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박윤 기자】
가끔 부모들 중에 정장제와 지사제를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할 수 있다. 올바르게 말하자면 정장제란 장내 환경을 개선해서 설사나 변비 등의 질환을 완화시키는 약이다. 아기용 정장제도 소화과에서 많이 처방되고 있으므로 정장제가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사람의 뱃속에는 100종류 이상의 장내 세균이 존재하며 100조 개 이상의 몸에 이로운 바이러스와 해로운 균들이 있다. 또 좋은 균이라고도 나쁜 균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종류의 균들도 끊임없이 생멸하며 장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중 장에 이로운 박테리아를 체내에 보충하는 약이 정장제인 것이다.
장내 세균 자체는 소화 흡수를 보조하는 호르몬을 생산하거나 비타민을 합성하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등 여러 가지 작용을 한다. 소아과에서 정장제를 처방하는 목적은 장내 상태를 개선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변비 때 장내에 쌓인 똥을 배변하기 쉽게 하거나 설사 때 묽은 똥이 나오기 어렵게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린이의 경우 설사 때만 처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사제라는 인식이 강한 듯하다. 실제로 아이가 진찰을 받을 때 ‘우리 아이는 설사가 아닌데 정장제를 주는 이유가 뭔가요?’ 하고 묻는 부모도 있다. 그런 경우 예컨대 1주일 정도 변비에 걸려 병원에서 선생님한테 진찰을 받았다는 식으로 그 이유를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작은 아이들 중에는 중이염이나 연쇄상 구균 등 세균이 원인인 감염에 걸렸을 때 항생제가 처방받기도 한다. 때로 이 항생제와 같이 정장제를 처방받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왜일까?
항생제의 목적은 몸에 해로운 박테리아를 퇴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하는 세균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장내에 존재하던 이로운 박테리아까지 제거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장내 세균의 균형이 무너져 버린다. 이것이 원인으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세균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항생제와 함께 정장제를 처방하는 것이다.
항생제로 인한 설사에는 아이에 따라 개인차가 크다. 대부분의 항생제로 인해 설사를 해 버리는 아이도 있고, 특정 항생제에만 반응하는 아이가 있다. 또 전혀 문제가 없는 아이도 있다. 그러므로 모든 아이들이 항생제와 정장제를 함께 처방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장제와 지사제의 차이와 사용 목적을 잘 알아두면 단순 설사와 장내 세균 균형이 무너져 생긴 설사를 구분해서 약을 잘 사용할 수 있다. 급하게 사용해야 할 때 즉시 가려쓸 수 있도록 잘 알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