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안고, 사진 들고 거리로 거리로
잊혀지는 세월호…4시간 16분 거리 전시 눈길

홍진훤, 노순택, 김흥구 등 세월호 참사를 사진으로 기록해 온 사진가 50여명이 11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를 출발해 광화문 광장까지 자신들이 찍은 사진을 들고 걷는 거리 전시를 벌이고 있다.
거리 전시 장소는 시원하는 전시장이 아니라 바로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뜨거운 길 위. 이 거리 전시의 이름은 바로 '4시간 16분 동안의 전시'이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진가들이 뭉쳤다.
수많은 사람들이 영원히 기억하겠던 세월호 참사. 탑승자 476명 가운데 294명이 사망했고, 10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이날로 세월호가 침몰한 지 115일이 됐지만, 세월호 참사는 어느새 국민들 사이에서 잊혀지고 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힘겨운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힘없는 아빠 쓰러져 죽거든 사랑하는 유민이 곁에 묻어주세요"라는 팻말을 들고 단식을 시작한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은 29일째를 맞고 있다. 십자가를 메고 전국을 순례 중인 '세월호 도보 순례단'도 한 달째 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거리 전시는 사진가 홍진훤 씨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세월호 참사 관련 사진들을 모아 사진을 들고 함께 걷자"고 제안하는 글을 SNS에 올리자마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홍 씨는 이번 거리 전시 참여와 관련해서 반드시 사진가일 필요도 없고, 꼭 세월호 사진을 들고 올 필요도 없다고 전했다.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거나, 영상을 담은 아이패드를 들거나, 그저 맨손으로 걷는 등 각자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전시에 참여하면 되는 것.
실제 이 거리 전시에는 아기 엄마도 동참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아기띠로 아기를 업고 이번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김미애 씨는 "집에만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아서 아기와 함께 나왔다"면서 "아기에게 이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들고 나온 사진은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에 아기와 함께 참여했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김 씨는 자신에 대해 "그저 사진을 좋아하는 엄마"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 동참한 사진가들은 시청 분향소를 거쳐 오후 4시 16분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광화문 광장 원하는 곳에 원하는 방식으로 사진을 두고 올 계획이다.
이번 거리 전시에 동참하고 있는 한 사진가는 "용산참사, 4대강 사업, 강정마을, 밀양 송전탑 등 자본과 권력과 탐욕에 의해 일상이 무참히 깨어지는 곳이라면 언제나 달려갔던 사진가들에게도, 세월호 참사의 충격은 좀처럼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었다"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고, 한 걸음도 뗄 수 없을 만큼 절망적인 시간, 함께 마음을 나누며 걷다 보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이어 "사진 인구 천만 명을 헤아리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찍는가. 왜 찍는가. '기억'이라는 사진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가장 짧지만 가장 오래 기억될 전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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