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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사망사건 잇따라…근본 예방대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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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 아동학대사망사건 공판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네이버카페 '하늘로 소풍간 아이를 위한 모임(하늘소풍)' 회원들이 '칠곡 아동학대 여아사망 사건 가해자인 계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며 1인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경북 칠곡 아동학대사망사건 공판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네이버카페 '하늘로 소풍간 아이를 위한 모임(하늘소풍)' 회원들이 '칠곡 아동학대 여아사망 사건 가해자인 계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며 1인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뉴스

 

칠곡·울산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파장이 거세다.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계모들에게 법원이 솜방망이 판결을 내린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일제히 쏟아지고 있다. 이참에 아동학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물 샐 틈 없는 대비책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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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성엽 부장판사)는 의붓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임아무개 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임 씨에게 상해치사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친딸을 학대한 혐의로 친부 김아무개 씨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선고해 양형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임 씨는 지난해 8월 경북 칠곡 집에서 의붓딸 A(8) 양의 배를 발로 마구 차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 씨는 학대 살해한 후 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꾸미고 A 양의 친언니 B(12) 양에게 동생을 발로 차서 숨지게 했다는 내용을 진술하도록 강요하는 등 죄를 뒤집어씌우기까지 했다.

 

또 같은 날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에선 울산 아동학대 사망사건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친구들과 소풍가고 싶다는 의붓딸을 갈비뼈 16개가 부러지도록 때려 숨지게 한 계모 박아무개 씨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상해치사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 두 사건 모두 재판부는 살인을 위한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해 상해치사죄로 처벌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폭력을 행사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에 인정된다.

 

이처럼 끔찍한 아동학대 사망사건에 대해 법원이 가해자에게 각각 15년과 10년의 형을 선고하자 온 국민이 공분하고 있다. 유족들은 물론 법조인 및 시민단체, 누리꾼들까지 합세해 국민들의 법 감정에 못 미치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칠곡 사건의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이명숙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은 “피고인들의 범행에 비춰 형량이 터무니없이 낮다. 검찰이 추가조사를 통해 재판부에서 판단한 것에 대한 충분한 반발논리를 만든다면 얼마든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이 변호사는 “최근 개정된 대법원의 양형기준으로도 학대로 인해 사망에 이르더라도 최대 9년까지밖에 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어 국회서 아무리 무기징역으로 형을 높여 놓아도 법은 있으나 마나”라며 “양형기준이 그렇게 낮게 정해져 있는 한 판사들도 양형기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의 법 감정에 맞게 이제는 양형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자발적 시민모임 ‘하늘로 소풍간 아이를 위한 모임’은 두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 가해자인 계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고 법정최고형으로 다스려 달라”며 일인시위와 서명운동을 꾸준히 벌여왔다.

 

공혜정 하늘로 소풍간 아이를 위한 모임 대표는 “방어의 힘도 없는 그 어린 아이들을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어른들이 지속적으로 아이를 학대하는 건 명백한 살인”이라며 “지속적인 학대로 아이가 숨졌을 경우에는 살인죄로 기소해 법정 최고형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두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크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자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이 앞장서서 아동학대 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은 1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동학대의 격리과정, 그리고 격리 후에 돌봄제도까지 완벽한 제도 마련에 우리가 아동을 끝까지 지켜내는 사회적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이 제도적 정비를 해야 한다”며 “아울러 경찰, 복지담당 부서, 가정법원을 비롯한 관계 각 기관간의 유기적 협조 체제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심재철 최고위원도 “이번 칠곡 계모와 울산 계모에 대한 형량은 단순히 양형기준만을 따진 기계적인 적용이었을 뿐 맞아 죽어갔던 아이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아이가 맞아 죽었는데도 고의성이 없었다니, 도대체 얼마나 더 잔인하게 때려서 숨지게 해야만 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심 최고위원은 “선진국에서는 자녀를 때려 숨지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살인죄를 적용해 최소한 무기징역을 선고한다”며 “지금과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는 아동학대를 근절시킬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항소심에서라도 형을 대폭 강화해 극형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일호 정책위의장 역시 “아동학대를 근본적으로 근절시킬 수 있는 세부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기 위해 아동학대 근절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향후에도 보완책들을 계속 마련하고 필요한 입법과 예산을 제대로 챙기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같은 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2월에 발표된 정부의 아동학대 종합대책은 참으로 빈껍데기 대책이었고, 지난 11일 정부 여당이 당정협의회에서 내놓은 대책 역시 예방과 재발방지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전문가들이 가장 시급한 핵심과제로 지적한 아동학대 예방과 신고의무자 그리고 교육예산, 아동전문보호기관 지원예산 확보 방안 모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 차원의 가칭 아동학대 및 가정해체 방지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전 원내대표는 “아동학대의 예방과 방지는 우리사회의 기초이자 근본을 바로 세우는 문제다. 더 늦기 전에 아동학대 방지 관련 입법부터 피해자보호 사법시스템 점검까지 우리사회의 안전과 미래를 위한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논의해서 당장의 입법성과를 내기를 바란다”며 “국회의 책임 있는 역할과 노력에 대한 새누리당의 동참과 협력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 11일 당정협의를 통해 아동학대 사건의 문제는 아동보호기관의 책임성이 강화된다면 방지할 수 있었던 사건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아동보호기관 중앙관리시스템 구축을 조속히 완비하기로 하는 등 아동학대 예방과 처벌 강화에 초점을 맞춘 긴급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2월에 통과된 아동학대 특례법 시행에 따른 올해 예산의 우선 확보도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 아동학대 범죄 양형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경찰, 의료, 교육 등 관련 기관의 아동학대 매뉴얼을 수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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