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의 회복, 인성교육의 회복이 필요한 때
인성의 회복, 인성교육의 회복이 필요한 때
  • 기고 = 이재인
  • 승인 2015.01.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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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은 물론 엘리트 계층도 예외 아니다”

[한국보육진흥원-베이비뉴스 공동기획]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주길 바란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베이비뉴스는 보육정책 집행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과 함께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공동기획을 시작한다. 부모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보고,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석학 및 보육정책 전문가, 부모교육 전문가, 현장의 어린이집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특별기고]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 원장

 

인성교육진흥법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5월 발의된 법이 이토록 빠르게 입법과정을 완료한 것은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워낙 폭넓게 형성된 덕분일 것이다. 후세 사람들은 이 법의 제정을 두고 출세와 성공에 못지않게 행복한 사람, 품격 있는 사회를 강조한 전환의 계기로 평가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사실 돌이켜보면, 오랜 과거부터 한 사회의 지배계층들은 인성함양을 자녀교육의 중심으로 삼았었다. 예컨대 로마 귀족들은 경건과 신의, 위엄과 절개의 4덕을 중심으로 자제들을 교육했으며, 유교문화권 국가들은 충효와 인, 의, 예, 지, 신을 선비의 기본 덕목으로 간주했었다. 신라의 화랑도가 세속오계라 해 5가지 덕목을 중심으로 심신수련을 했음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과거 대다수 사회가 지도층 양성에서 덕(德)교육을 중심으로 삼았다면 오늘날은 어떤가? 불행히도 심신수양이나 품성교육이 지식중심의 생업기술 교육에 왕좌를 내주고 변두리로 물러나버린 형국이다. 이 점에서 일반 시민은 물론 엘리트 계층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 사회가 너나 할 것 없이 부와 명예, 출세 등 행복하기 위한 수단들에 주목하지만 실제로 별로 행복하지 못한 것은 이런 현대교육의 결핍이 가져온 효과의 일종이 아닐까?

 

과거 대한민국은 세계 그 어느 민족보다 도덕적 인간 육성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고  그 인프라도 꽤 좋았다고 한다. 동·리마다, 고을마다 훈장과 학자들이 있어 서당과 서원 등 사립 교육기관을 열어 덕성을 닦고 또 한편으론 학문을 연마하는 교육을 시행하는데 어지간한 상민 계층은 대략 참여시키는 수준으로 발달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상당한 수준으로 도덕교육, 인성교육을 고양시켜 놓은 우리 민족임에도,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현대교육의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온통 치열한 현세적 가치관으로 무장해 세계에서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사회가 돼 버렸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도덕교육의 전통이 강했던 만큼 현대교육의 한계를 교정해가기 위해 유리한 위치에 있음이 틀림없다. 또한 오늘날 인성교육을 확대하면 과거엔 매우 제한적인 계층에게만 허용되었던 도덕을 모든 사회계층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제적 여유와 발달한 매체소비 환경 덕분에 누구에게나 매우 민주적으로 교육할 기회가 열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 시민교육의 일환으로서의 인성교육을 되살려내기 위한 내용은 무엇이 돼야 할까? 어떤 이들은 충효와 인의예지 같은 가치가 현대 시민사회의 덕목으로는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 충(忠)을 문자 그대로 군주를 향한 덕으로 간주하면 그럴 수도 있겠으나, 영화 ‘명량’의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쫓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는 대사에서 말하듯, 이 시대 공직자의 최고 덕목은 여전히 충일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효(孝)는 부모에 대한 일방적인 헌신을 내용으로 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한 인간이 담아내야 할 올바른 행실을 포괄하는 모덕(母德)의 성격이 강해 낡은 개념으로 치부해버리기 어렵다.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하려는 자라면 감히 남의 이목에 거슬리는 행동을 할 수 없을 것이며, 또한 매사에 힘써 성과를 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에 활용할 도덕적 가치 혹은 수양방법으로 어느 한 종교나 철학유파를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인류는 참으로 풍부한 신앙공동체와 종교적 의례를 발달시켜 놓고 있는 바, 그 표현은 각기 달라도 인간의 내면적 수양을 목표로 하며 그 수양의 결과로서 상대방(타아 혹은 이웃)의 복리증진을 추구하는 그 정신은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비, 인, 사랑, 그 무엇이든 덕성의 함양을 일관되게 추구하는 것이 중요할 뿐 종교와 문화의 차이에 묶여 인성교육의 확대를 늦출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각자의 처지에 맞춰 인류역사가 발굴한 다양한 덕들을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함양함으로써 인성교육의 전통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데 그 누구보다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이 앞장섰으면 한다.

 

◇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 원장 프로필

 

- 주요경력 : 전 대통령실 고용복지수석실 여성가족비서관
                 전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현 (재)한국보육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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