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 동의 없이 계좌조회?"... 국세청 5년 새 '몰래조회' 60%↑
진성준 의원, "무분별한 일괄조회 남용, 개인정부 침해"
정부가 납세자 동의 없이 계좌를 조회한 사례가 최근 5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국세청으로 제출받은 '2020~2024년 국세청 금융재산 일괄조회 및 개별조회 현황'에 따르면 국세청이 지난해 실시한 일괄조회는 4461건이다. 이는 지난 2020년(2771건)과 비교해 60.9% 늘어난 수치다.
국세청이 금융재산을 조회하는 방법은 개별조회와 일괄조회 두 가지다. 개별조회는 범죄 혐의 등 특수 상황에 놓인 납세자가 이용한 은행·금융사의 특정 시기 거래내역만 조회한다.
일괄조회는 납세대상자가 이용하는 모든 은행과 금융사의 계좌·주식·보험 내역 등을 들여다본다. 세무조사 및 상속·증여세 검증 시 활용되고 있다. 국세청은 신고기간이 지나도 상속·증여세를 물릴 수 있는 부과 제척기간을 기준으로 금융거래내역 등을 살피고 있다.
진성준 의원에 따르면 문제는 국세청 일괄조회가 행정 편의에 따라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금융실명법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원칙적으로 고객 동의 없이는 금융거래 정보를 외부에 제공할 수 없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라 국세청은 납세자 동의 없이도 금융재산에 대한 일괄조회를 진행할 수 있다.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은 개인의 금융재산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허가(영장)이 필요한 반면, 국세청의 일괄조회 요청은 다른 기관의 특별한 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국세청은 "재산가치 상승에 따른 금융재산 등 상속재산의 확인과 고액 자산가 편법증여 검증을 위해 일괄조회가 불가피하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세청 일괄조회 건수가 늘어난 것과 달리 상속세·증여세 세무조사 실적은 오히려 줄거나 평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상속세 추징세액은 1조366억원으로 2023년 1조913억원에 비해 적다. 증여세는 2023년 6215억원 대비 지난해 3724억원으로 줄었다.
진성준 의원은 "행정편의를 위한 무분별한 일괄조회 남용은 국민의 금융정보 자기결정권과 개인정보 침해할 우려가 크다"라고 지적하면서 "국세청은 개별조회 중심의 엄격한 통제 절차 하에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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