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국고보조율 최소 70%이상 적당”
배인명 교수 “국고보조 지원필요 없는 사업은 정리해야”
영유아보육료 지원사업의 현 국고보조율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며 기준보조율을 최소한 70% 이상의 수준까지는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2층 제2세미나실에서 마련한 ‘복지사업의 국고보조금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배인명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 겸 한국지방재정학회장은 영유아 보육료 지원사업과 기초연금을 중심으로 한 주제발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배 교수는 “복지서비스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재정부담도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의 재정부담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복지지출 비중의 증가 속도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에 차이를 보였다. 중앙정부의 경우 총 세출대비 복지지출의 비중은 2005년 23.7%에서 2013년 28.4%로 4.7%p 증가한 반면,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지출 비중은 2005년 12.0%에서 24.2%로 무려 12.2%p 증가해 그 속도가 매우 빠름을 알 수 있다.
특히 자치구의 경우는 사회복지비 증가에 따른 재정적인 압박 정도가 더 심각하다. 2011년 기초자치단체의 세출에서 사회복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시 21.5%, 군 15.6%, 자치구 40.0%로 나타났다.
배 교수는 지방비 부담을 조건으로 하고 있는 국고보조금사업에 대한 지방비 부담의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2008년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지방부담금은 12조 6000억 원으로 국고보조금사업의 36.0%를 차지했으나, 2013년에는 그 규모가 22조 7000억 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고, 국고보조금사업에 대한 비중도 40%까지 늘어났다. 반면 국고보조금사업 중 중앙정부의 부담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64.0%에서 60%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더욱 어렵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적되는 것이 영유아 보육료 확대다. 지난해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게만 주던 0~2세아 보육료를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전액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2013년부터는 이를 확대해 5세 이하까지 전액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무상보육 정책의 확대는 중앙정부 뿐 아니라 영유아 보육료의 상당 부분을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영유아보육료 지원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은 서울 20%, 지방 50% 수준이며 정부는 내년부터 각각 10%p씩 인상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영유아보육료 지원사업의 국고보조율을 서울과 지방 각각 20%p씩 인상하는 내용의 국회 계류안(영유아보육법 개정안)과 정부의 새로운 안에는 인상률에 차이가 있어 지방자치단체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배 교수는 “이러한 기준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며 기준보조율을 최소한 70% 이상의 수준까지는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기초연금사업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영유아보육료 지원사업은 저출산 고령화 등과 같은 사회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기반투자사업의 성격을 띠며 전국적으로 형평성 원칙이 적용되는 사업”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동사무로 분류한다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의 재량권이 거의 없는 사업이므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국고보조율이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복지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중앙과 지방간의 재원을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국고보조사업 재검토해 과감한 정리 필요
배 교수는 “영유아 보육료 지원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복지서비스의 국고보조율을 상향조정하는 경우 중앙정부 역시 큰 재정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복지뿐 아니라 모든 국고보조사업에 대해 지원의 필요성이 낮은 국고보조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국고보조사업 중 외부효과가 낮거나 성과가 없는 사업, 혹은 사업의 목적을 이미 달성했거나 지방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사업 등을 국고보조사업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정리를 통해 선택과 집중이 이루어진다면 중앙정부는 추가적인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체적인 국고보조사업의 효과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배 교수의 설명이다.
◇ 사회복지포괄보조금제도 도입
사회복지포괄보조금제도의 도입을 고려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즉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이 동일한 서비스를 할 필요가 없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선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복지서비스의 경우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자율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포괄보조금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괄보조금이란, 광범위하게 설정된 기능을 수행하도록 중앙정부가 법정공식에 의해 보조금을 배분하고 그 기능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에 대한 선택은 지방정부의 자율에 맡기는 형태의 보조금을 말한다.
배 교수는 “사회복지포괄보조금제도는 지방정부의 자율성 확대를 통해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이루는데 공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앙정부가 복지서비스에 대한 재정적 책임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분권교부세의 경험에 비추어 사회복지포괄보조금 사업의 선정과 운영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 중앙과 지방간 복지서비스 사무와 재정책임 구분
특히 배 교수는 복지사업을 재분류해 중앙과 지방간 복지서비스에 대한 사무와 재정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중앙이 해결해야 하는 사업들은 중앙이 재정적인 책임을 지고, 지방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업들은 지방의 책임 하에 공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정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복지재정과 관련된 중앙과 지방간의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염려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좋은 기준이나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정책이라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중앙과 지방 간 허심탄회한 논의와 합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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