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인 어린이집 보육료 개선돼야”
“비현실적인 어린이집 보육료 개선돼야”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01.15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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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바라본 민간어린이집 보육환경 문제점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민간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이나 직장어린이집보다 많은 수의 아동을 관리하고 있지만 이들보다 턱없이 부족한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보육료 지원으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권형남 한국종합경제연구원 이사장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더불어 행복한 민간어린이집 만들기 사례발표 및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민간어린이집 현실에 맞는 보육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책 토론회는 민간어린이집과 국공립어린이집 간의 구조적 차이를 살펴보고 보육교사 근무환경, 처우개선 등의 문제점을 집중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민간어린이집 보육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날 토론자로 나선 보육관련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봤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더불어 행복한 민간어린이집 만들기 사례발표 및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물가를 반영치 않은 보육료 지원 제도에 대해 성토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더불어 행복한 민간어린이집 만들기 사례발표 및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물가를 반영치 않은 보육료 지원 제도에 대해 성토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 낮은 보육료로 보육서비스 저하 우려

 

김혜금 동남보건대학 보육과 교수는 “지난 1991년 영유아보육법 제정 이후 우리나라 보육사업은 민간어린이집에 의지해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문을 뗐다.

 

김혜금 교수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어린이집을 다니는 영유아 수는 148만 7361명으로 이 중 51.7%가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다. 영유아의 절반이 민간어린이집에서 보육서비스를 받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이 한 명당 정부 지원금은 직장어린이집 272~516만 원, 국공립어린이집은 306만 원인데 반해 민간과 가정어린이집은 126만 원으로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은 낮은 편이다.

 

김 교수는 “현재 보육료 수준은 4년째 동결돼 있어 민간어린이집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저하될 수 있다”며 “표준보육비와 현재의 보육료 수준을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며 유치원교육비와 비교해 표준보육비를 산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민간어린이집 특성 반영된 보육료 책정해야

 

김종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보육정책연구소장 역시 보육료 현실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종필 소장은 “당장은 국가와 지자체, 부모에게 부담이 발생한다 해도 보육료 현실화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종필 소장은 민간어린이집의 구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재무회계규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그 과정에서 민간어린이집의 특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어린이집의 대표자나 원장으로부터 차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에 대해 민간어린이집은 예외로 둬야 한다는 것.

 

또한 보육교직원의 처우개선을 위해 상근대표자, 위생원, 원감 등의 인건비와 초과근무수당 등을 보육료에 포함하고, 급간식비, 입학금, 수업료 등을 보육료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보육료를 무조건 낮게 정하거나 동결하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 최선의 보육정책은 아니다”라면서 “비현실적인 보육료로 인한 어린이집 재정악화는 보육서비스의 질을 하락하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공공성 논리로 적자 운영 강요해선 안 돼

 

아울러 현장에서 뛰고 있는 어린이집 원장들의 이야기도 터져 나왔다. 정길대 부산파랑새어린이집 원장은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려면 보육교사가 행복한 운영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종일 보육시간을 현행 12시간에서 8시간으로, 교사 급여도 월 200만 원 이상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하지만 적정원가에 미달하는 저가 보육료 수입으로는 교사의 급여인상이나 우수 식자재 구매가 어렵다. 그러니 민간어린이집이 정상운영할 수 있도록 표준보육비용을 재산정하고 기준 금액 이상의 보육료 수납도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숙 더크는킨더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과 보육교직원에 대한 일부 왜곡된 언론보도로 지나칠 정도의 규제와 물가를 반영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보육료 기준 등으로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보육료는 2009년 보건복지부에서 책정한 표준보육 단가에 비해 70%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육료 인상폭이 동결상태에 머문다면 민간어린이집 운영은 심각한 불평등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김 원장은 “민간어린이집의 특수성을 반영해 재무회계규칙을 개정하고 행정처분을 위한 지도점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과 보육 활성화를 위한 점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더불어 행복한 민간어린이집 만들기 사례발표 및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300여 명의 보육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더불어 행복한 민간어린이집 만들기 사례발표 및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300여 명의 보육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 학부모 “지원예산에 융통성 부여해야”

 

유일하게 학부모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나온 최정희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 공동대표는 “대부분 부모는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어렵다거나, 만족할 만한 보육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하드웨어적인 문제점을 지적한다. 지금은 시설 자체가 부족하니 다른 욕구가 나오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시설의 부족 못지않게 소프트웨어적인 측면도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정희 대표의 말을 들어보면 문제해결을 위해 민간어린이집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린이집 지원정책 개발에 어린이집 관계자를 참여시켜야 한다. 부족한 지원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선 몇몇 복지담당 공무원에게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뛰고 아이를 돌보는 어린이집 관계자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또한 보육지원 정책을 양 위주에서 질 위주로 변화시켜야 한다. 이는 어린이집 종사자들이 보고업무보다 아이를 돌보고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 지원예산 사용에 융통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말이다.

 

최 대표는 “일부 어린이집 경영자들의 일탈을 우려할 수도 있겠지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학부모나 아이들의 평가를 통해 어느정도 통제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보육정책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무상보육 수혜자의 비율이나 어린이집 숫자와 같은 통계적인 비전이 아닌 우리집과 같은 환경, 부모와 같은 보육교사의 양성 등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정서적이고 소프트웨어적인 목표도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보육료 문제가 이명박 정부 이래로 몇 년간 동결되고 있다. 정부는 겉으로는 보육료 현실화를 외치지만 실제론 보육료의 70~80%만 지급하고 있다. 이는 헌법정신에 반하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무상보육이라 하면 현실적인 보육료를 지원하는 것이 맞다. 현재 보육료 현실화의 법제화를 실현하기 위해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과연 정부가 어떤 입장을 보이는 지 여러분이 감시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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