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적출 산모 남편이 의사 협박하고 보상금 요구
산부인과의사회 "안심하고 분만할 수 있는 환경 필요"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서울 송파구 A산부인과의원에서 둘째를 분만한 Y 씨. 하지만 분만 과정에서 출혈이 있었고 자궁무기력증으로 인해 지혈이 쉽지 않아 즉시 인근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겼다. 당시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긴 Y 씨는 지혈이 되지 않아 결국 보호자의 동의하에 자궁을 적출했으며 5일 만에 퇴원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산모가 퇴원하고 3일 뒤 남편인 K 씨가 A산부인과의원 과실로 부인이 자궁적출수술을 받게 됐다고 주장하며 보상금으로 5억 원을 요구한 것.
해당 산부인과 원장은 지난달 25일 K 씨를 만나 객관성과 전문성을 갖춘 제3의 기관에게 이번 사건을 의뢰해 의사의 과실이 있다고 하면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K 씨는 원장의 제안을 거절하고 즉시 5억 원을 지급하라고 재촉했다. 지난 11일 오후 1시께 K 씨는 A산부인과의원에 군복 등을 입은 남자 20여 명을 동원해 “이 의원에서 사람을 죽였다”고 난동을 부르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환자 차량 진입이 어렵도록 A산부인과의원 주차장을 본인들의 차량으로 봉쇄하고 원장을 찾아가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병원에 불을 지르겠다”, “고의로 차 사고를 내어 죽이겠다”라는 협박도 서슴치 않았다.
현재 A산부인과의원은 청와대 신문고에 이 같은 사실을 탄원하고 송파구 경찰서에 협박죄와 병원 난동행위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는 "분만 병원 내 난동행위는 분만실을 운영하는 산부인과 의사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 만큼 사건의 객관적 조사와 난동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는 “의료사고라며 병원에서 폭행이나 난동 등을 부리거나 협박하면 쉽게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더 이상 통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병원 내 난동행위는 주거침입죄, 퇴거불응죄, 폭행죄, 손괴죄, 업무방해죄, 명예훼손 죄 등으로 현행 법규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며 “분만 산부인과 의사들이 안심하고 분만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는 ‘의료인 폭행방지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의료인 폭행 시 5년 이하의 징역,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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