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D-3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사건'
7월 7일 공소시효 만료되면 영구 미제사건 남아 피해아동 부모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세요" 호소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1999년 5월 20일 대구 동구 한 골목길의 평범한 아침. 학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6살 아이는 뜨거운 고통에 몸서리쳐야했다. 검은 비닐봉투를 든 남성이 나타나 아이에게 황산을 부었기 때문이다. 황산은 고스란히 아이의 눈, 입, 몸으로 쏟아져 아이의 눈을 실명시키고, 식도와 기도를 태워버렸다. 얼굴과 온 몸은 검게 타들어갔다. 3도 화상을 입은 아이는 고통과 씨름하다 49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2014년 7월 4일 현재까지도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4일 뒤인 7월 7일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6살 아이에게 몹쓸 짓을 했던 범인은 영원히 잡히지 않을지도 모른다.
15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이 오는 7일로 공소시효가 만료됨에 따라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대구 동부경찰서는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에 대해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기소중지란 검찰이 용의자 및 피의자의 소재불명 등의 이유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수사를 중단하는 처분이다.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은 1999년 5월 20일 고 김태완(6) 군이 대구 동구 한 골목길에서 신원미상의 범인이 부은 황산에 화상을 입고 49일 만에 숨진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끝내 범인을 밝히지 못하고 2005년 수사팀을 해체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김 군의 유족과 시민단체들이 경찰 재수사를 요구했고 이에 경찰이 7개월 동안 재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1999년 당시 녹음한 피해 아동의 음성 파일을 전문가들에게 분석 의뢰해, 아동의 진술이 신뢰성이 있다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당시 김 군은 화상으로 인해 목이 타들어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음에도 범인을 “아는 사람”이라고 지목했었다. 하지만, 경찰은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오는 7일까지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공소 제기를 못하면 공소시효는 만료된다. 유족이 지목한 용의자를 검찰이 기소한다면 당장 만료를 앞둔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유족들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던 A씨를 살인혐의로 고소하는 등 영구미제로 남지 않도록 마지막 힘을 다하고 있다. 김 군의 아버지는 4일 오전 대구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김 군의 어머니는 지난달 6월 27일부터 포털 다음 아고라에 공소시효를 멈추게 해달라는 글을 올리고 서명을 받고 있다. 해당 글에서 어머니는 “7월 7일이 지나면 태완이의 진실은 그 억울한 죽음과 함께 이 세상에서 영원히 묻히고 만다”며 “비록 남은 시간이 얼마 있지 않지만 작은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한다. 그 어느 누구보다도 억울한 태완이의 외침의 진실을,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현재 해당 글은 2만 2000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누리꾼들은 “공소시효를 당장 멈춰야 한다. 아이에게 황산을 뿌린 범인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8살 아이의 아빠로서 너무나 분통이 터진다. 범죄에 있어서 공소시효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의 공소시효를 이틀 앞둔 오는 5일 KBS 2TV ‘추적60분’에서는 ‘마지막 단서, 태완이 목소리’를 방송하고, 고 김태완 군의 억울한 죽음과 범인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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