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엄마 아빠 같이 쓰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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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엄마가 집에 있지 왜 나와서…" 핀잔에 눈물 펑펑

유모차 끌고도 대중교통 타기 좋은 세상은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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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성인의 몸으로 다닐 때는 불편을 느끼기 어려운 도시의 거리. 하지만 부모가 돼 아기를 데리고 나오는 순간 도시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불편하고, 위험한 장소로 모습을 달리한다. 이러한 교통약자인 아이와, 아이의 발이나 마찬가지인 유모차의 보행권 보장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도로 및 교통시설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뉴시스와 베이비뉴스는 지난 8월부터 공동으로 '유모차는 가고 싶다' 연중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건강한 성인의 몸으로 다닐 때는 불편을 느끼기 어려운 도시의 거리. 하지만 부모가 돼 아기를 데리고 나오는 순간 도시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불편하고, 위험한 장소로 모습을 달리한다. 이러한 교통약자인 아이와, 아이의 발이나 마찬가지인 유모차의 보행권 보장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도로 및 교통시설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뉴시스와 베이비뉴스는 지난 8월부터 공동으로 '유모차는 가고 싶다' 연중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뉴스

 

17개월 된 딸아이 이윤지 양을 키우고 있는 윤경선(37) 씨는 단 한 번도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혼자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본 적이 없다. 그냥 거리를 돌아다닐 때도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 불안할 때가 많은데 버스나 지하철에까지 올라타 불편과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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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로 지하철을 이용해 본 적은 있다. 그런데 지하철 문과 전동차 사이의 거리는 유모차를 밀면서 탈 수 있는 간격이 아니었다. 유모차와 아이를 통째로 들어 옮겨야 했다. 계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윤 씨는 "엘리베이터 찾기가 어려운데다 에스컬레이터는 ‘유모차 진입 금지’라고 쓰여 있었다. 결국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건데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타면 모를까, 혼자 유모차와 아이를 짊어지고 지하철을 타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차를 타지 않고 일반 도로에서 유모차를 밀 때도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윤 씨는 남편 없이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바깥에 나서는 걸 되도록 피하는 편이다.

 

윤 씨는 "1층 가게들도 턱이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 아이와 유모차를 통째로 들어야 할 때가 많은데, 너무 무거워서 간단하게 커피 마시고 빵 사는 것마저도 포기할 때가 많다. 주차장 같은 곳에는 과속방지하려고 땅을 울퉁불퉁하게 해놓는데 유모차 끌고 지나가면 너무 덜컹거려서 이용하기가 어렵다. 힘들어도 아기띠를 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모차는 고사하고 아이를 업고 다니는 것도 어려워 외출을 피했던 이도 있다. 34개월 된 이란성 쌍둥이 장신지 양과 장신정 군을 키우고 있는 소미선(35) 씨다. 지금은 아이들이 걷는 게 조금 익숙해져 외출이 편해졌지만 아이들이 더 어렸을 땐 외출하려면 앞뒤로 아이를 메다시피 하고 나와야 했기 때문에 여간 어려움을 겪은 게 아니었다. 한 번은 어쩔 수 없이 쌍둥이 유모차를 끌고 버스를 탈 일이 있었는데, "집에 있지 왜 나왔냐"는 버스 기사의 핀잔을 듣고 그 이후로 다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게 됐다.

 

소 씨는 "쌍둥이 유모차는 어딜 가도 난관에 부딪힌다. 문이나 길, 계단이 1인용 폭으로 된 곳이 많아 아예 지나가지 못하는 곳도 있다. 대중교통은 아예 포기했고 가까운 곳에 외출을 가더라도 통로가 좁아서 아이를 안고 다니는 편이 나은 경우가 많아서 유모차 이용은 되도록 안 하려고 한다"며 불편함을 털어놨다.

 

20개월 된 딸아이 정세아 양을 키우는 남인화(32) 씨는 유모차를 이용해 외출을 자주 하는 편이다. 버스에서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곤란을 겪는 아이 엄마를 한 번 본 적이 있어 유모차를 갖고 버스를 타 본 적은 없다. 지하철은 계단이 많긴 해도 안 쪽 공간이 넉넉한 편이어서 가끔 이용하곤 한다. 하지만 유모차를 끌고 나갔다가 마음이 덜컹한 순간을 종종 겪는다.

 

남 씨는 "붐비지 않는 시간에 홍대 같은 시내에 나가면 차와 사람이 함께 다니는 길이 많아 조마조마할 때가 있다. 뒤에서 자동차 경적을 울리면서 비키라는 차들이 있는데, 일반 성인이야 재빠르게 옆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있을 땐 민첩하게 비킬 수가 없다. 다 같이 이용하는 도로, 시설인데 모든 게 일반 성인 기준으로만 만들어져 있고 아이 엄마는 그게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교통약자로서의 불리한 상황을 전했다.

 

과연 이것이 엄마들만 겪는 불편일까. 아빠들은 이런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14개월 된 아들 태윤 군의 아버지인 김선국(38) 씨는 "대중교통에서 유모차를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여건이 열악한 걸 알고 있으니 자가용으로 이동할 때가 아니면 유모차를 아예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내도 외출 시 거의 유모차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김 씨는 "집이 종암동인데 지하철을 타려면 안암역까지 가야 하지만 유모차를 끌고 몇 십 분을 걸을 수 없으니 버스를 타야 하는데 엄두가 안 난다. 그리고 안암역 엘리베이터나 계단 시설이 현실적으로 유모차가 편하게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잘 돼 있지도 않다. 그러니 유모차 쓸 일이 있을 땐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주말에 유아박람회나 공원에도 자주 가는데 이동할 때도 유모차는 차에 두고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다닌다. 사람들이 유모차에 부주의하기도 하고 우리 부부도 이편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건강한 성인의 몸으로 다닐 때는 불편을 느끼기 어려운 도시의 거리. 하지만 부모가 돼 아기를 데리고 나오는 순간 도시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불편하고, 위험하고, 때로는 폭력적인 장소로 모습을 달리한다.

 

이러한 교통약자인 아이와, 아이의 발이나 마찬가지인 유모차의 보행권 보장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도로 및 교통시설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뉴시스(대표 이종승)와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는 지난 8월부터 공동으로 '유모차는 가고 싶다' 연중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에서는 서포터즈와 영유아를 비롯한 시민 3000여 명이 모여 아이를 위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약속하는 '유모차는 가고 싶다' 소망식을 가졌다.

 

이날 '유모차는 가고 싶다' 서포터즈 대표로 김정아 씨는 "유모차 이용자뿐만 아니라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다닐 수 있도록 장애물 없는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포터즈 소망식에 참여해 "시장이 되기 전에는 늘 뚜벅이였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는 버스도, 지하철도, 택시도 이용하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유모차를 포함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저상버스를 도입하고 지하철 역사 안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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