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잠 못 이루는 밤... "'자율신경실조증'도 함께 다뤄야"
불면증 방치하면 뇌신경계와 자율신경계 자극... 신체적 이상 없음에도 이상반응 발현
영화 '인셉션' '다크나이트'로 유명한 천재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2002년 작품 '인썸니아(insomenia)'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알파치노는 심한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형사 도머역을 맡았다. 알파치노가 연기한 도머는 극중에서 심각한 불면증으로 일주일간 잠을 못 자 환영을 볼 정도로 고통받는다. 인썸니아의 우리말 뜻은 바로 '불면증'이다.
실제로 수면은 다양한 면역기능 수치에 영향을 주고 감염의 위험도에도 크게 관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시간이 짧거나 수면장애로 인해 수면 부족이 장기간 지속되면 만성 전신 염증반응을 동반하는 당뇨병, 동맥경화증, 신경퇴행성 질환 등으로 발전할 수 있고, 또한 각종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도 약 2~3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빠서 잠을 못 자는 건 불면증이 아니고, 충분히 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 자는 게 불면증이다. 누워서 30분 이상 지나도 잠이 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하룻밤에 5회 이상 자주 깬다든지, 너무 일찍 잠을 깨는 경우, 충분히 잤는데 계속 졸린 경우 등을 모두 불면증이라 부른다.
뇌에서는 수면과 각성의 상태를 조절한다. 불면증은 뇌에서도 시상, 시상하부, 시교차상핵, 뇌간망상체, 송과체 등이 수면의 기능과 관계돼 있다. 보통 정상적인 수면은 렘수면과 비렘수면 과정이 반복되면서, 하룻밤에 이러한 과정이 4~5번 반복되는 수면주기로 구성된다. 하지만 불면증 환자는 두뇌의 각성상태가 지나쳐 수면을 취해야할 밤에 오히려 교감신경계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부교감신경계의 활동은 감소하는 상태가되면서, 맥박과 체온, 스트레스 호르몬 등의 신체 대사가 증가해 제대로 잠을 잘 수 없게 된다.
불면증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잠자리에 누워서 잠들기까지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입면장애, 잠드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자다가 자주 깨는 수면유지장애, 전체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면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조기각성이다. 수면유지장애의 기준은 자다 깨는 횟수가 5회 이상이거나, 깨고서 다시 잠들지 못할 때다.
개개인의 체질이나 대사상태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 45~55세의 여성이 겪는 것으로 알려진 갱년기불면증 역시 대단히 괴로운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갱년기 불면증은 갱년기가 끝나면서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방치할 경우 노인성불면증으로 번질 확률이 매우 높다. 특별한 이유 없이 증상이 지속된다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갱년기 증상과 원인, 신체적 체질은 모두 차이가 있으므로 개인별 맞춤 처방이 필요하다.
김대억 해아림한의원 대구본점 원장(한방신경정신과 박사)은 “불면증 증상에 해당돼 한방신경정신과를 찾는 환자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불면증의 원인과 불면증 치료법, 갱년기 불면증 치료, 불면증 극복하는 법 등에 대해 문의한다”며 “개인의 체질과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관련 약물로 뇌의 각성을 조절할 경우, 약을 끊고 나면 다시 불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강박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거쳐 개인 맞춤치료로 극복해야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불면증이 심해, 오늘은 얼마나 잘수 있을까? 오늘은 잠을 잘수가 있을까? 미리 당겨서 걱정하는 등 뇌신경계와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자율신경실조증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자율신경계란 내부 장기(internal organ), 평활근(smooth muscle), 샘(gland) 등을 지배하는 우리 몸의 신경계를 일컫는 말이다. 자율신경계는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율적으로 작동하여 호흡, 소화, 순환 등을 조절한다. 심장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내 의지로 심장박동을 빨리 뛰게 하거나 느리게 뛰게 할 수 없으며, 내가 처한 그 상황에 맞추어 심장 박동 수를 알아서 조절하는 것이 자율신경계의 역할인 것이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서로 길항 작용하며 인체의 균형을 유지한다. 즉,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작용한 뒤에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교감신경이 과하게 항진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균형이 깨지면 자율신경과민상태가 되고, 그렇게 되면 교감신경이 과항진해 밥을 먹고 잠을 자야 하는 편안한 상황에서도 긴장되고 예민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오면 검사상 아무 이상이 없어도 긴장하고 예민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소화불량, 호흡곤란, 손발저림, 어지럼증, 두통 등의 증상을 평상 시에도 만들어낸다. 따라서 불면증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증상과 원인 파악 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김대억 원장은 “불면증을 포함한 수면장애의 증상들은 뇌신경적 원인에 기인하므로, 덩달아 불안장애, 우울증, 자율신경실조증 등의 신경정신과적 질환들을 동반하기 쉽다”며 “수면과 각성에 대한 수면장애의 원인뿐만 아니라 동반되는 질환도 함께 체크해보고 환자의 체질이나 병력, 성별, 나이 등을 고려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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