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봇 등 아동옷서 환경호르몬 검출 '충격'
12개 제품에서 내분비계장애물질 나와···"안전기준 마련돼야"


아동용 청바지, 셔츠에서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면서 아동용 공산품에 대한 화학적, 물리적 안전성 기준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용 섬유제품 품질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45개 제품 중 12개 제품에서 노닐페놀 에톡시레이트(NPEO), 옥티페놀 에톡시레이트(OPEO) 등 내분비계장애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아동용 섬유제품 가운데 7~8세 남아용 청바지 23개, 셔츠 22개 총 45개 제품에 대한 화학적 안전성, 물리적 특성, 가격, 표시사항에 대해 진행됐다.
노닐페놀 에톡시레이트가 검출된 아동용 청바지는 ▲닥스키즈 ▲베베 ▲블루독 ▲알로봇 ▲트윈키즈 ▲ASK주니어 등 6개 제품이었고, 아동용 셔츠는 ▲게스키즈 ▲드팜 ▲랄프로렌칠드런 ▲블루독 ▲타미힐피거키즈 ▲폴스미스주니어 등 6개 제품이었다.
이 중 베베와 알로봇의 경우 유럽 섬유환경 인증기준의 기준치(250㎎/㎏)보다 4배 이상 많은 1321㎎/㎏, 1059㎎/㎏이 각각 검출됐다. 특히 베베 제품에서는 옥티페놀 에톡시레이트(OPEO) 성분도 나왔다.
노닐페놀 에톡시레이트와 옥티페놀 에톡시레이트는 내분비계장애물질로 알려졌으며 주로 세정제에 사용되고 있다. 노닐페놀 에톡시레이트는 위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미 유럽에서는 2003년부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보건복지부 공중위생관리법의 세척제 사용 가능 성분에서 삭제돼 가정용 세척제 사용으로 금지됐지만, 공업용 세척제로 사용되고 있어 섬유의 가공과정에서 의류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노닐페놀 에톡시레이트의 원료로 사용되는 노닐페놀은 2001년 환경부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해 유독물로 지정됐다.
노닐페놀과 노닐페놀 에폭시레이트는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거나 호르몬 작용을 방해할 수 있어, 남성 발기부전이나 무정자증을 유발해 불임의 원인이 되고 여성에게는 기형아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성장하는 아동이 내분비계장애물질이 있는 아동복을 입을 경우, 아동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전체 45개 중 7개 제품은 국가기술표준원의 안전·품질표시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ASK주니어 셔츠는 납 성분이 기준치(90㎎/㎏)의 14배인 1285㎎/㎏ 검출됐고, 닥스키즈, 리틀뱅뱅, 빅애플키즈, 아르마니주니어, 트윈키즈 등 5개 브랜드의 청바지는 pH(수소이온농도)가 기준치(4.0∼7.5)보다 높은 8.0으로 나타났다.
또 25개 제품은 작은 부품에 대한 취급 주의사항을 표시하지 않았다. 아동의 경우 작은 부품을 입으로 삼킬 수 있기 때문에 작은 부품에 대한 취급주의사항을 표시해야 한다. 17개 제품은 일광견뢰도 등 한국소비자원의 섬유권장기준에도 불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품질 비교평가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아동용 청바지 23개의 가격은 2만 9000원부터 19만원까지 다양했다. 이 가운데 품질이 우수한 제품은 아워큐주니어(2만 9900원), 짐보리(4만 3000원), 캔비즈(3만 6293원) 등이었다. 셔츠 23개의 가격은 1만 6171원부터 11만 6704원으로 다양했으며, 이 중 블루테일(9만 9665원)과 트리시(2만 9900원) 등의 품질이 우수했다.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유·아동용 섬유제품에 대한 안전기준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금지가 확산돼 가고 있는 내분비계장애물질인 노닐페놀 에톡시레이트와 옥틸페놀 에톡시레이트 성분에 대한 품질안전성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며 “특히 유·아동용 섬유제품에 대한 안전기준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현행 제품안전기본법 제10조와 제11조에 따라 인체위해성이 확인되고 유해성분이 포함된 제품의 경우 수거 및 제조·유통금지 등의 권고·명령이 가능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모든 섬유제품에 대한 일괄규제가 어렵다면 적어도 유·아동용 섬유제품만이라도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순옥 의원은 “아이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른들이 이 부분에 대한 안전성을 지켜줘야 하고,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국민과 아동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노닐페놀 등 유해성분을 화학적 안전성 검사항목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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