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물에 대한 또 다른 생각
예물에 대한 또 다른 생각
  • 칼럼니스트 전혜진
  • 승인 2014.06.0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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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금성을 핑계로 무리하지는 않기를

[연재] 결혼문화 'Something four'

 

결혼준비 과정에서 예물은 예단만큼이나 양가의 신경전을 유발하는 아이템이 되기 쉽다. 신부들 사이에서도 다이아몬드의 크기나 예물의 브랜드를 놓고 서로 경쟁하는 경우도 있고, 정작 신부는 간단히 넘어가고 싶어도 친정어머니가 내 딸을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하며 신랑이 준비한 예물에 섭섭해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신부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를 네 발이나 여섯 발로 물린 솔리테어 링, 부부가 끼는 커플링, 게다가 요즘은 솔리테어 링이 손가락에서 빠지지 말라는 실용적인 목적과 함께 멜리 다이아몬드를 가득 박은 가드링, 유색 보석, 순금, 진주,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항목들은 계속 바뀌지만, 대개 예물을 준비할 때에도 3종세트를 챙기기도 하고, 혹은 유색보석이나 다른 항목들을 생략하면서 다이아몬드를 조금 크게 장만하기도 한다. 물론, 여유가 된다면 해서 나쁠 것은 없다. 결혼 예물로 보석을 받는 것은, 여자가 성장에 필요한 보석 한 세트를 처음으로 완전히 갖추어 소유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하며, 이 기회에 질 좋은 제품을 갖추어 두면 평생 아껴 착용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제발, 괜히 무리하면서 '급할 때 돈으로 바꿀 수 있으니까' 같은 핑계를 대지는 말자. 다이아몬드가 환금성이 있다 한들 그건 5부 넘어가는 다이아몬드에 해당되는 것이고, 금이 환금성이 좋다 한들 순금에 해당되는 이야기인데다, 어차피 세공비는 다 빠지고 금 무게만 달아 보는 것이 현실. 1캐럿 미만의 유색보석은 되팔 때는 거의 셋팅한 금값 정도밖에는 못 받는다고 보고 마음을 비우는 게 현실적이다.


그 전에도 왕실에서 다이아몬드를 귀한 보석으로 여기기는 했지만, 다이아몬드가 예물의 필수요소가 된 것은 불과 100년도 되지 않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며, 공급이 늘어나 다이아몬드의 시세가 떨어질 위기에 처하자 드비어스가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낸 새로운 유행이 '다이아몬드 결혼 반지'다. 결혼 반지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에메랄드나 사파이어, 페리도트를 밀어낸 이 공전의 히트상품과 함께 다이아몬드는 불황을 모르는 보석이 되었으며, 특히 자신의 탄생석을 예물로 받기도 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그야말로 '결혼의 필수요소' 중 하나가 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결혼반지로 받은 소위 '영원한 사랑의 상징'이라는 다이아몬드는, 아쉽게도 신부의 손가락 위에서 빛나는 일이 드문 것이 현실이다. 솔리테어 링에는 다이아몬드를 물려놓고, 부부가 끼는 커플링에서는 신랑 쪽에는 작은 다이아몬드를 박고, 신부는 이미 다이아몬드를 받았으니 커플링에는 지르코니아를 셋팅하는 경우도 흔하니까. 이쯤되면, 받아서 장롱 속에 고이고이 보관하기 위해 다이아몬드를 원했던 것인가, 한번쯤 생각해볼 만도 하다.


앞서 말했지만, 여유가 된다면 결혼을 기회로 좋은 물건을 한세트 갖추어 두는 것도 좋다. 다이아몬드나 탄생석으로 한 세트, 여유가 된다면 각각 한 세트씩 갖추어 두면, 여자로서 평생 성장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자신을 빛내주는 보물이 될 테니까.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두 사람이 머리를 모아 의논하여 예산을 절약하면서도 평생 소중히 아껴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예물로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영화 속에서 남자주인공이 어머니, 또는 할머니가 물려주신 반지를 약혼반지로 내미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우리 나라에서는 그리 흔한 일은 아닌 것 같지만, 어머니의 보석이나 집안에서 물려받은 귀금속으로 결혼반지를 만들 수도 있다. 종로 3가 등지의, 공방을 끼고 있는 귀금속상에서 상담하면 보석은 그대로, 혹은 재가공하여 셋팅하고, 금은 무게만큼 비용에서 제할 수 있다. 물려받은 금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싶다면 별도의 도가니로 금을 녹이는 소규모의 공방을 찾아보자


공방에서 반지를 만든다면 좀 더 자신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꼭 금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인사동의 쌈지공방에서는 실버클레이로 10만원선에 커플링을 직접 제작할 수 있으며, 홍대 쪽에도 은판이나 실버클레이부터, 직접 왁스로 주형을 뜨고 도가니에 금속을 녹이는 곳까지, 다양한 공방들과 작가들을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으로도 이와 같은 작업을 해줄 수 있는 곳을 찾아볼 수 있다. 생활의 멋이 담긴 물건들을 꼼꼼한 솜씨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들며 트위터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월인공방'도 그중 한 곳이다. 필자도 소중한 은사님께 드릴 선물을 이곳에 의뢰하고 메일로 계속 의견을 주고받은 결과 기대 이상으로 좋은 물건이 나와서, 주변에 두루 추천하고 있다. 그밖에도 '왁스카빙', '커플링 주문제작' 등으로 검색하면 주문제작으로 커플링을 만들 수 있는 많은 공방들을 찾아볼 수 있다. 혹은 프리마켓 등을 돌아다니다가 나와 취향이 맞는 금속공예 작가가 있다면, 명함을 챙기고 문의해보는 것도 좋겠다. 예산이 넉넉하다면 사실 이런 고민도 할 필요가 없을지 모르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가장 소중한 결혼 예물을 만들고 싶다면 조금 발품을 팔고 머리를 맞대어 커플이 함께 원하는 디자인을 찾아 문의해보자.

 

*칼럼니스트 전혜진은 수학과 기계공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내추럴 본 공돌이이자 퇴근 후에는 SF소설과 만화 스토리를 쓰는 작가다. 주변의 온갖 것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메모하는 것을 즐기며, 자신의 결혼과정을 꼼꼼히 메모하며 생각했던 일그러진 결혼문화들을 '천만원으로 결혼할 수 있을까'라는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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