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증, 절망의 끝이 아닙니다
K 씨가 털어놓은 생생한 폭식증 극복기
【베이비뉴스 오진영 기자】

김정은(가명, 24세) 씨는 3년 전 처음 폭식증을 경험했다. 증상이 지속되자 어머니의 권유로 치료를 시작했고 다 나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이 바뀌자 다시 폭식이 시작됐다. 치료를 받긴 했지만 스스로 절제하고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 그녀는 올해 초 다시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상담을 통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았고, 자신에게 중요한 게 뭔지도 알았다. 혼자 갈 수 없을 땐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마하는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올해 2월부터 상담 치료를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증상이 있었나요?
음식을 절제할 수 가 없었어요. 한꺼번에 많이 먹고 맛있지도 않은데 계속 먹었어요. 심지어 맛을 느낄 수 없을 때까지도 먹었어요. 다 먹고 나면 죄책감이 들어서 초반에는 운동을 4시간씩 했는데 나중에는 그것도 지쳐서 먹은 것을 계속 토해내기만 했어요.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은 있는데 식사는 여전히 불규칙해 악순환의 연속이었어요. 생리를 건너뛸 때도 있었고 변비도 생겼어요.
Q.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됐나요?
사실 폭식증이 처음 시작된 건 21살 때였어요. 먹고 토하는 걸 반복하다 6개월이 지났을 때 인지행동치료를 받았어요. 10회 상담을 받았고, 다 치료되었다고 생각해 22살이 시작되던 해 겨울 1년간 미국 어학연수를 떠났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상태가 다시 나빠지기 시작했어요. 저는 당시 치료를 받으면서 좋아지는 느낌만 경험했기 때문에 그래프가 꺾였을 때 다시 치고 올라가는 법을 몰랐어요. 문제는 미국에선 상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식욕억제제만 사 먹었는데 심박동이 올라가는 등 부작용이 많더라고요.
Q. 그때 바로 치료를 시작하지는 않았는데요. 치료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폭식을 하면서도 항상 죄책감이 들었어요. 예전에 살이 빠졌던 내 모습이 그립고 절제하지 못하는 저 자신이 혐오스러웠어요. 그때 어머니께서 상담을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셨고 저도 치료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했어요. 부모님의 긍정적인 지지가 도움이 됐어요.
Q. 치료는 어떤 식으로 하고 있나요?
치료는 약물치료와 상담으로 이뤄져요. 저는 상담 위주로 하고 있어요. 매주 정해진 시간에 선생님을 만나 50분간 이야기를 나눠요. 건강과 라이프스타일, 식습관에 관한 조언을 해주세요. 어떤 목표점을 찍어두고 가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때그때의 고민을 해결하며 나아가는 느낌이에요. 처음에는 우울함과 폭식 증상부터 치료하고 다음에는 자존감, 그다음에는 인간관계, 학업, 진로, 성취감으로 이야기의 폭이 점점 넓어졌어요. 무엇보다 상담선생님과 궁합이 잘 맞아서 좋아요. 상담회기가 긴 것도 좋고요.
Q. 상담을 통해 어떤 부분이 가장 좋아졌다고 느끼나요?
저는 예민한 사람이지만 타인에게 제가 그렇다는 걸 티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자기중심적인 삶은 이기적인 것이고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해 자기주장도 잘하지 못했어요. 착한여자 콤플렉스를 안고 살았지요. 그렇게 살아오는 동안 표현되지 못한 억압된 감정들이 제안에 쌓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상담을 통해 자기중심적인 삶이란, 자기를 지키고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고, 요즘은 예전만큼 타인을 의식하지 않아요. 작은 것에서 성취감을 느끼도록 연습하고 있는데, 가령 친구들에게 예전 같았으면 하지 못했을 말들을 해요. 말을 함으로써 나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저의 생각을 전하는 거예요. 이제야 스스로 말할 힘을 기르게 된 것 같아요.
Q. 폭식은 음식에 대한 식탐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발현되는 한 형태인 것 같아요. 마음을 다스리고, 관계를 정리하고, 나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요즘 어떤 일들을 하고 계세요?
일단 상담과정에서 자기성찰을 하게 돼요. 치료를 통해 자화상이나 추상화를 그리는데 그런 것들이 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글을 쓰고 읽는 것을 좋아해서 비공개 블로그에 1년 넘게 일기 형태로 글을 쓰고 있어요. 가끔은 영화나 공연에 대한 감상을 적어두기도 하고요. 또 시를 좋아해서 최근에는 나희덕 작가의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을 읽고 있어요. 시는 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것 같아요. 함축된 감정이 아팠던 기억을 위로하고 삶에 대한 깊은 공감을 할 수 있게 해줘요. 좋아하는 시를 붓글씨로 쓰기도 하는데 사실 여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폭식증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격려 부탁드립니다.
아마 지금은 절망의 끝이라는 생각,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상담을 받고 생각과 마음을 바꾸니 달라지는 나를 느낄 수가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넘어지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배우는 게 중요해요. 저는 상담을 통해 그 힘을 배웠어요. 나에게 중심을 두고 살아간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아요. 그건 이기적인 것과는 다른 거거든요. 제가 이런 시각을 갖게 된 게 신기해요. 언젠가는 다시 넘어지는 날이 오겠지만, 저는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요. 누구나 그런 힘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정은 씨의 치료를 담당한 유은정의 좋은의원 유은정 원장은 지난 9월 제8회 대한민국보건산업대상 폭식증 치료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폭식증 치료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의로 유은정 원장은 “현대 여성들 가운데서는 자신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좋은 조건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작은 흠에 연연해 한다”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고, 자기정체성을 찾게 되면 자신을 남과 비교하거나 내 주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일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폭식 습관은 다이어트의 적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재발하는게 특징이다. 따라서 폭식증에 대한 심리치료가 없는 비만치료는 사상누각에 가깝다. 식습관을 조절하는 인지행동치료와 심리적인 허기를 다루는 ‘자존감 심층치료’를 병행하면 내면의 잠재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존감 심리상담은 주 1~2회 심리상담 전문가 선생님과 일대일 개별 상담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기분이 좋은지, 스트레스 폭식을 하게 되는 상황을 조절할 수 있는지’ 등을 자각하게 한다. ‘마음의 회복력’을 갖게 하는 것은 중대한 치료목표다.
그렇다고 해서 체형관리를 위한 다이어트 시술을 외면하는 것도 아니다. 유은정의 좋은의원은 지방파괴술과 ‘자존감 심리상담’을 접목하는 비만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의학적 원리를 갖춘 최적의 의료장비와 레이저를 선별, 도입해 단기적인 체형 변화를 이끌어낸다.
굳어진 지방을 파괴하며, 늘어진 피부에 탄력을 불어넣고 혈액과 림프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서 부종을 빼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모든 시술은 마취가 필요 없고 출혈이나 통증도 없어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요요현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유은정 원장은 “폭식증이나 다이어트 강박은 한 가지 치료만으로는 좋아지기는 힘들다. 살만 빼서도 되는 것도 아니고 자존감만 생긴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평생 다이어트의 스트레스와 외모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을 다스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업무 강도를 80% 이하로 낮춰야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강박증을 가져선 안 된다. 폭식증의 핵심적 심리는 흑백논리,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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