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영어교육의 오해와 진실 4가지
유아 영어교육의 오해와 진실 4가지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5.02.25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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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유치원이 대세? 영어원서 읽기는 필수?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어릴 때부터 영어를 해놓지 않으면 늦는다는 주변 이야기들 때문에 적지 않은 부모들이 우리말 배우는 것도 힘겨운 나이부터 영어교육을 시킨다. 영어유치원과 영어캠프, 조기 유학, 엄마표 영어 등 형편만 되면 무엇이든 해줘 영어 잘하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다. 하지만 아이는 힘들어 하고 효과는 잘 모르겠고 그렇다고 안 보내자니 불안하고 유아 영어교육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맞는 걸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해 발간한 '아깝다! 영어 헛고생' 책자와 '잠수네 프리스쿨 영어공부법'(이신애 저, RHK 펴냄, 2014)을 참조해 영어교육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봤다.

 

유아기 때부터 많은 시간을 영어교육에 할애하면 많이 놀고 경험하기, 한글책 많이 읽어주기 등 이 시기에 꼭 필요한 것들을 놓칠 수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유아기 때부터 많은 시간을 영어교육에 할애하면 많이 놀고 경험하기, 한글책 많이 읽어주기 등 이 시기에 꼭 필요한 것들을 놓칠 수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게 대세 아닌가요?

 

▲이신애 잠수네커가는아이들 대표 = "영어유치원에 다니면 엄마가 힘들이지 않고도 아이가 영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영어유치원에 보낸다. 물론 영어유치원을 다니면 영어를 좋아하고 잘하게 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영어유치원을 다니게 되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도 있다.

 

영어유치원을 다녀 영어 수준이 꽤 올라갔어도 초등학교 가서 수학, 과학 등 여러 과목을 공부하느라 예전만큼 영어에 집중하지 못하면 영어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일껏 올려놓은 영어실력을 유지시키려고 영어학원에도 보내보지만, 초등학교를 다니며 병행하기에는 아이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영어유치원을 보낼지 말지 고민하기 전에 효율을 따져보자. 영어를 좀 더 많이 접하는 곳을 원한다면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것이고, 영어보다 모국어 발달과 인성, 정서를 중시한다면 일반유치원을 선택하면 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영어 학습의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게다가 이 때는 우리말을 익히면서 추상적 개념과 사고가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신의 연령보다 낮은 3~5세 수준의 대화를 영어로 주고받는 영어유치원은 자녀의 지적, 정서적 성장에 오히려 해가 된다. 별로 얻는 것 없이 정작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선택일 수 있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 = "'영어유치원 10곳이 생기면 소아정신과 한 곳이 생긴다'는 말은 소아정신과 의사들끼리 흔히 하는 농담이다. 6, 7살 이 시기가 아이들에게 어떤 시기인지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하고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지 궁금하다. 분명 부모는 자신이 계획하는 아이의 미래와 현재의 과제를 생각하느라 지금 아이에게 정작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건너뛰었을 것이다."

 

▲김승현 영아사교육포럼 부대표 =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나면 그동안 다닌 게 아깝다는 생각, 열성적인 주변 학부모들이나 초등 어학원을 함께 운영하는 영어유치원 측의 설득에 영향을 받아 영어 사교육에 더욱 투자한다. 본격적인 영어 사교육 의존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비용 부담은 물론이고, 자녀가 영어 학습에 일찍부터 질려버려 흥미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기억하자."

 

◇ 유아영어 홈스쿨링으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던데요?

 

▲이신애 잠수네커가는아이들 대표 = "엄마가 영어를 잘하고 이런 과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꼭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 아무리 영어로 아이와 놀아준들 일정 시기가 지나면 엄마가 가르치는 것에 한계가 오고 아이도 스스로 읽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때가 되면 어린 시절 영어 홈스쿨링을 한 아이나 전혀 하지 않은 아이나 영어를 받아들이는 마음과 실력에 별 차이가 없다. 유아 시절 아이와 꾸준히 할 수 있는 놀이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꼭 영어일 필요는 없다. 노는 것과 영어를 매개로 노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편한가가 관건이다."

