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부에 무게감 실으려면 중량감 있는 초대 장관에 정책, 예산 권한 부여해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인구전담부처 설치의 쟁점과 과제 주제로 '제3차 미래인구포럼' 개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사장 정운찬, 원장 이인실·이하 한미연)은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원장 김준기)과 함께 24일 오후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제3차 미래인구포럼’을 개최했다.
고영준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는 ‘인구전담부처 설치의 쟁점과 과제’라는 주제 발표에서 “현행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의 역할 개선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정부 개편안이 왜 그런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인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기획·예산 문제는 기획재정부가 하고 있고, 국무총리실 역시 정책조정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조직을 설립하는 것이 기존 조직의 역할이나 역량을 뛰어넘을 무언가를 만들어 낼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 조직 개편을 둘러싸고 노인, 청년, 이민 등 다양한 영역이 독립적인 조직으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이를 인구정책 전담 부처만의 고유 업무 영역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고 교수는 “해외 주요국의 인구정책 추진 체계와 조직은 전담 부처와 같은 특정 형태로만 나타나지 않고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며 “정책의 책임성을 확보하고, 현장 중심의 연계를 추구하는 각자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 교수는 “정책 범위가 저출산, 고령화를 넘어 지방소멸, 이민 등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인구 전담 부처의 정책적 영역을 확실하게 설정해야 정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호성, 공백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신설 조직에 정책수립·총괄·조정 기능만을 부여할 것인지, 아니면 개별 정책의 집행 기능을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인구 전담 부처를 중심으로 한 인구정책의 효과적인 추진과 집행을 위해서는 관련 법률과 제도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현행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은 협업의 책무성 확보 규정이 부재한 만큼 정책 심의 기구의 위상 변화와 예산 사전심의권 부여에 따른 사업의 대략적인 범위 등이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최종찬 건전재정포럼 공동대표는 “오늘날 저출산 문제는 정부 내 컨트롤타워의 미약한 점이 중요한 원인의 하나”라며 “인구정책의 우선 순위를 높이는 점에서 인구부 신설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공동대표는 “초대 인구부 장관은 중량감 있고 적극적인 인사가 되어야 한다”며 “인구부는 인구 관련 정책의 조정과 예산 사전심의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공동대표는 “특히 대통령 주재 인구정책심의회와 매년 인구정책 평가 회의를 통해 각 부처를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희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방향에 대해 “사회·문화 장관회의 등을 통해 인구·사회·문화정책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한다”며 “출산·아동·노인은 복지부, 일·가정 양립은 고용부와 여성부, 가족·청소년은 여성부 등으로 구체적 정책과 사업은 기존 부처가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김 정책관은 각 부처의 주요 이관 기능에 대해 “복지부는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및 법령 등을, 기재부는 인구 관련 중장기 국가 발전 전략을 이관한다”며 “저출생, 고령사회, 인력·외국인 등 부분별 전략 기획 기능을 신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 사전심의에 대해 “일·가정 양립, 양육·돌봄, 주거 등 저출생 사업 예산 사전배분 및 조정 기능도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정부는 인구전략기획부에 인구정책 관련 예산의 사전 심의권을 부여할 계획이지만 국가 예산에 대한 편성 권한은 기재부가 갖고 있어 절차상 사전 심의권을 부여한다고 해도 여러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예를 들어 당장 일?가정 양립 강화를 위해 수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해서 기재부가 쉽게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적했다.
홍 교수는 “결국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설되더라도 핵심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저출생 대응 특별회계 또는 기금 신설이 필요하고 인구위기대응 기본법 개정안에 관련 조항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현재 인구정책 연구는 온갖 군데로 나뉘어 있어 체계적인 연구와 평가가 불가능하다”며 “연구 기능 강화를 위해 국가인구연구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대한민국은 ‘인구 싱크홀’에 빠져 있는 국가비상사태인데 여야 구분이 어디 있느냐”며 “여야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서 인구부 설치 관련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인구 문제는 정부의 힘만으로 불가능하고 국회, 기업, 단체 등 사회 전체가 한마음으로 나서야 한다”며 “여?야?정협의체 등 저출산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원장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제5조)을 보면 출산을 국민의 책무라고 명시했다”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인간이 가지는 행복인데, 권리로 보전을 해야지 어떻게 책임을 다하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원장은 “독일은 부모 시간(Elternzeit)을 직원 권리로 보장하면서 아빠 육아휴직 의무·할당제를 도입해 출산율을 높인 사례가 있다”며 “인구위기대응기본법은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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