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의 베란다 보육, 문제 없다고요?"
피해아동 엄마, 관할구청 ‘어린이집 봐주기’ 의혹 제기

“합법적인 유희실로 허가받은 곳도 아닌 어린이집 베란다에서 아이가 혼자 방치돼 손가락이 절단됐는데 어린이집의 중대한 과실이 아니라는 게 말이 되나요?”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피해아동의 엄마 김아무개(36) 씨가 ‘어린이집 봐주기’ 의혹을 제기하며 4일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구청 정문 앞에서 구청의 책임 방기를 규탄하는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출근시간대 영하의 강추위 속에 1인 시위를 한 김 씨는 “유희실로 허가받지도 않은 베란다에서 아이를 보육하다가 사고가 난 것은 100% 예견된 안전사고”라며 “이러한 불법 베란다를 관악구청이 6개월이나 방조했고, 사고가 난 후에도 어린이집 원장과 한통속이 돼 불법 베란다가 아닌 합법적인 유희실이라고 피해자 부모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딸은 20개월이던 당시 지난 2011년 2월 서울 관악구 한 아파트 단지 내 가정어린이집에서 베란다 문에 손가락이 끼어 왼손 네 번째 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해당 어린이집에는 문제의 베란다만 폐쇄조치 됐을 뿐 안전관리 소홀과 관련한 어떠한 행정처분도 내려지지 않았다.
현행 영유아보육법 제46조에는 어린이집의 원장이 업무 수행 중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영유아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관악구청은 손가락 절단 사고를 중대한 과실로 보지 않은 것.
김 씨는 “사고 당시 아이가 보육교사의 돌봄 없이 난방도 들어오지 않고 유희실로 허가받지도 않은 베란다에서 혼자 노는 것을 어린이집에서 방치했다”며 “베란다 문에 손끼임방지장치 조차 안 해 사고가 나 손가락이 절단됐는데도 이게 왜 어린이집의 중대한 과실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해당 어린이집은 사고 발생 후 24시간 내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도 위반하고 5일 만에야 안전 미비 부분을 수리보수 한 후 신고해 진실을 은폐하려 했고, 관악구청은 이를 알면서도 어떠한 행정처분도 내리지 않았다”며 “재조사를 통해 어린이집 원장과 불량 어린이집의 자격을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아이의 사고 후 하던 일도 그만두고 아이 돌보기에 전념하고 있다는 김 씨는 “아이 사고 후 하던 일도 그만두고 바쁘게 살다보니 사고 난 후 구청에서 해당 어린이집에 대해 행정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며 “아무런 행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뒤늦게 알았고, 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재조사조차 어린이집 봐주기 식으로 제대로 하지 않았다. 구청의 거짓말에 너무 화가나 1인 시위까지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김 씨의 1인 시위 소식에 관악구청은 긴급히 김 씨와 담당부서 공무원들과의 대화자리를 마련했다. 구청 측은 “민원인의 안타까운 사연을 잘 수렴하고, 해당 어린이집 원장을 상대로 청문 통지를 보내 내부적인 청문절차를 거쳐 정확하게 재조사한 후 행정처분을 검토하도록 하겠다.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 씨는 어린이집에 대한 구청의 명확한 조사와 행정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릴레이 1인 시위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1인 시위에는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결성된 인터넷 커뮤니티 ‘하늘로 소풍간 아이를 위한 모임’ 회원 2명도 참여해 릴레이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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