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업계 각종 ‘밀어내기’ 금지, 모범거래기준 제정
앞으로 유제품 업계에서 각종 '밀어내기'(강제할당)가 금지된다. 또 업체 마음대로 주문시스템을 변경해서도 안 되고 대리점에게 판매전용카드 등 대금결제방식도 강요하는 것 역시 제한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제품 업체의 대리점에 대한 거래상지위 남용 방지를 위해 이런 내용의 모범거래기준을 제정, 배포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는 "남양유업에 대해 과징금 124억원을 부과하는 등 엄중 제재했으나 특정 사업자를 한 차례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업계 전체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유제품 업계는 제품의 짧은 유통기한으로 밀어내기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반면 대리점은 영세하기 때문에 불공정행위 재발 개연성이 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011년 기준 유제품 시장 규모는 5조143억원이며 남양유업, 서울우유, 매일유업, 한국야쿠르트 등 4개 사업자가 전체 시장의 약 77%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거래기준은 우선 제품의 강제할당·공급을 금지했다. 유통기간이 절반밖에 남지 않는 등 정상적인 판매가 어려움 제품이나 대리점이 주문하지 않은 제품, 판매가 부진한 비인기 제품, 신제품 등을 우월적 지위로 강제 할당하지 못하게 했다.
다만 멸균우유, 치즈, 버터, 생크림, 분유 등 유통기간이 수개월에서 1년이 넘는 제품은 잔여 유통기간의 50% 이상이 경과했을지라도 정상적인 판매가 가능하므로 예외로 인정했다.
거래기준은 대리점 내부 주문내역에서 업체가 자기 마름대로 종류, 수량 등을 변경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러나 대리점이 직접 주문을 변경하기 어려운 경우 대리점 동의를 얻어 주문내역을 바꿀 수 있다. 이때는 변경 주체, 일시, 사유 등을 기록으로 남기고 관련 서류를 5년간 보존해야 한다. 대리점에 원하면 서류를 복사 혹은 열람토록 해줘야 한다.
거래기준은 판매전용카드 등 대금결제방식을 대리점에게 강요해서는 안되며 대리점이 주문·공급량, 대금산정 근거 등을 확인·승인한 뒤 대금지급이 이뤄지도록 결제방식을 관리하게 했다.
판매전용카드란 금융기관이 판매대금 회수를 대행하는 것을 말한다. 판매자가 금융기관과 계약을 체결해 이뤄진다.
거래기준은 제품 판촉 행사비와 판촉사원 인건비를 대리점에게 떠넘기는 행위를 차단했다. 통상적인 거래관행 범위 내에서 서로 협의를 했다면 판촉활동 대상제품, 소요 예상비용 규모, 비용 분담비율 또는 액수 등을 명시하는 경우에선 가능하다.
거래 기준은 유제품 업체로부터 임대받은 물품 또는 장비를 부당하게 대리점에게 높은 가격으로 변상케 하거나 대리점의 거래처, 거래내역, 매출내역, 자금출납내역 등 사업상 비밀 자료를 달라하고 하는 행위를 못하게 했다.
거래기준은 권고적 성격을 갖고 있지만 사업자의 자율합의로 제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준 수범률이 높을 것으로 공정위는 예상하고 있다.
공정위는 본사-대리점 사이의 거래상지위 남용행위 방지를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고시 제정 추진을 검토해 나가고 법위반이 발견되면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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