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어린이들이 직접 요구해 개정된 어린이제품 안전 관련 법률의 시행을 앞두고 하위법령의 안전기준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가 산업통상자원부가 입법예고한 시행규칙 개정안이 교실 내 칠판과 게시판만 대상으로 정하면서 법 개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교구·비품 전반으로 안전기준 특례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선 것.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은 지난달 30일 논평을 내고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2025년 5월 어린이날을 앞두고 ‘유자학교(유해물질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초등학생 160여 명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장철민 국회의원을 초청해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 개정 관련 특별수업을 진행했다.
당시 학생들은 교실 내 교구·비품에서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된 사실을 알리고 안전기준 강화와 적용 대상 확대를 요구했다. 이후 교실 내 교구를 어린이제품 수준으로 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됐으며, 2025년 12월 2일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 법률은 오는 12월 3일 시행될 예정이다.
시민사회는 법 개정 자체에 대해서는 어린이들의 요구가 제도 변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환영하면서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9월 7일 입법예고한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에 따르면 개정안은 교실 내 여러 제품 가운데 칠판과 게시판을 안전기준 특례 적용 대상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체는 실제 교실에는 칠판과 게시판 외에도 단차방지용 모서리 보호대, 걸레받이, 블라인드, 책장, 교사용 가구, 액자 등 다양한 제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들 제품 가운데 유해물질 안전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제품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단체가 제시한 초등학교 내장재 유해물질 조사 결과에서는 교실문 단차 방지용 모서리 마감재에서 PVC와 납, 카드뮴 등이 검출됐다.
2026년 6월부터 8월까지 서울·수원·울산·전주·제천 등에서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XRF)를 이용해 비파괴검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 내장재에서 PVC가 확인됐으며 일부 제품에서는 납이 최대 9995ppm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뮴도 일부 제품에서 검출됐다.
단체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교실 내 유해화학물질 노출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은 산업통상자원부에 교구 안전기준 특례 적용 대상을 교실 내 전체 교구·비품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는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사용 중인 교구·비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유해화학물질이 사용된 제품에 대한 교체 계획과 예산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단체는 “유해화학물질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교육부와 협력해 교실 내 실제 노출원을 전면 파악하고, 관리 대상 유해물질과 엄격한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12월 시행되는 법이 신규 시설 중심으로 적용된다면 기존 교실의 아이들은 여전히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며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구·비품의 유해성 여부를 조사하고 위험도가 높은 학교부터 시설 개선 및 교체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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