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얼굴에선 웃음이 시종일관 떠나지 않았다. 자신감과 연륜이 묻어났다. 아기와 엄마가 사용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기 때문이었을까. 한 기업의 대표와 아버지의 모습이 동시에 떠올랐다.
유아용품 전문기업 아벤트코리아의 양재현 대표(사진)는 8년 동안 회사를 맡아오면서 매출을 약 4배, 영업이익은 2배가량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육아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아벤트코리아를 누구나 한번쯤은 사용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킨 것.
4일 양 대표는 "대한민국 어느 곳에 가든 아기와 엄마가 안전하고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제품을 개발, 판매하는 데 주력한다"면서 "단순히 제품을 유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편리함과 이익을 제공하는 마케팅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LG생활건강 마케팅 임원으로 마케팅·영업·생산 등 회사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베테랑이다. 아벤트코리아는 지난 1994년 창립, 수입 수유 용품을 유통하던 것에서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는 '쏭레브' '스킨베리나뛰르' '마이비' 등의 자체 개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수입 유아용품을 유통하며 대한민국 대표 임신·육아용품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양 대표가 부임한 2005년 당시 100억원대였던 아벤트코리아의 매출액은 지난해 375억원으로 늘었다. 이익률도 2.5%에서 5.2%로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새로운 틈새시장(니치마켓) 공략이 양 대표가 말하는 성공 전략이다. 바로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최초로 임산부 전용 스킨케어 브랜드인 '쏭레브'를 론칭한 것. 임산부들의 고민인 색소침착, 튼 살 등을 개선해주며 태아와 산모에게 안전한 성분만을 사용하는 제품이다.
양 대표는 "임산부는 왜 화장을 하지 않을까, 의아했다"면서 "내부 직원들까지 반대가 심했지만 임신을 하면 기미, 잡티가 많이 생겨 오히려 미백 화장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태아에게 영향을 줄까봐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가장 순수한 원료들만을 선택하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쏭레브는 출시 이후 임산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는 아벤트코리아의 효자 브랜드가 됐다. 이를 계기로 2009년에도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베리나뛰르'를 탄생시켰다. 프랑스 유명 인증기관의 유기농제품 관련 '에코서트(ECOCERT)' 인증도 받았다. 양 대표는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임신·육아용품 시장의 주요 소비층의 생활과 구매 성향을 정확히 분석해 판매 경로에도 변화를 줬다.
온라인 쇼핑몰이 급성장하던 2005~2007년, 20~30대 여성들이 온라인 쇼핑이 친숙하다는 점을 파악해 온라인 유통망을 확장했다.
또 2009년엔 자체 온라인 커뮤니티 '맘스라운지'를 개설해 현재 2만5000여명의 회원이 의견을 나누는 공간으로 발전시켰다. 최근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홍콩·러시아 등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양 대표는 한국시장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한국 엄마들에게 통하면 전 세계에서 통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세계 최고 품질의 제품으로 국내에서 인정을 받아 해외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가 경영에서 강조하는 또 하나는 '사람'이다. 뛰어난 개인이 있어야 이들이 모인 기업도 성장한다는 것. 그는 "회사가 자리잡힌 뒤 150% 성과급 지급과 함께 전 직원과 일본, 중국 해외여행을 다녀왔을 때 가장 뿌듯했다"며 "등산, 래프팅 등 직원들과 스킨십 자리를 갖고 서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아벤트코리아의 높았던 이직률이 현저하게 낮아져 현재는 안정기로 접어든 상태다.
양 대표는 작은 회사지만 강하고 내실 있는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2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해 유아동 전문업계의 히든챔피온(강소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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