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에 빠져 화상 입은 중국 아이 한국서 재건수술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한림화상재단 중국 화상환자 초청 진료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화상 소아병동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 어린이는 화상치료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온 중국인 양리(5·남)였다.
지난 2008년 중국 하남성에서 태어난 양리는 밝은 성격과 애교로 주위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하지만 돌봐줄 사람이 마땅치 않아 어릴 때부터 일터에 나가는 아빠, 엄마와 함께 출근했고 일이 끝나면 밤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집보다는 돼지 가축사육장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았고 장난감 대신 돼지와 뛰어노는 일이 더 흔했다. 가끔은 고사리 같은 손이지만 엄마를 도와 분뇨를 치우고 사료를 주기도 했다.
◇ 사료솥에 빠진 후로 화상 통증 호소

지난 2011년 2월 한시도 양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던 아빠와 엄마였지만 돼지와 함께 재밌게 노는 아이를 보자 ‘괜찮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는 그렇게 양리를 혼자 둔 채 사육장 끝으로 가 일을 했다.
그로부터 몇 분 후, 돼지와 장난을 치던 양리는 순간적으로 미끄러지며 사료솥에 빠졌다. 우는 소리에 한걸음에 달려온 아빠가 양리를 솥에서 곧바로 꺼냈지만 잔반이 펄펄 끓던 솥의 온도는 150℃가 넘었기에 깊은 2, 3도의 화상을 피할 수 없었다.
긴급 후송된 병원에서는 양리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양리는 몇 달간의 급성기 치료를 잘 이겨냈고 무사히 퇴원했다. 많은 액수의 치료비는 다행히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해결했지만 앞으로 얼마의 수술비가 들어갈지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일상으로 돌아온 양리네 가족은 사고 전과 같은 생활을 이어갔다. 아이에게 아픈 상처를 준 곳이었지만 양리 부모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라 어쩔 수 없이 일터로 돌아갔다. 오히려 양리의 간호로 어려워진 살림을 메우고자 추가근무를 할 만큼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양리가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피부가 땅기면서 제대로 걷지도, 양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했다. 이는 자라는 뼈와 달리 피부가 성장을 멈춰서 생기는 현상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양리의 소원이 ‘잠을 제대로 자는 것’이 됐을 만큼 아이는 고통스러워했다.
◇ 양리, 무료 수술 대상자로 선정돼 한국행
양리네 가족을 안타깝게 여기는 주민들이 늘면서 차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이 소식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중국지사 관계자에게 전해져 양리는 한국에서 무료로 수술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체류비와 항공료를 지원하고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인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이 치료를, 화상환자 후원 사회복지법인인 한림화상재단이 치료비를 후원하기로 한 사업에서 양리가 선정된 것이다.
이종욱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의 진찰 결과 양리는 화상 후유증으로 인한 전신 구축으로 진단됐다. 정밀 검사 끝에 2월 20일 수술이 진행, 수술명은 피부의 흉터병태 및 섬유증이었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장난을 치던 양리도 수술의 통증은 참기 어려웠는지 고통스러워했다. 하지만 이 순간을 이겨내야 똑바로 걷고 잠을 잘 수 있다는 생각에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묵묵히 이겨냈다.
수술결과도 성공적이었다. 땅기던 피부는 아이의 성장에 맞춰 자리를 잡았고 양리의 얼굴에는 웃음이 다시 찾아왔다. 현재 양리는 물리치료실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 지난 2009년부터 저소득 국가 무료 화상진료 지원

한림화상재단은 2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포털사이트 다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지난해 12월 3일부터 28일까지 누리꾼들에게 양리의 사연을 소개하고 SNS 퍼가기, 희망댓글달기, 지식마일리지 등을 통한 모금활동을 펼쳤다. 또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으로 2500여만 원을 모아 양리의 수술비로 사용했다.
이종욱 교수는 “현재 수술을 통해 구축 정도를 완화시켜 걷거나 양팔을 올리는 데 문제가 없지만 소아 화상의 특성상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춰 피부를 늘려주는 이식수술이 필요하기에 양리의 경우 몇 차례의 수술을 더 받아야 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리와 같이 현지 의료기술의 한계와 치료 어려움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저소득국가 화상환자를 위해 지속적으로 무료진료를 펴고 국내로 초청해 수술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회복 중인 양리는 이달 28일 중국으로 돌아간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은 화상 치료 후 나타날 수 있는 가려움증을 완화시키는 치료제 등 약제 일부를 양리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한편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과 한림화상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필리핀, 인도네시아, 몽골 등 아시아 저소득국가를 찾아 무료 화상진료를 편 데 이어 지금까지 약 10여 명의 환자를 초청해 수술을 실시했다. 또한 오는 6월과 12월에는 몽골과 필리핀을 찾아 화상환자를 위한 무료진료를 전개할 방침이다.
Copyright ⓒ 베이비뉴스 ·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2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email protected]
미*2013.03.27 18:28
너무나 마음이 아프네요...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너무 기
엔*맘2013.03.12 23:27
아이가 무사하게 완쾌되서 중국으로 돌아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