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에게 침묵 강요하는 무고죄 개편”
한국여성의전화, 피해자 무고로 기소한 검찰 규탄
지난 2013년 12월 말 B 씨는 지인에 의한 강제추행으로 상해를 입고 고소했다. 하지만 검사는 피해자의 심리상태를 간과하고 가해자와 친분관계에 있는 주변인의 진술에 근거해 피해자가 가해자를 허위사실로 고소했다며 무고로 기소했다.
어렵게 성폭력 고소를 결심했던 B 씨는 오히려 무고의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야 했다. 수사재판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라면 당연히 ‘이러해야 한다’는 편견을 벗어나지 못한 강압적인 질문과 피해사실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을 견뎌야 했던 B 씨. 지난한 싸움 끝에 12일 의정부지방법원은 B 씨에게 무고죄 무죄를 선고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법무법인 지평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무고죄 적용이 계속되는 한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회복을 위한 사법정의 실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난 12일 밝혔다.
형법상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수사기관이나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해 성립되는 범죄다.
이들 단체는 “기본적으로 증거수집이 어려운 성폭력 사건은 피해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피해자에게 과도하게 요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수사과정에서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개입된다”며 “성폭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이뤄지는 성폭력 고소에 대한 무고 여부 판단은 본질적으로 위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의 2013년 ‘전국성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조사대상자 중 단 1.1%만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가해자와의 관계, 평소 행실, 과거 이력 등 피해당시 상황과 무관한 일로 비난·의심당하며 무고의 피의자로 몰리고 있다.
이 단체는 “이번 무죄 판결은 성폭력 피해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권익을 보호해야 하는 사법부의 역할을 환기하는 결과”라면서 “검찰은 이번 판결을 각성의 계기로 삼고, 성폭력 피해자를 침묵하게 하는 무고죄 적용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 보도자료 [email protected]】
Copyright ⓒ 베이비뉴스 ·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0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email protected]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