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생후 3개월 때부터 소아과 병원을 안방처럼 드나들어야 했던 김지훈(가명) 군. 김 군은 온몸에 심한 태열을 앓은 뒤 만성 감기 환자가 됐고, 5살 때부터는 알레르기 비염까지 달고 다니게 됐다. 성인도 아닌 아이의 체력으로 수시로 흐르는 콧물, 눈물, 재채기 등에 오랫동안 시달려왔고, 집진드기와 집먼지가 비염의 원인이 됐다는 병원 결과에 따라 약물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처음에는 증상이 조금 나아지다가 계속된 재발로 별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 김 군은 이러다가 평생 병원에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마저 들게 됐다.
이처럼 아이들의 코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 특히 코나 콧속의 점막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외부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의 코는 어른의 신체보다도 방어능력이 약해 각종 알레르기 질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신간 '명의가 가르쳐주는 코 알레르기 치료법'(김남선 저, 중앙생활사, 2013)을 저술한 저자는 지난 40년간 코 알레르기 환자 35만 명을 직접 진료하고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코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코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건강한 다른 아이보다 성장 발육이 늦다. 코가 늘 막혀 있으니 냄새를 잘 맡지 못하게 되고 입맛이 없어 밥도 잘 먹지 않게 되기 때문. 그래서 코 알레르기가 있으면 대게 영양 상태가 좋지 않거나 몸이 약해진다. 또 목소리가 코맹맹이 소리로 답답하게 들릴 뿐 아니라 체격도 왜소해지기 쉬우며, 이에 대한 콤플렉스로 성격까지 어두워지기 쉽다.
만약 코 알레르기가 몇 년씩 지속되다 보면 아이는 코로 숨을 쉬는 비강 호흡을 못 하고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강 호흡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턱과 입이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오게 된다. 또 치열이 고르지 못하게 되고 들쭉날쭉 나온 치아로 얼굴형이 이상하게 변형되기 쉽다.
코 알레르기 가운데 가장 흔한 병인 ‘알레르기 비염’은 아이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코막힘의 정도는 그리 심할 것이 없지만 문제는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들이 기관지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아이가 7세 이하라면 콧물이나 재채기 증상 이외에도 알레르기 비염인지 판별하는 단서가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는 대체로 눈 밑이 검고 푸른색을 띠고 있다. 코를 자꾸 씰룩거리거나 콧구멍을 후비고, 코를 건드리기만 해도 코피가 자주 나온다.
또 눈이나 귀가 가렵다며 자꾸 손을 대고 참지 못해 비비기도 한다. 정서적으로는 한 가지 일에 잘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태도를 보인다.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므로 잘 때나 평소에도 입을 벌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알레르기 비염이 오래되면 염증이 코 주위에 있는 부비동으로 번지고 이곳에 고름이 생겨 만성 축농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책은 사상체질에 따른 알레르기 비염 치료법 외에도 코 질환과 알레르기 질환을 다스리는데 효과적인 한방요법과 민간요법 그리고 향기요법이 상세히 소개돼 있어 코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은 물론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