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통합어린이집 시설 지정의 기준을 유연하게 해야"
"장애통합어린이집 시설 지정의 기준을 유연하게 해야"
  • 칼럼니스트 주혜영
  • 승인 2021.08.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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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지키는 유아권리] 많은 장애유아들이 더 많이 통합되도록 하려면

나는 장애유아통합 어린이집으로 지정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어린이집 원장이다. 장애통합교육기관으로 지정되기 위한 기준은 시설기준과 특수교육관련 교육을 받은 교사의 배치기준 등이 있다. 시설기준은 장애인의 접근권과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휠체어를 탄 유아가 건물에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장애를 가진 사람이 건물 안에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아가 이용하기 위한 엘리베이터와 경사로 설치, 계단 핸드레일, 화장실 자동 물 내림 장치, 시각장애유아를 위한 점자스티커와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럭, 화장실 비상벨 설치 등이 세부적인 기준이다. 즉, 장애통합어린이집 또는 장애통합유치원을 지정받고자 하는 기관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 등의 편의증진법)에 의한 위의 조건을 충족해야만 가능하다.

2019 개정누리과정에서는 유아기 한글교육도 지양하고 있는 시점인데 시각장애유아를 위한 시각점자스티커 부착이 장애영유아 시설에서 꼭 필요한 기준일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시각장애유아가 스스로 점자 스티커를 읽으며 혼자 이동할 일이 있을까? 지체장애아가 휠체어를 스스로 움직여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경사로를 이동할 수 있을까? 장애아가 혼자 화장실을 사용하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 요청 비상벨을 눌릴 수 있을까? 장애통합교육기관의 영유아는 아직 성인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휠체어 접근권이나 점자 스티커, 비상벨 등은 굳이 장애유아 통합교육기관에서 장애유아를 위한 접근권과 이동권을 보장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어 보인다.

진정으로 국가가 장애통합교육기관의 확대를 추구한다면 유아 실정에 맞지 않은 시설 기준의 제약 때문에 장애통합교육을 준비하고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통합기관으로 지정 받는 것에 너무 많은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베이비뉴스
진정으로 국가가 장애통합교육기관의 확대를 추구한다면 유아 실정에 맞지 않은 시설 기준의 제약 때문에 장애통합교육을 준비하고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통합기관으로 지정 받는 것에 너무 많은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베이비뉴스

장애인 등의 편의증진법에 의한 장애유아통합교육시설기준 선정의 엄격함은 장애통합기관으로 선정 받고자 하는 시설의 확대를 오히려 저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어린이집의 경우, 장애통합 어린이집으로 지정받기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한다면 너무 막대한 예산이 들기 때문에, 기관장 입장에서는 장애통합시설로 지정 받는 것을 그냥 포기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1층에 지체장애아동을 배치하거나 성인의 도움으로 오르 내릴 수 있게 하는 등 시설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한다면, 더 많은 장애유아들이 일반유아교육기관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진정으로 국가가 장애통합교육기관의 확대를 추구한다면 유아 실정에 맞지 않은 시설 기준의 제약 때문에 장애통합교육을 준비하고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통합기관으로 지정 받는 것에 너무 많은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실제로, 장애통합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유아는 많고, 장애 통합기관 입학기관의 수는 적어서, 장애부모가 원거리까지 아이를 데리고 다니거나 대기상태로 오래 기다리는 일은 장애유아 통합교육의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속도로를 가다보면, 운전자가 잠깐 눈만 붙였다가 갈 수 있는 졸음쉼터, 간단한 푸드트럭이 구비된 졸음쉼터, 식당가가 완벽히 구비돼 있거나 작은 공원까지 마련돼 있는 휴게소가 있는가 하면, 전기차 충전가능 휴게소, LPG충전가능 휴게소 등 다양한 종류의 휴게소가 있어서 운전가가 원하는 조건에 따라 휴게소를 선택해서 들어갈 수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비유처럼 통합교육을 받고자 하는 교육수혜자가 자기 조건에 맞는 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금 유연한 시설기준을 마련해 준다면, 좀 더 많은 장애유아가 입소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장애유아 통합교육기관의 시설조건에 대한 엄격한 기준은 장애유아 통합교육기관에 적절하지 않을 뿐더러,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하고자 하는 기관의 수를 제한하게 된다. 지체장애, 시각장애, 발달장애 등 장애를 가진 다양한 유형의 유아가 입소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조건을 완벽하게 갖추도록 하기 보다는 좀 더 다양하게 시설기준을 허용하고 장애유아가 그 특성에 맞는 조건이 되는 장애통합교육기관을 찾아가는 식으로 운영된다면, 장애유아통합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더 적절한 방법이 아닐까 제안해 본다.

*칼럼니스트 주혜영은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어린이집에서 본인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동인권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어린이집 운영 이후 숲생태유아교육과 유아교수방법 등으로 전공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아동발달심리연구회 창립멤버로서 12년째 연구모임을 통해, 교육현장의 사례를 발표하고 연구회에서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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