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물어뜯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손톱 물어뜯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 칼럼니스트 정옥예
  • 승인 2012.12.2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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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바뀌거나 불안할 때, 스트레스 받을 때 더욱 심해져

[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2012년 1월. 큰아이가 만 26개월일 때 둘째가 태어났고 그로부터 6개월 후 어린이집을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 시간씩... 점차 시간을 늘려갔고 잘 적응하는 듯 보였다.

 
오전 6시 50분 아빠와 함께 등원. 오후6시 30분 아빠와 함께 하원. 직장 어린이집이라 아빠와 하루를 같이 하는 딸아이. 눈도 못 뜬 채로 아빠에게 안겨 차에서 잠을 자며 어린이집에 도착하고 차가 밀리면 8시가 넘어 집에 온다. 4시쯤 아이를 데리고 오면 좋겠지만 우리 집에서 회사 어린이집까지는 둘째를 안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매일 데리러 가기에는 너무 멀다. 그렇다고 집 주변 어린이집을 보내기에는 18개월 때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터라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여러모로 시설도 좋고 체계도 확실히 잡혀있는 직장어린이집이 마음에 들었다. 안쓰럽긴 하지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엄마 맘은 그저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는가 싶었던 호야는 어느 날인가부터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처음엔 집게손가락만... 점차 다섯 손가락 모두를 물어뜯었다. 손톱 밑에 살이 다 드러날 정도로 심하게 물어뜯었다. 아프다며 반창고를 붙여달라고 하면서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보기에도 심할 정도로 물어뜯어 손톱은 반밖에 남아있지 않을 때도 있었고 두달 간 손톱을 깎지 않아도 될 정도로 버릇이 돼 가고 있었다.


수시로 손톱을 물어뜯던 호야. ⓒ정옥예
수시로 손톱을 물어뜯던 호야. ⓒ정옥예


처음에는 좋은 말로 타일렀다. 아무 생각 없이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입으로 가져가는 손. 나중에는 화를 내고 혼을 냈다. 손톱 물어뜯는 것을 보면 손등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버릇은 점점 심해졌고 안되겠다 싶어 책을 뒤지고 인터넷을 이용해 엄마들의 경험담을 읽고 또 읽었다.

 
손톱 물어뜯는 버릇은 아이의 환경이 바뀌었거나 불안할 때, 마음속에 욕구가 표출되지 않을 때 손톱을 물어뜯음으로서 안정을 찾는다고 한다. 호야의 상황과 100%일치했다. 하루 종일 엄마와 있다가 하루 종일 낮선 어린이집에 있으며 환경이 확 바뀌었고,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으니 불안함은 커져갔으며 동생이 태어남으로 해서 혼나는 일도 많았으며 혼자서만 받던 사랑을 빼앗긴 기분도 컸으리라..

 
책에서 그 원인을 찾고 마음이 아팠다. 둘째가 태어나도 첫째도 아직 아기인데... 나 힘들다고 첫째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혼을 낸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만의 방법을 연구하고 실행했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내가 아이를 데리러 갔다. 그렇게 함으로써 언제든 어린이집에 엄마가 달려 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아이를 데리고 남편 회사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오니 집에만 있던 나의 기분전환에도 좋은 방법이었다.

 
손톱 깎을 일이 없어도 아이를 안고 손톱을 깎으러 화장실에 들어가서 손가락 하나하나를 보며 얘기해주었다. “어? 오늘도 손톱이 없네? 손톱깎기가 슬퍼하겠다. 다음엔 손톱깎기가 슬퍼하지 않도록 손톱 물어뜯지 말자!!” 라고 얘기해주면 끄덕끄덕 거렸다.

 
매니큐어 바르기를 좋아하는 딸아이. 손톱 물어뜯기를 덜한 것 같은 어느 날 시범으로 새끼 손톱에 호야가 고른 매니큐어를 발라주며 이야기했다. “오늘은 호야가 손톱을 많이 안물어뜯어서 엄마가 상으로 예쁜 매니큐어를 발라주는거야. 손톱을 물어뜯으면 손이 아야해서 이렇게 예쁜 매니큐어를 바를 수가 없어. 다음에도 손톱 안 물어 뜯으면 엄마가 또 발라줄게.”

 
이런 과정을 거치니 아이가 손톱을 물어뜯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엄지와 집게 손톱은 물어뜯었다. 처음에는 시범을 보여주느라 손톱 깎는 날에 한 개라도 안 물어뜯은 손톱이 있으면 매니큐어를 발라주었지만 점차 안 물어뜯는 손톱 개수를 늘려갔고 안 물어뜯은 손톱은 뽀뽀를 해주었다. 나중에는 한 개라도 물어뜯은 손톱이 있으면 매니큐어를 발라주지 않았다.

 
그렇게 지낸지 약 한달이 지나고... 지금 호야는 전혀 손톱을 물어뜯지 않는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많이 걱정했는데 정말 다행이다. 손톱물어뜯는 버릇을 고치는 여러 가지 도구들이 시중에 많이 있다.

 

하지만 실패하고 아무 소용없었다는 경험담들이 더 많다.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의 근본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위 일련의 과정들도 어찌됐든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는 행위 아닐까? 아이의 불안함, 욕구불만.. 이것들을 사랑으로 관심으로 풀어주고 감싸 안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 듯 싶다.

 

*호야&축복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sl81
 



*칼럼니스트 정옥예는 국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평생교육원을 통해 아동학 학위를 수료했다. 9년 동안 영어학원 강사와 과외강사를 하며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면서 아이의 90%는 부모가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출산 후 육아에만 전념하며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가 되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 시대의 열혈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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