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어린이집 탐방] 한국농어촌공사 해파란어린이집
“가위들고 일어서면 다칠 수가 있어요~ 바르게 앉아서 조심조심 싹싹~”
창밖으로 폴폴 눈이 내리던 지난 16일 오전, 종이로 예쁜 장갑을 만드는 수업시간. 한국농어촌공사 해파란어린이집 하늘반(만2세반) 아이들이 친숙한 동요 ‘나비야’를 개사해 만든 ‘가위’ 노래에 맞춰 조심조심 가위질을 하며 종이 장갑 꾸미기에 한창이었다.
이 때 열심히 장갑을 만들던 서현(여·가명)이가 가위를 든 채 이글루집 만들기를 하고 있는 다른 친구들에게 다가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들이 “가위 들고 일어나면 안 돼”라고 외쳐댔다. “아, 맞다”하며 서현이는 곧바로 제자리로 돌아와 책상에 가위를 내려놓고는 친구들과 즐겁게 이글루집 만들기 놀이에 푹 빠져 버렸다.
하얀 상자를 이용해 이글루집을 만든 아이들은 이글루 안에 인형들을 가득 채워 넣고는 보자기를 가져와 그 위에 덮었다.
“이글루 집에 왜 보자기를 덮었어요?”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연서(여·가명)는 “집 위가 뻥 뚫려 있으면 도깨비가 들어와요. 그러니까 이불을 덮어줘야 해요”라고 천진하게 답했다.
이어서 연서는 “지금은 동물들이 자고 있어요. 동물들이 깰 수 있으니까 조용히 살금살금 움직여야 돼요. 선생님두요”라고 덧붙였다.
실내놀이를 마친 후, 아이들은 이날 아침부터 소복소복 쌓이기 시작한 눈을 맞으러 나갈 채비를 했다. 나가기 전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정리하는 것은 기본.
장난감을 제자리에 치우면서도 노래는 빠뜨리지 않았다. “모두 제자리~ 모두 제자리~”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즉석에서 동요를 개사해 신나게 즐기면서 불렀다. 나가기 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손을 씻을 때나, 외투를 입을 때도 노래는 이어졌다.
“밖으로 나갈 때에는 따뜻한 코트를 입어요~ 코트를 입지 않으면 감기 걸려요~ 따뜻한 코트를 스스로 입어봐요~ 스스로 옷 입는 멋진 OOO”
외투를 입은 아이들이 2층 어린이집을 나와 밖으로 나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갈 때도 노래는 빠지지 않았다.
“손잡이 잡고 갑시다~ 손잡이 잡고 갑시다~ 계단을 내려 갈 땐, 손잡이 잡고 갑시다~”
해파란어린이집 아이들에게 기본생활습관 익히기는 교육이 아니라 놀이다. 노래를 통해 자연스럽게 즐기면서 배우는 놀이의 일부로 생활화돼 있는 것.
이 어린이집에서는 연령별로 발달 수준에 맞는 주제로 친숙하고 즐거운 동요를 개사해 기본생활습관을 배운다. 기본생활습관이 담긴 동요를 반복해 부름으로써 아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생활 자세나 태도를 오락적인 즐거움과 함께 배울 수 있다. 반복적인 언어가 포함돼 쉽게 기억할 수 있고, 부르기 쉬운 것이 특징이다.
해파란어린이집은 기본생활습관을 노래로 교육하는 ‘노래를 부르면 기본이 바로서요’라는 프로그램으로 근로복지공단이 주최한 2012 직장보육 우수보육프로그램에서 우수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해파란어린이집 이선우 원장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자유분방한 모습을 지니면서도 예의바른 아이로 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친숙한 동요를 개사해 아이들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기본생활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시도하게 됐다”며 “2011년에 전 연령 걸쳐서 진행한 결과, 효과가 매우 좋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처럼 영유아기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 볼 수 있다. 이 시기의 신체적 건강은 성장 발달의 기초가 되고, 이 때 형성된 습관과 태도는 일생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본생활습관 지도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자칫 엄격하게 진행될 수 있다.
해파란어린이집은 기본생활습관 지도에 활용한 노래를 CD로 제작해 각 가정에도 전했다. 기본생활습관 지도는 가정과 어린이집에서 일관성 있게 지도를 해야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특히 만 2세의 영아기는 급격한 발달이 이뤄지고 행동, 습관, 가치관 및 성격의 기초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자 어른들이 들려주는 노래를 다양한 방법으로 모방해보고 신체 표현하는 것을 즐기는 시기”라며 “이 때 노래를 통해 기본생활습관을 익히게 되면 음악과 함께 자연스럽게 생활습관을 경험하게 되면서 보다 효과적인 교육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소복하게 눈이 쌓인 운동장에서 고사리 손으로 눈을 만져보기도 하고 눈밭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겨울을 느끼고 교실로 돌아온 하늘반 아이들은 오자마자 질서를 지키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손을 씻으면서도 즐거운 노래 부르기는 잊지 않았다.
“깨끗하게 손을 씻어요~ 거품내어 깨끗하게 손을 씻어요~ 안 씻으면 손에 벌레가 입에 들어가 아프대요~”
즐거워하는 모습 보니 엄마로써 참 기분좋네요.
기본생활습관이 제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