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옛말에 ‘잠을 잘 자는 것은 보약 중의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잠을 잘 자기만 해도 두뇌와 신경 활동에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어린아이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아이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면 성장과 뇌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코를 골고 입으로 숨을 쉬는 행동을 보인다면 아이의 수면이 방해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 소아 코골이 왜 위험한가?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아이 중 10~12%가량이 코를 골고 이 중 20%가 소아 수면무호흡질환을 갖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아이의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다.
아이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호흡을 하기 위해 뇌가 자꾸 깨어나고 체내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심장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든다. 이러한 증상이 심해지면 코를 골다가 잠시 숨을 멈추거나, 숨을 헐떡이는 등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게 된다.
이종우 숨수면의원 대표원장은 “아이는 호흡이 안 되기 때문에 코를 고는 것이다. 코를 고는 것은 숙면을 방해하고 수면의 질도 떨어뜨린다”며 “코 고는 증상이 지속되면 아이가 부산스럽고 집중력 장애 등의 문제를 보이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의 수면상태를 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평소 아이가 어떻게 자는지 살펴봐야
만약 아이에게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코를 심하게 골거나 항상 입을 벌리고 자고, 평소에 입을 벌리고 있으면서 때로 멍한 모습을 보인다.
잠을 잘 때 바로 누워서 자질 못 하고 배를 대고 엎드려 개구리잠을 자거나 베개를 2~3개씩 쌓아놓고 그 위에서 잔다. 또 잠버릇이 험해서 몸부림을 치거나 자면서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행동도 보인다.
아이가 자꾸 짜증을 부리고 예민하고, 집중도 못 하며 부산한 행동을 자주 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래 아이보다 키가 작으면서 왜소하고 머리가 자주 아프다는 말을 한다.
이종우 원장은 “아이의 호흡이 거칠거나 무호흡이 관찰되고 한두 개의 증상이 겹쳐져 나타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성인과 달리 아이는 한두 개 증상만 있어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 호흡장애 의심된다면 수면검사 고려해야
수면무호흡증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아이가 코를 골기 때문만이 아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아이의 집중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인지능력을 감소시켜 아이의 학습과 뇌발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기도가 좁아져 코로 숨을 쉬기 어려워지니 입을 벌리고 구강호흡을 하게 되는데 구강호흡을 장기간 하면 위턱의 좌우가 좁아지고 앞니가 앞으로 튀어나와 얼굴형이 미워지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가 수면무호흡증을 갖고 있다고 생각이 들면 수면상태를 판별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이 검사는 단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판별할 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의 심한 정도에 따른 치료방법을 정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 만 4~6세가 호흡장애 치료 적기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확진을 받았다면 원인별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만약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만성비부비동염(축농증)이 관찰된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나, 면역(체질개선)치료, 수술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종우 숨수면의원 대표원장은 “편도선과 아데노이드의 비대가 전체 소아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85%를 차지하는 만큼 수술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면서 “아이의 원래 구조를 남기면서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수술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의 특성상 마취를 하면 머리가 나빠진다고 하는데 그냥 뒀을 때 생기는 문제가 더 크다”며 “만 4~6세가 치료 적기지만 연령을 떠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최대한 빨리 수면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