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아저씨가 올 때까지 몇 번씩 계속 누르라고 했지요?”
“30번이요!”
“배를 누르는 게 아니라 양쪽 젖꼭지 사이의 가슴을 소방관이 올 때까지 계속 30번씩 누르는 거에요.”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의광장에서 열린 ‘Safe Seoul(세이프서울) 서울 안전체험한마당’. 엄마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김지민(6, 가명) 양이 한국적십자사가 마련한 ‘심폐소생술, 소중한 생명의 천사’ 부스에서 응급상황 시 심폐소생술을 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쓰러진 친구를 먼저 흔들어 깨운 뒤 의식이 없으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두 손을 양쪽 젖꼭지 부위를 잇는 선의 정 중앙에 놓고 양쪽 어깨 힘을 이용해 30회 씩 눌러주는 방법이다.
지민 양은 처음 해보는 응급처치법이 신기한 지 안내자의 말에 맞춰 체험 인형의 어깨를 흔들며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엄마 조은진(36, 서울 강동구) 씨는 “인터넷을 보고 아이와 함께 오게 됐다. 소방호스 체험 등 아이가 체험할 만한 괜찮은 것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관악소방서가 마련한 ‘안전이와 조심이의 안전여행, 인형극’ 부스 안에는 유치원에서 단체로 나온 아이들이 인형극에 몰두하느라 여념이 없다. 인형극에 등장하는 소방관이 “불이 났을 때는 몇 번으로 신고하죠?”라고 묻자 아이들은 “119요!”라며 자신 있게 대답한다. “몸에 불이 붙으면 어떻게 하죠?”라고 재차 묻자 아이들은 “떼굴떼굴 뒹굴어요”라며 몸으로 직접 흉내를 내기도 한다.
올해로 7회째 열리는 세이프서울 안전체험한마당은 서울특별시와 삼성화재 주최로 아이들의 조기 안전교육을 위해 진행하는 종합안전교육 체험 및 축제다. 미취학어린이를 비롯해 초·중등학생, 학부모, 선생님들이 함께 안전을 주제로 보고 듣고 만지고 배울 수 있는 82가지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세이프서울 안전체험한마당에서는 화재안전, 재난안전, 교통안전은 물론, 가스, 승강기, 전기 등의 생활안전과 소방과학, 지진체험, 가상음주체험 등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체험교육을 위해 60여개의 안전관련 기관 및 NGO 단체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소방관, 자원봉사자, 안전 전문가 등이 참여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무대에는 마술공연과 비보이공연, 태권도 공연 등이 펼쳐지기도 한다. 행사장에 마련된 많은 체험들 중 5개의 체험을 완료하고 도장을 찍은 아이에게는 안전체험교육 이수증명서도 발급된다.
이날 세이프서울 안전체험한마당 행사장은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단체로 오거나 부모들과 함께 온 아이들로 북적거렸다. 두 아이와 함께 지진체험인 ‘땅이 흔들려요, 도와주세요’를 체험한 정수현(38, 서울시 관악구) 씨는 “쉬는 날이라 일찍 집에서 나왔는데 아이들과 웃으면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좋다”며 “잠깐이라도 체험한 것들이 실제 상황에서도 아이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상음주체험을 위해 특수 고글을 쓴 김희민(7, 가명) 군은 “정말 어지러워요”라며 제대로 걸어가지 못했다. 가상음주체험은 음주를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특수고글을 낀 상태로 과녁판에 공을 던지는 체험이다. 아이들이 직접 음주체험을 통해 부모님이 음주운전을 하면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것. 체험을 마친 희민 군은 “술먹고 운전하면 안돼요. 아빠한테 술 먹고 운전하지 말라고 말할래요”라며 큰소리로 다짐을 전했다.
세이프서울 안전체험한마당은 1일부터 오는 3일(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까지 3일간 여의도공원 문화의 광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