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가 아동 자살 부추긴다
아동학대가 아동 자살 부추긴다
  • 오진영 기자
  • 승인 2013.12.05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학대피해아동 62명 연구조사 발표

【베이비뉴스 오진영 기자】

 

학대 피해를 입은 아동들은 고통에 대한 내성이 증가해 자살 위험도가 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관장 이창수)은 지난해 강원영동지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로 판정된 학대피해아동 98명 중 62명에 대해 어떠한 정신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강릉율곡병원(원장 임성후)과 공동으로 아동학대 연구조사를 실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반구조화된 진단도구인 K-SADS-PL(한국어판)를 이용해 아동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면담을 시행했다.

 

연구조사를 토대로 학대피해아동의 인권증진을 위한 세미나를 4일 오후 강릉시청 2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강원도의회 곽도영 의원, 관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창우 교수, 강릉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윤은소 소장,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장화정 관장이 패널로 참석, 사회복지 유관기관 관계자 100여 명과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 학대아동 27.4% 17명이 자살사고 경험…3명은 자살시도

 

이번 조사에서 학대피해아동들의 자살에 대한 위험성을 평가한 결과, 전체 대상자의 27.4%인 17명이 자살사고를 갖고 있었다. 이들 중 실제 행동을 취한 경우가 5명, 이 5명 중 자살 시도를 했던 경우도 3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15~24세 청소년의 경우에 자살사고가 8~9%(2012,청소년 통계) 정도이며 통상적으로 10세 미만에서 자살사고의 빈도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상 아동의 평균나이가 약 10세임을 고려할 때, 현재의 자살위험도는 심각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자살을 실행하는데 중요한 심리적 요인으로 ‘사회적 고립감’, ‘죄책감’, ‘고통에 대한 내성’이 지목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고통에 대한 내성’이 자살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동기의 학대경험은 고통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자살위험도를 높인다고 할 수 있다.

 

◇ 학대아동 41.9% 26명이 1가지 이상 정신과 질환 앓아

 

또 조사 대상 아동 중 26명(41.9%)이 1가지 이상의 정신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었는데 일반 인구군에서 동일 연령대 아동의 정신과적 질환 유병율이 8%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피해 아동의 정신과적 질환 유병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의 후유증으로 인한 정신건강의 악화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정신건강문제는 아동의 전반적인 기능수준을 떨어뜨려 학교적응 및 대인관계 적응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동기에 발생빈도가 낮은 우울증이 대상자의 9.7%에서 발견되었는데 아동기에 생긴 우울증은 성인기에 발생한 우울증에 비해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기의 정신건강문제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완화되지 않으면 이후 청소년기, 성인기에 악화되거나 공존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 학대아동 59.7% 37명이 가족력…부모의 알콜중독문제 심각

 

이번 조사를 통해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족구성원들에게서 정신건강의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학대피해아동 62명 중 59.7%인 37명이 1가지 이상의 정신과적 가족력(부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부모가 알콜 사용 장애를 가진 경우가 전체의 50%인 31명이었으며 학대피해 아동들의 발달력 상 특징에서도 16.1%인 10명의 학대피해아동들의 어머니가 임신 중에 알콜을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모의 정신건강문제와 학대발생에 연관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부모의 알콜중독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학대가 아동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매우 심각함을 재확인 했으며 아동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재학대 방지를 위해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지역사회 기관들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아동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 장기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장화정 관장은 “행위자를 비롯한 가족의 기능회복을 위해 아동뿐 아니라 행위자 및 가족에 대한 법적 제도 및 사회적 지원도 절실하다”며 “국회에서 계류 중인 아동학대 관련 특례법이 통과·시행됨으로써 행위자에 대한 신고뿐 아니라 제도개선, 아동보호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친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국민의 관심을 호소했다.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