 

▲이남수 '솔빛이네 엄마표 영어 연수'(길벗스쿨, 2008) 저자 = "많은 엄마가 선생님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엄마표 영어는 아이가 스스로 하는 학습법이기 때문에 아이가 따라주지 않으면 끌고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 아이의 학습 능력이나 의지가 쫓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부모가 욕심을 내는 경우엔 오히려 성과는 없이 아이와 사이만 나빠진다."

 

▲권혜경 한국사이버대 실용영어학부 교수 = "우리나라에 소개된 엄마표 영어는 '저비용 고효율'의 학습 방법이다. 하지만 엄마표 영어에서 목표로 하는 수준은 대체로 너무 높기 때문에 전략과 방법론은 참고하되, 수준과 학습량은 훨씬 낮춰서 적용할 필요가 있다."

 

◇ 우리말 배우듯이 유아시기에 영어는 필수 아닌가요?

 

▲이신애 잠수네커가는아이들 대표 = "유아기 때부터 많은 시간을 영어교육에 할애하면 많이 놀고 경험하기, 한글책 많이 읽어주기 등 이 시기에 꼭 필요한 것들을 놓칠 수 있다. 이것들만 확실하게 해준다면 유아 때 영어를 전혀 안 한다해도 문제없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

 

사회에 나가 영어로 자기 생각을 표현해야 할 때가 되면 가장 부족한 부분이 스스로 느끼고 경험해본 것, 책에서 얻은 배경지식과 사고력, 놀이를 통해 키운 집중력과 창의력, 우리말 구사력이다."

 

▲김혜영 중앙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는 이 시기에 배운 영어는 대부분 다 잊어버린다. 오히려 너무 일찍 시작한 영어 때문에 아이와 부모 모두 지치기만 할 뿐이다. 부모가 불안해서 영어 노래나 동화를 들려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영어에 친밀감을 갖게 하는 효과 정도지, 영어 실력으로 쌓일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홍현주 쑥쑥닷컴 영어교육연구소장 = "겨우 짝짜꿍이나 할 때부터 영어에 매진해도 초등 2~3학년 정도가 되면, 이전에 영어 공부에 매달리지 않은 아이들이 단기간에 그 공부한 양을 따라잡는다. 얼마 이득도 못 보는 장사에 아이들만 괴롭히는 격이다. 영어에 일찍 노출시켜 자연스럽게 배우게 하는 목적이라도 굳이 짝짜꿍 시절부터 그렇게 무리할 필요는 없다."

 

◇ 어릴 때 영어 원서를 읽는 게 유행이라고 하던데?

 

▲이신애 잠수네커가는아이들 대표 =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공부해야 할 교재'라고 접근하면 그저 학습을 위한 책이 될 뿐이다. 좋은 글을 모아놓은 교과서가 재미없는 이유가 공부로 접근하기 때문인 것처럼. 외국에서 직수입했다는 책들도 픽션, 논픽션 등 다양한 영역을 고루 담았다고 홍보한다. 영어가 낯선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훌륭한 구성보다는 아이의 마음에 쏙 드는, 푹 빠질 만큼 재밌는 책을 보는 것이 영어 실력을 높이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게 맨 처음 보여줄 영어책은 단계별로 나온 리더스북도 아니고, 미국 아이들이 배운다는 영어교재도 아니다. 디즈니 만화영화 시리즈의 주인공이 나오는 영어책도 아니다. 처음 보여주는 한글책이 그림책인 것처럼 영어책도 작가가 자기 이름을 걸고 펴낸 그림책부터 시작하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영어 원서를 활용한 학습은 일상적으로 영어를 접할 기회가 없는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는 유용한 방식일 수 있다. 영어 듣기, 말하기, 쓰기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이유로 최근 사교육 시장에서도 영어 원서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이 너무 과열돼 있다. 영어 원서를 활용하되 자신의 실력보다 쉬운 책을 읽는 게 도움이 된다."

 

▲이병민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 "영어 동화는 우리처럼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환경에서 많은 이점이 있다. 우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영어에 노출이 가능하고, 듣기 활동을 병행할 수도 있다. 따라 읽거나 써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말하기, 쓰기의 기초 연습이 된다. 무엇보다 자녀의 흥미와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되고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길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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