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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으로 고통받는 세계의 아이들

새벽부터 중노동…탈출하면 채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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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며 떼를 쓰고, 저녁 식탁에서 반찬투정을 하는 사이, 지구 저편에서는 아직도 인신매매와 학대, 배고픔에 지쳐 처절한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아이의 투정이 점점 늘어 난다면, 가난때문에 힘든 또래들의 안타까운 삶을 들려주면 어떨까. 현재의 생활에 감사함을 느끼고, 지금 행복한 자신이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 큰 비전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조정연 저, 와이즈만 books, 2014)를 통해 세계 각국 가난한 아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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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대부분인 카카오 농장의 인부들은 온갖 폭력 속에서 중노동을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비뉴스
어린이들이 대부분인 카카오 농장의 인부들은 온갖 폭력 속에서 중노동을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비뉴스

 

◇ 두바이의 낙타몰이꾼

 

아랍 에미리트를 비롯한 아랍 지역의 여러 나라에서는 정기적으로 낙타 경주가 열리고 있다. 이 나라 사람들은 낙타를 사랑하고 경주에 열광한다. 하지만 아랍 에미리트에서 벌어지는 낙타 경주의 몰이꾼들은 모두 4~5살 정도의 어린 남자 아이다.

 

낙타몰이꾼으로 일하는 아이들은 아랍 에미리트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아이들이 아니다. 대부분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 등의 나라에서 인신매매 당하거나 유괴돼 오거나 부모에 의해 팔려온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의 몸값은 불과 500~1000달러.

 

이 아이들은 하주 종일 훈련장에 갇혀 낙타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키가 1m도 되지 않은 아이가 4m가 넘는 낙타를 다루기란 쉽지 않다. 안장을 얹는 등까지의 높이만 해도 무려 2.5m. 또 낙타는 성질이 불같이 사나워서 아이들이 등에 오르면 콧김을 내뿜고, 몸을 흔들어 아이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잘못하다가는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척추를 다쳐 영영 걷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

 

아이들은 낙타 등에 매달려 있는 것만 해도 끔찍하지만 달리는 데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채찍이 날아들기 때문이다. 또 연습 중에 사고가 나면 천만다행으로 살아남을 수는 있지만 실제 경기 도중 낙타에서 떨어진다면 시속 65km로 질주하는 열댓 마리의 낙타들에게 짓밟혀 죽고 만다. 이렇게 죽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연습장에는 새로운 아이들이 끊임없이 밀려온다.

 

이 아이들은 궁궐 같은 낙타 숙소 옆에서 지옥과 같은 삶을 산다. 먹을 것도 심지어 마실 물도 먹지 못한다. 탈수증에 걸려 쓰러지고 나서야 겨우 물과 먹을 것을 조금 얻어먹는다. 어른들이 일부러 굶기고 있는 것이다. 등에 탄 아이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낙타가 빨리 달리는데 유리하다는 생각에서다.

 

두바이 사람들에게는 낙타경주가 흥미진진한 오락거리이자만, 이 아이들에게는 죽음의 경주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현재 많은 기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두바이에 들어가 낙타몰이꾼 훈련소에서 일하는 어린이들을 취재해 세상에 알리고,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랍 에미리트 정부도 국제 사회의 큰 비난을 받고 어린이 대신 로봇기수를 사용하는 등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 캄보디아의 쓰레기 마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는 쓰레기장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은 슬레이트, 부서진 벽돌, 대나무 따위 등 쓰레기 더미에서 주어온 재료로 집을 지어 산다.

 

가난해서 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이 아이들은 쓰레기장에 나가 행여 뭐라도 찾을세라 쓰레기 더미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것이 일상이다. 혹시라도 값이 나갈 만한 물건이 있는지, 음식 찌꺼기가 있는 것은 아닌지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쓰레기 더미를 헤집는다.

 

이렇게 하루 종일 쓰레기 더미를 뒤져서 손에 쥐는 돈은 3명에 겨우 400원.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이 아이들의 부모들은 말라리아, 에이즈, 간염 등으로 앓아누워 있는 경우가 많다.

 

말라리아는 모기가 옮기는 몹쓸 질병으로, 모기에 물리지 않으면 걸리지 않지만, 이 쓰레기장에는 사방에 널린 것이 모기 떼와 파리 떼다.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저 모기를 쫓기 위해 부채질을 해주는 것이 고작이다.

 

아이들이 말라리아에 안 걸린다고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 쓰레기를 태우면 발생하는 유독가스 때문이다.

 

캄보디아에서는 인부들이 태워도 될 쓰레기. 그렇지 않는 쓰레기를 구분하지 않고 무작정 매립장에 가져다 놓고 한꺼번에 태운다. 그래서 항상 매캐하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 연기가 이 마을을 가득 뒤덮고 있다. 이 아이들은 호흡기 질환, 폐 질환에 걸리기 십상이고 뇌세포 손상 등 정신적으로도 이상이 온다고 한다.

 

거리에서 죽는 아이들도 매년 수천 명에 달하지만 이 아이들은 지금 어떤 보호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 카카오 농장의 위험한 노동

 

코트디부아르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카카오 농장이 있다. 서울의 36배나 되는 넓은 땅이 모두 카카오를 재배하는 데 사용된다. 농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은 대부분 베냉, 말리, 토고 등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러 온 사람들이고, 30% 이상이 15살 미만의 어린 아이들이다. 대부분 8살 미만의 나이에 농장 인부로 일을 시작해 어른이 될 때까지 10년 이상 농장에 발이 묶인다고 한다.

 

이 아이들은 "돈을 벌게 해준다"는 낯선 중개인의 말에 속아 오게 된 경우가 많다. 돈을 벌겠다는 각오로 오긴 하지만, 어린 아이가 매일 새벽 5시부터 일어나 숙소에서 6km 떨어진 카카오 농장으로 가는 건 너무나 가혹하다.

 

아이들은 새벽에 일어나는 즉시 카카오 농장까지 맨발로 컴컴한 자갈길을 걸어간다. 머리에는 카카오 열매를 따는 데 필요한 무거운 도구를 이고 말이다. 

 

매일 아침 감독관들은 오늘 해야 할 일의 양을 정해 준다. 만일 정해진 시간 안에 해야 할 일을 마치지 못하면 어김없이 날카로운 채찍이 날아들고 저녁도 얻어먹지 못한다.

 

간혹 철저한 감시를 뚫고 탈출을 꿈꾸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온통 숲으로 둘러싸인 카카오 농장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탈출한 아이들은 불과 하루 만에 감독관들에게 잡혀 발가벗겨진 채로 심한 매질을 당한다. 그리고는 하루 종일 뙤약볕 밑에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나무에 매달린다. 채찍으로 맞은 상처에서 피가 나고 고름이 흘러내려도 감독관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렇게 어린이들이 대부분인 카카오 농장의 인부들은 온갖 폭력 속에서 중노동을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 14~20시간에 이르는 위험한 노동만을 강요받고 있다. 이 아이들은 가족에게 연락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고향의 부모들이 아이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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