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기부금 50억 운영위원회 대표 선출 논란
피해자모임 “환경부 주도로 피해자대표 재선출 투표 거부”
가습기살균제로 건강피해를 발생시킨 대표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50억 원의 지원금을 어떻게 쓸 지 결정하게 되는 '옥시기부금 운영위원회' 대표 선출을 놓고 정부와 피해자단체가 충돌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대표 강찬호)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최예용)는 14일 성명서를 발표해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을 배제한 채 환경부 주도로 진행하는 옥시기부금 운영위원회 대표 선출 투표를 전면 거부하고 무효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지난해 11월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유감을 표하며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인도적인 차원에서 5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에서는 옥시대표의 선 사과와 해당 지원금이 현재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진행될 본 사건 관련 소송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는 두 가지 전제하에 지원금 수용 방침을 전달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이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실의 중재로 어떤 방식으로 ‘옥시 기부금’이 쓰일 것인지를 상의하는 피해자모임 대표가 포함된 비공식 회의가 진행됐다. 이 모임을 통해 앞으로 피해자 대표 2명 참여하고 전체 10인으로 구성된 ‘기부금 운영위원회’를 둬 관련 업무를 처리해 나가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돌연 지난달 말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조사 판정을 받은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옥시레킷벤키저가 기탁한 50억 원의 기부금 사용을 논의하는 운영위원회에 참여할 피해자 대표를 선정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피해자 대표는 다양한 피해자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질병관리본부 조사결과 ‘거의 확실’ 또는 ‘가능성 높음’ 단계에서 1명과 그 외 단계에서 1명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오후 용산역에서 현장투표가 진행될 예정이고, 우편투표를 병행해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들 단체들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수백여 차례의 일인시위와 기자회견, 국회활동, 옥시항의 방문 등의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모임대표와 총무, 운영위원진을 구성해 피해자들의 요구사항을 모으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며 “지난해 8월 31일 열린 피해자 총회에서는 정식으로 모임의 대표와 운영위원을 선출하는 절차를 가졌고, 이후 선출된 대표와 운영위원들은 이전부터 해온 방식대로 온라인 ‘카톡방’과 오프라인의 운영위원회의를 열어 피해자 대책활동을 계속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환경부는 옥시기부금처리를 위한 운영위원회 구성에 참여하고 있는 피해자모임 대표단의 대표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제3자의 요청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피해자모임의 존재를 무시하고 환경부가 직접 나서서 피해자모임 대표를 다시 투표로 뽑겠다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입장을 관철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면 누가 피해자모임의 대표를 하든 상관없지만 이 모든 절차는 반드시 피해자와 가족 모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경부에서 나서서 반장 뽑듯이 내용도 모르는 일반 선량한 피해자들에게 ‘돈 배분’등의 표현을 써가며 피해자들끼리 서로 경쟁하도록 해놓고 물러서서 심판 보는 듯이 무리한 개입을 해서는 안 된다”며 “피해자들을 진정으로 위한 절차로 이루어지 않고 행정편의주의로 우편을 통해 대표를 뽑아 기부금 운영위원회 구성을 무리하게 진행하고자 앞장서는 모습은 다양한 우려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 모임은 지난 11일 운영위원 등 27명이 모인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환경부에서 주도해 우편 또는 오프라인으로 실시하는 이번 옥시 기부금 운영위원회 대표 선정 투표를 전면 거부키로 결의했다. 이미 송부된 우편투표의 결과를 포함해 이번 투표의 모든 결과 역시 무효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환경부의 기만적인 피해자대표 선출행위를 거부하며 15일 오후 1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임시총회를 열어 옥시 기부금 운영위원회 대표 선출 투표 건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옥시 기부금 수용 여부를 포함한 제반 사항을 모두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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