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을 따겠다' 살해 협박 받는 복지 공무원... 칼 들고 주민센터 찾아오기도
'목을 따겠다' 살해 협박 받는 복지 공무원... 칼 들고 주민센터 찾아오기도
  • 최규삼 기자
  • 승인 2022.10.05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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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국회의원 "위협 사례 1만 6377건... 사고 당해도 지자체 후속조치 미흡"

【베이비뉴스 최규삼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서울 강서갑) 국회의원. ⓒ강선우의원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서울 강서갑) 국회의원. ⓒ강선우의원실

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민원인들로부터 폭언과 폭행, 성추행, 스토킹 등을 당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살 협박, 살해 협박 등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리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서울 강서갑) 국회의원은 전국 17개 시도로부터 제출받은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방문인력 사고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복지 공무원이 민원인으로부터 폭력·폭언 등 위협을 당한 사례가 1만 6377건에 달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중 '폭언'이 1만 4068건(85.9%), '물리적인 폭력' 360건(2.2%), '성적 폭력' 239건(1.5%), '코로나19 등 전염성 질환 감염'이 74건(0.5%)이었다. '반려견 공격'이나 '자살 협박' 등 기타로 분류된 사고는 1636건(10%)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4011건, 2020년 5519건, 2021년 4277건, 올해 7월까지 2570건이 발생하는 등 꾸준히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원하는 대로 지원받지 못하면 자살하겠다고 하거나 살해 협박을 한 사례도 있었다. 올해만 해도 '자살 협박'이 34건, '살해 협박'이 7건 발생했다. 이는 일부 사례를 취합한 것으로, 전수조사 시 자살 및 살해 협박을 당한 공무원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자체가 제출한 사례를 살펴보면 이런 협박은 집요하게 이어졌다. 정신질환을 앓는 수급자가 생계비가 부족하다며 담당 공무원에게 4개월간 100건 이상의 전화를 걸어 자살 협박과 폭언을 했다. 또 본인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경우 ‘농약을 들고 구청 앞에 가서 마신다’는 말을 반복한 일도 있었다.

주거급여 삭감에 불만을 품고 주민센터를 찾아 칼로 공무원을 위협한 사례도 있었고, 음주 후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목을 따겠다'며 살해 협박을 한 사례 등 강도 높은 피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를 당해도 폭행 외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한 공무원은 민원인으로부터 집요한 스토킹, 성추행 피해를 입어 경찰에 신고했는데, “민원인을 상담하는 것은 공무원의 업무이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능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복지 공무원들을 멍들게 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위기가구는 매년 느는데 담당 공무원 수는 제자리걸음이다 보니, 한 명이 담당하는 위기가구가 많게는 300가구에 달한다. 전담 공무원 한 명이 담당한 위기가구가 지난해 기준 평균 113.4건이다. 현장에선 “업무 파악은 물론 현장에 나가 조사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전담 공무원 수는 2019년 9548명, 2021년 1만 1813명이다. 같은 기간 이들이 관리하는 위기가구는 63만 3075가구에서 133만 9909가구로 폭증했다.

강선우 의원은 "위기가구 발굴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나"라며, "부족한 전담인력 수와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제2의 수원 세모녀 사건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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