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트리파크수목원, 유모차·휠체어 출입금지 논란
수목원 내 일부구간에 표지판 붙이고 출입 막고 있어 수목원측 "일부만 금지한것"···부모들은 "교통약자 배려해야"
막바지 휴가철인 요즘, A씨는 아이와 함께 근교에 있는 유명 사립 수목원으로 나들이를 갔다가 아쉬운 경험을 했다. 아이가 혼자 걸어 다니기 어려워 큰맘 먹고 유모차를 챙겨 갔는데, 수목원 곳곳에서 유모차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것이다.
유명 수목원이라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자유롭게 구경할 줄 알았던 A씨는 실망도 컸다. 특히 다른 방문객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입장료를 냈는데, 유모차 출입이 어려운 곳에서는 발걸음을 돌려야 해, 괜히 억울한 마음만 들었다.
A씨는 “수목원을 둘러본 뒤 내려가는 길목에 있던 식물원은 대부분 유모차가 갈 수 없는 길과 장소였다. 아이에게 다 보여주지도 못하고, 입장료 값만큼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18일 베이비뉴스가 취재한 결과, 세종시 베어트리파크수목원이 수목원 내 곳곳에 유모차와 휠체어의 출입을 금지하는 일부 공간을 두고 있어,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유모차와 휠체어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불편하다는 글들은 인터넷 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문제의 수목원을 이용했다는 B씨는 “몇몇 건물이나 실내 식물원 시설에는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는 일이 금지된다. 아기와 함께 간 가족이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구경하기에는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수목원은 식물은 물론 동물도 볼 수 있어 가족나들이가 잦은 곳으로 아이와 함께 찾는 관람객이 많다. 수목원을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2시간가량.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가족이라면 유모차는 필수일 수밖에 없다. 걷지 못하거나 걸음이 느린 아이를 태우고 아이의 옷이나 간식 등을 유모차에 실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모차와 휠체어 출입이 어렵다는 안내판을 본 관람객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 수목원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찍은 사진에는 ‘유모차·휠체어는 이용을 금하오니 양해 바랍니다’라는 안내판이 있었다. 또 다른 건물에는 ‘본 건물의 유모차·휠체어 출입을 절대 금하오니, 사용 고객께서는 건물 밖 우측 전용관람로를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표지판이 붙어있기도 했다.
예전에 한 번 이곳을 찾았다는 C씨는 “아예 (식물원) 입구 앞에 출입을 금지하는 봉을 설치해, 유모차나 휠체어 출입을 못하게 했다”며 “식물 보호차원이라고 해도 유모차와 휠체어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배려가 부족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D씨는 “(초입에 있는) 건물 2층으로 올라가면 식물원으로 가는 길과 연결돼 있는데, 유모차를 가지고 가려면 옆으로 돌아가야 된다. 경사진 길이라 유모차를 끌고 올라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특히 휠체어가 다리와도 같은 지체장애인은 출입이 어려운 장소 앞에서 더욱 난감한 실정이다. 일행이 모두 구경할 때까지 하염 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
수목원 측은 수목원 전체가 아닌 일부 구간의 출입만 금지되고 있으며 수목원 입장 전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관람객에게 출입금지 구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베어트리파크수목원 관계자는 “전체 출입을 금지하는 것도 아니고, 실내 온실 3곳만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온실 바닥은 흙이나 자갈, 계단처럼 돼 있거나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걸을 수는 있지만, 바퀴가 있는 유모차나 휠체어가 다닐 수는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유모차와 휠체어를 대여도 해주고 있다. 또한 온실 앞에는 ‘유모차 놓는 곳’이라고 써 붙인 곳도 있는데, 그곳에다가 유모차를 놓고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며 “장애인의 경우에는 미리 매표소 앞에서 일부 구간은 들어갈 수 없다고 공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람객들은 가족들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모든 장소에서 유모차나 휠체어가 다니기 편한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는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유모차와 휠체어가 다니기는 힘들다.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휠체어를 이용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알아가고 있다”며 “처음에 길을 만들고 시설을 만들 때 교통약자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준다면 모두가 함께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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