집이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내 방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방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어요.”

_주거빈곤가구 아동의 목소리(2020년 광주광역시 최저주거빈곤 실태조사 내용 발췌)

주거기본법상 최저주거기준 침실분리원칙에는 만 6세 이상 자녀는 부모와 침실을 분리하고 만 8세 이상의 이성 자녀는 상호 분리하여 침실을 사용하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동주거빈곤가구는 57만 가구로 전체 600만 아동가구의 약 9.4%에 달한다.(2015 인구주택총조사) 10가구당 1가구가 아동주거빈곤가구인 것이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어리고 약한 아이들이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열악한 주거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 광주광역시 아동들의 주거현황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아동옹호센터에서 발행한 2020년 광주광역시 최저주거빈곤 아동가구 실태조사 보고서 내 광주광역시 주택 및 주거환경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거빈곤가구 아동이 방을 혼자 사용하지 않고 다른 가족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6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주거비 형태는 보증금이 있는 월세에 거주하는 가구가 전체의 58.9%를 차지했다. 주택의 건설연도는 1990년 이전 28가구(31%), 1991~2000년 29가구(32.2%), 2001년 이후 32가구(35.6%)로 노후화된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았다. 아동주거빈곤가구 전체 주택 실사용 면적도 15평 이하 30가구(33.3%), 16평~21평 이하 35가구(38.9%), 22평 이상 24가구(26.7%) 등 대부분 소형 평수로 주택면적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처럼 광주광역시 주거빈곤아동가구는 부엌, 화장실, 상하수도 시설 등 필수설비는 갖춰져 있으나 가족구성원 수에 비해 방수가 부족하거나 최소주거면적에 못 미치는 주거 특성을 보였다.

◇ 아동주거권 보장을 위한 ‘내방 프로젝트’

이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에서는 자기 방을 갖지 못하고 최저주거기준인 ‘침실분리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다른 가족과 함께 사용하는 주거빈곤아동가구에 대한 아동주거환경개선사업을 계획했다. 아동 주거권 보장을 위한 ‘내방 프로젝트’는 주거빈곤아동가구 중 주거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힘든 가구를 선별하여 공간정리 전문가의 컨설팅을 통해 아동의 방을 조성하고 개선된 환경을 유지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정리가 되지 않은 가정을 일시적으로 개선시켜주더라도 가족구성원의 생각과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다시 열악한 환경으로 되돌아가는 특성을 보인다. 이에 개선된 주거환경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가족구성원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정리컨설팅을 사업에 담았다.

노인과 청년의 주거빈곤 문제는 사회적 이슈가 되어 왔다. 하지만 아동의 주거빈곤문제는 정부나 지자체가 아닌 오롯이 부모나 보호자가 역할로 정해져 있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아동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주거빈곤아동가구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주거지원 및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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