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뜨거운 라면 먹다 젓가락 놓친다면
채종희 교수 "'모야모야병' 의심해야···외과치료가 유일한 방법"
올해 4살인 아이 엄마 A 씨는 아이만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 울던 아이가 갑자기 언어장애가 오고 오른쪽 신체 기능이 마비되더니 졸지에 쓰러졌기 때문이다. 10개월 전에도 아이 몸에 약간의 이상 징후가 있어 뇌파검사 등을 했는데 별다른 증상이 없던 터였다. 아이의 병명은 '모야모야병'. A 씨는 생소한 병명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모야모야병은 어른과 달리 만성질환이 없는 아이에게 뇌혈관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모야모야병은 일본말로 '담배연기가 피어올라 뿌옇게 보이는 모양'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뭔가 특별한 원인 없이 대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목동맥의 벽 안쪽이 두꺼워짐으로써 목동맥이 막히고 그 부근에 이상 혈관들이 관찰되는 질환이다.

지난 13일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 뇌신경계 희귀질환 집중연구센터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어린이병원 제2강의실에서 '모야모야병'에 대한 공개강좌를 가졌다. 모야모야병이 무엇인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강의가 펼쳐졌다.
이날 강사로 나선 채종희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가 뜨거운 라면을 먹다가 젓가락을 놓치거나 동생이랑 헉헉대고 싸우고 난 뒤 머리가 아프고 팔에 힘이 빠진다고 주저앉는다면 모야모야병을 의심하고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야모야병의 증상은 대개 아이가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풍선이나 악기를 불 때, 심하게 울거나 심한 운동 후, 관악기를 불고 난 후 등의 시기에 나타난다.
모야모야병은 어린이는 뇌허혈이나 뇌경색으로, 어른은 뇌출혈로 증상이 나타나며 차이를 보인다. 채 교수는 "드물게는 머리가 몇 년간 아픈 만성두통을 가진 아이들에게서 모야모야병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모야모야병은 세상에 알려진 게 20년밖에 되지 않은 생소한 질환이다. 한국과 일본 등의 동북아시아에서만 발병되며 서양에서 발병할 확률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야모야병 발병률은 10만 명당 0.35~0.4명이며 유병률은 10만 명당 3.16명(일본 6.03/10만명)이다. 모야모야병은 30~40대 성인보다 10세 이전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며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모야모야병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별다른 예방법은 따로 없다. 채 교수는 "조기에 발견, 진단하고 외과적 치료를 받는 게 유일한 치료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모야모야병 환자는 적절한 수술을 받으면 완치에 가까운 치료성과를 거둘 수 있어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일부 환자는 오른쪽 팔만 마비되는 등 한쪽 혈관이 좁아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1~2년 내 양측성으로 진행된다. 채 교수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약 50%의 어린이 상태가 나빠지고 35%는 5년 내 양측성으로 진행된다. 특히 3세 미만의 경우는 진행속도가 빠른데 정신기능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모야모야병이 의심되면 지체하지 말고, MRI, MRA, 뇌혈관 조영술 등으로 정확하게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수술 후에는 뇌경색, 뇌출혈, 두피상처 치유지연, 두통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합병증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평상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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