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국내 유통되는 화학물질의 종류는 약 2만5000여 종. 우리는 유해 화학물질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어떤 게 얼마나 유해한 지 잘 모르고 있다. 전체 화학물질의 15% 수준에 대한 유해 정보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화학물질 중 취급제한·금지물질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되지만 매년 3~4종에 불과하다. 아직도 많은 화학물질이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자료 없이 사용되는 것이다.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면 엄청난 재앙을 일으킬 수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그러하다. 이제는 우리가 생활 속 유해 화학물질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이는 소비자의 권리 실현을 위해 중요하다. 환경정의와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이 배포하는 ‘생활 속 유해물질 가이드(이하 유해물질가이드)’에서 제시하는 유해 화학물질 12가지를 기억해두자. 이미 생활 속 많은 곳에서 함께 하고 있을지 모른다. ‘유해물질가이드’에서 제시하는 4가지 유해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정리한다.
◇ 정자 수를 감소시키는 ‘비스페놀A’
비스페놀A는 폴리카보네이트라는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된다. 식품포장재·캔·병마개 등의 에폭시 코팅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카드 영수증이나 은행의 순번 대기표처럼 열을 가해 글씨를 나타내는 감열지에도 사용된다.
폴리카보네이트는 딱딱하고 투명한 성질 때문에 가정용 식품 용기나 물병, 젖병 등에도 사용되고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비스페놀A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작용을 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정자수를 감소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사춘기를 촉진하고 어린이 행동장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어린이 장난감이나 식기 등을 사용할 때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피하는 게 좋다. 캔 음료나 통조림보다는 신선하게 직접 만든 밥상이 건강하다. 지갑 속, 주머니 속 영수증은 건강을 위해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용도: 플라스틱, 코팅제
*영향: 생식독성
*주의: 플라스틱, 섬유, 식품포장재
◇ 새집증후군 원인 ‘포름알데히드’
포름알데히드는 자극성 냄새가 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다. 다른 화학물질과 쉽게 반응하기 때문에 매우 다양하게 사용된다는 특징이 있다. 가구·바닥재·벽지·페인트 등 인테리어나 건물 단열재와 같은 건축자재에 사용돼,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매니큐어나 손톱강화제, 헤어 제품 등 신체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에도 첨가돼 있다.
포름알데히드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호흡기의 암이나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에도 영향을 준다.
*용도: 용제, 방부제
*영향: 발암성, 알레르기 유발
*주의: 건축자재, 가구, 섬유, 세정제, 플라스틱, 페인트, 매니큐어
◇ 암과 발달장애를 일으키는 ‘중금속’
중금속의 위험성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카드뮴, 크롬, 코발트, 납, 수은, 니켈 등의 중금속은 목재가공이나 전자제품, 페인트, 화장품이나 액세서리, 도자기까지 일상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중금속은 대부분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발달 독성을 일으키기도 해 위험하다. 한번 인체에 흡수되면 밖으로 쉽게 배출되지 않아 위험성이 더 크다. 중금속은 놀이터 놀이기구의 페인트나 문방구 액세서리의 도금, 장난감까지 아이들 주변에 많이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페인트가 칠해진 제품이나 액세서리는 아이들이 입에 갖다 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깥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씻고,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한다.
*용도: 다양한 사용
*영향: 발암성
*주의: 목재, 플라스틱, 전자제품, 페인트, 금속
◇ 아이들 뇌 발달에 좋지 않은 ‘브롬화난연제’
난연제는 플라스틱, 섬유, 페인트 등에 화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이다. 커튼이나 블라인드, 카펫, 소파, 매트리스, 전자제품 등 실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브롬화난연제는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환경호르몬으로, 정자 감소 등 생식독성과 신경독성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갑상선 호르몬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체내에 오랜 기간 잔류하면서 농축되고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로 분류되기도 했다. 브롬화난연제는 체내에 잔류하는데, 혈액 뿐 아니라 산모의 모유에서도 발견되었고,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되면 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난연제가 첨가된 제품을 사용할 때는 물걸레질을 자주 해주는 게 좋고,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게 건강에 좋다.
*용도: 난연제
*영향: 생식독성, 신경독성/잔류성, 생물농축성 독성물질
*주의: 섬유, 목재, 플라스틱, 전자제품, 가구, 건축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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